[형사] "유죄 확정됐어도 불법 건축물 시정명령 또 불이행에 재차 처벌 가능"
[형사] "유죄 확정됐어도 불법 건축물 시정명령 또 불이행에 재차 처벌 가능"
  • 기사출고 2024.06.03 1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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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 "건축물 동일해도 기본적 사실관계 달라"

불법 건축물을 원상복구하라는 시정명령을 이행하지 않아 유죄가 확정된 피고인에게 같은 건축물에 대한 같은 내용의 원상복구 시정명령이 내려졌고, 피고인이 재차 이행하지 않은 경우 다시 처벌할 수 있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A는 2015년 10월 경남 김해의 개발제한구역에 김해시청의 허가를 받지 않고 철파이프 구조 축사 1동 등 다수의 건축물을 세워, 김해시장이 2016년 4월 A와 토지 소유자인 B에게 원상복구 시정명령을 내렸으나, 두 사람은 이를 이행하지 않았다. 법원은 2017년 4월 개발제한구역법 위반 혐의를 적용해 A에게는 벌금 500만원, B에게는 벌금 300만원을 각각 선고했고 그대로 확정되었다. 김해시장은 2017년 10월 31일 다시 A, B에게 원상복구 시정명령을 내렸으나, 두 사람은 이를 이행하지 않았고, 2019년 5월 개발제한구역법 위반 혐의로 재차 기소된 A는 벌금 700만원, B는 벌금 300만원을 각각 선고받아 확정되었다.

김해시장은 또다시 A, B에게 사전통지를 거쳐 2020년 6월 29일 원상복구 시정명령을, 같은 해 12월 시정명령 이행촉구 통보를 했으나 시정이 이루어지지 않자 다시 A와 B를 기소했다.

1심 재판부는 A에게 징역 6월에 집행유예 2년과 사회봉사 240시간을, B에게는 벌금 700만원을 선고했으나, 항소심 재판부가 이 사건 공소사실은 김해시장의 2017. 10. 31. 자 원상복구 시정명령 관련 유죄판결 확정 사건의 범죄사실과 기본적 사실관계가 동일하다고 보아 면소를 선고하자 검사가 상고했다.

대법원 제1부(주심 김선수 대법관)는 5월 9일 원심을 깨고, A, B를 다시 처벌할 수 있다며 사건을 창원지법으로 되돌려보냈다(2023도18732).

대법원은 "공소사실이나 범죄사실의 동일성 여부는 사실의 동일성이 갖는 법률적 기능을 염두에 두고 피고인의 행위와 그 사회적인 사실관계를 기본으로 하면서 규범적 요소 또한 아울러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10. 10. 14. 2009도4785 판결 등 참조)"고 전제하고, "종전 확정판결의 범죄사실은 김해시장의 2017. 10. 31. 자 시정명령을 이행하지 아니하였다는 것이고, 이 사건 공소사실은 그와 별개의 절차를 거쳐 이루어진 김해시장의 2020. 6. 29. 자 시정명령을 이행하지 아니하였다는 것이므로, 설령 위반행위에 이용된 건축물이 동일하더라도 종전 확정판결의 범죄사실과 이 사건 공소사실은 기본적 사실관계가 동일하다고 할 수 없다"고 밝혔다.

종전 유죄 확정판결은 김해시장의 '2017. 10. 31. 자 시정명령'을 이행하지 않았다는 것이고, 이 사건 공소사실은 김해시장의 '2020. 6. 29. 자 시정명령'을 이행하지 않았다는 것인데, 위반행위에 이용된 건축물이 동일하다고 하더라도 이행하지 않은 시정명령이 다르므로, 기본적 사실관계가 동일하다는 이유로 면소를 선고해서는 안 된다는 취지다. 만약 이와 달리 면소로 판결해야 한다고 본다면, 한 번 위법행위를 한 경우 이를 그대로 유지하고 시정명령에 응하지 않더라도 첫 번째 위법행위로만 가볍게 처벌되고 재차 처벌할 수 없다는 결론에 이르므로 부당하다는 것이다.

리걸타임즈 김덕성 기자(dsconf@legal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