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거래] 88개 기업집단 지정, 소속회사 3,318개로 증가
[공정거래] 88개 기업집단 지정, 소속회사 3,318개로 증가
  • 기사출고 2024.05.27 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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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공시대상기업집단 지정 결과
하이브, 파라다이스 등 엔터, 호텔업도 신규 지정

매년 5월 국내 기업들의 주요 관심사는 공정거래위원회(이하 "공정위")의 공시대상기업집단 및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이하 총칭하여 "대규모기업집단") 지정 결과 발표이다. 최근 공정위의 지정 결과 발표가 있었고, 총 88개(공시대상기업집단 40개,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 48개)의 대규모기업집단이 지정되었다.

기업들이 공정위의 대규모기업집단 지정 결과에 관심을 갖는 이유는 재계 서열과 같은 기업의 위상적인 측면도 있겠지만, 보다 현실적인 이유는 「독점 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이하 "공정거래법") 소정의 기준에 따라 지정되는 공시대상기업집단 소속회사들은 공정거래법에 따른 각종 공시 및 신고의무를 부담하게 되고, 동일인이 자연인인 공시대상기업집단의 경우 총수 일가 사익편취 규정 등의 적용을 받게 되기 때문이다. 또한 공시대상기업집단 중 일정 규모 이상에 해당하여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으로 지정된 대규 모기업집단 소속회사들은 계열회사 간 상호출자, 순환출자 및 채무보증의 금지, 금융 · 보험회사에 대한 의결권 행사 제한 등 추가적인 제한을 받게 되므로 그러한 지정이 그리 달가운 일은 아닐 것이다.

◇최한순 변호사(좌), 우승준 변호사
◇최한순 변호사(좌), 우승준 변호사

올해 대규모 기업집단 지정 결과는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 기준의 변경, 개정된 공정거래법 시행령과 새롭게 제정된 「동일인 판단기준 및 확인절차에 관한 지침」(이하 "동일인 판단 지침") 적용에 따른 동일인 변화 등 눈여겨볼 부분이 많다. 이하에서는 올해 대규모기업집단 지정 결과의 특징들을 조망하고 시사점 및 기업 실무자들이 유의해야 할 사항에 대해 살펴보고자 한다.

1. 대규모기업집단의 지정기준 변경

이번 대규모기업집단 지정에서 가장 큰 변화 중 하나는 상호출자제한기업 집단에 대한 지정기준 변경이라고 할 수 있다. 2017년 공정거래법 개정에 따라 공정위는 자산총액이 5조원 이상인 기업집단을 공시대상기업집단으로, 그 중 자산총액이 10조원 이상인 기업집단을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으로 지정해 왔다. 그러나 2020년 공정거래법이 전면 개정됨에 따라 상호출자제한 기업집단의 지정기준은 국내총생산액(GDP)의 0.5% 이상으로 하되, GDP가 2천조원을 초과하는 다음해부터 적용하는 것으로 변경되었다(공정거래법 제31조 제1항, 부칙 제4조).

자산총액 10.4조원 이상으로 상향

작년 GDP 확정치가 2,080.2조원으로 발표됨에 따라 올해 처음으로 변경된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의 기준이 적용되었고 이에 따라 지정기준이 자산총액 10.4조원 이상으로 상향되었는데, 변경된 기준에 따라 올해 지정된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은 총 48개로 그 수는 작년과 동일하나 그 구성에 변화가 있었다. 특히 상향된 지정기준으로 인해 제외된 기업집단이 있다는 점이 주목할 만하다.

현행 공정거래법에서 상호출자제한 기업집단의 지정기준을 GDP에 연동한 것은 국민경제 규모의 변화 등으로 인해 지정기준을 주기적으로 변경해야 함에 따른 사회적 합의 및 시간과 비용을 절감하기 위한 것이다. 또한 기업들에게 장기적인 예측가능성을 부여한다는 측면에서도 지정기준을 GDP에 연동한 것은 합리적이고 바람직하다고 할 수 있다.

반면 공시대상기업집단의 지정기준은 여전히 자산총액 5조원 이상으로 유지되고 있으며, 이는 공정거래법의 개정이 필요한 사항이다. 국민경제와 기업들의 규모가 꾸준한 증가 추세에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공시대상기업 집단의 지정기준도 시장여건에 탄력적으로 대응 가능하도록 GDP에 연동할 필요가 있다. 공정위도 이를 위한 공정거래법 개정을 추진 중이고, 올해 12월까지 국회에 개정안을 제출할 계획이다. 공포 후 1년이 지난 시점부터 시행하는 것을 예정하고 있다. 따라서 계획대로 법개정이 진행된다면 새로운 공시대상기업집단 지정기준은 2026년 지정부터 적용될 것으로 예상된다.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 및 공시대상기업집단으로 이원화된 대규모기업집단 제도가 도입된 후 2017년에 최초로 지정된 기업집단 수는 57개였다. 그런데 최근 5년간 대규모기업집단으로 지정된 기업집단의 수는 2020년 64개에서 2024년 88개로 매우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으며, 현행 지정기준이 유지된다면 몇 년 내에 100개 이상이 될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 이러한 상황에서 공시대상기업집단 지정기준을 GDP에 연동할 경우 규제대상 대규모기업집단의 증가 추세는 다소 둔화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대규모기업집단 규제 변화 필요

현행 공정거래법 하에서도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과 공시대상기업집단으로 이원화된 대규모기업집단 제도가 계속 유지 중이다. 그러나 지정된 기업집단들 간 규모의 편차가 심화되고 있다는 점, 변동성이 매우 큰 가상 자산의 거래를 주요 사업으로 하는 기업집단도 대규모기업집단으로 지정되고 있다는 점, 특히 최근 ICT 및 플랫폼 관련 사업이 급성장함에 따라 대규모기업집단으로 지정된 ICT 기업들에 대한 적절한 규제 방식에 대한 논란이 있다는 점 등을 고려하면, 현행 대규모기업집단 지정 제도에 어느 정도 개선이 필요해 보인다. 예컨대 대규모기업집단 유형의 세분화, 대규모기업집단 지정기준 및 그 범위에 소유 및 지배 구조의 특성을 반영하는 방식 등을 고려해볼 수 있다. 다만, 이를 위해서는 충분한 사회적 합의와 경제발전 속도 및 다른 법률과의 관계 등을 고려하여 신중한 접근이 필요할 것이다.

2. 동일인 판단기준 정비

올해 대규모기업집단 지정에서 가장 큰 화제가 되고 있는 것은 대규모기업집단의 동일인 판단에 관한 것이다. 특히 기업집단 쿠팡과 두나무의 경우 기업집단을 지배하는 자연인이 존재함에도 법인을 동일인으로 지정하였고, 기업집단 동원에 대해서는 기존 동일인의 2세를 새로운 동일인으로 판단하였는데, 이와 관련하여 개정된 공정거래법 시행령과 신규 제정된 동일인 판단 지침이 처음으로 적용되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10개 기업집단 동일인은 법인

그 동안 공정위는 기업집단을 지배하는 자연인, 즉 총수가 있는 대규모 기업집단은 자연인을, 총수가 없는 대규모기업집단은 대표회사를 각각 동일인으로 판단해왔다. 2023년의 경우 지정된 대규모기업집단 중 10개 기업 집단의 동일인은 자연인이 아닌 법인이었고, 이 숫자는 올해도 마찬가지다. 다만, 올해의 동일인 지정은 개정된 공정거래법 시행령과 동일인 판단 지침상의 명문화된 기준에 따른 것이라는 점에서 그 차이가 있다.

개정된 공정거래법 시행령에 따르면, ①법인을 동일인으로 보더라도 자연인을 동일인으로 할 경우와 비교하여 국내 계열회사 범위가 달라지지 않을 것, ②기업집단을 지배하는 자연인과 그 친족이 계열회사 주식을 소유하지 않고, 임원 재직 등의 방법으로 경영에 참여하지 않을 것, ③기업집단을 지배하는 자연인과 그 친족과 국내 계열회사 간에 채무보증이나 자금대차가 없을 것 등의 요건을 모두 충족하면, 이해관계자의 요청에 따라 법인을 동일인으로 할 수 있다(공정거래법 시행령 제38조 제4항).

기업집단 쿠팡의 경우 공시대상기업집단으로 신규 지정되던 2021년 당시부터 동일인을 누구로 할 것인지에 대한 많은 논란이 있었으나, 최초 지정 이후 현재까지 계속해서 쿠팡㈜가 동일인으로 지정되어왔고 개정된 공정거래법 시행령 및 동일인 판단 지침 시행 이후에는 법적 요건을 전부 충족하였다는 점에서 별도로 존재하는 총수가 아닌 법인을 동일인으로 지정할 수 있는지에 대한 논란은 어느 정도 일단락된 것으로 보인다.

두나무 동일인, 최상위 지배회사로 변경

그보다 눈여겨볼 부분은 2022년 신규 지정 후 작년까지 자연인이 동일인이었던 기업집단 두나무의 동일인이 자연인에서 최상위 지배회사로 변경된 것이다. 이에 대해 일부에서는 기업집단을 실질적으로 지배하는 자연인이 존재함에도 법인을 동일인으로 지정함으로써 실질적인 총수는 물론 그 친족도 동일인관련자에서 제외되고, 이로 인해 사실상 사익편취 규제 적용 가능성이 없어지는 규제 공백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공정위는 관련 요건을 충족하면 출자 · 소유 구조상 사익편취의 유인이 현저히 적어 문제될 가능성이 낮다는 입장인 것으로 보이며, 아울러 당분간은 해당 기업집단들에 대해 모니터링을 강화하는 한편 우려되는 상황이 발생할 경우 동일인을 다시 자연인으로 변경할 수 있다는 견해를 밝힌 바 있다.

한편 공정위는 동일인 판단 지침을 제정함으로써 그동안 각 기업집단들의 지정자료 제출 전 실무적으로 운영해온 동일인 확인 절차를 명문화하고, 세부 판단기준을 명확히 하였다. 동일인 판단 지침에 따르면, ①기업집단 최상단회사의 최다출자자, ②기업집단의 최고직위자, ③기업집단의 경영에 대해 지배적인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자, ④기업집단 내 · 외부적으로 기업집단을 대표하여 활동하는 자, ⑤동일인 승계 방침에 따라 기업집단의 동일인으로 결정된 자 등의 기준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동일인으로 판단한다.

위와 같은 동일인 판단 지침상 기준에 따라 공정위는, 기존 동일인의 2세가 기업집단 최상단회사의 최다출자자로서 2024년 3월 그룹 회장으로 취임하고, 신규 사업계획 · 임원 선임 등 기업집단 내 주요 의사결정에 지배적 영향력을 행사하며, 신년사 발표, 주요 경영 · 업무 보고 등 기업집단 내 · 외부적으로 기업집단을 대표하여 활동하였다는 점을 근거로 기존 동일인의 2세를 기업집단 동원의 동일인으로 판단하였다.

경영권 승계에 따른 동일인 변경

최근 들어 동일인 2 · 3세로의 경영권 승계가 본격화되고 있다는 점에 비추어 볼 때, 동일인 판단 지침에 근거한 동일인 변경은 공정위의 동일인 판단에 관한 투명성 및 객관성을 제고하고, 각 기업집단의 예측가능성 및 지정 자료 제출 편의도 증대시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개정된 공정거래법 시행령 및 동일인 판단 지침 시행으로 법인을 동일인으로 할 수 있는 법적 근거가 마련됨에 따라 향후 동일인이 법인인 기업집단의 수가 증가할 가능성이 있다. 예컨대 기업집단 두나무의 기존 동일인은 자신이 소유하던 두나무㈜의 주식 25.6%를 처분함으로써 동일인 지위에서 벗어날 수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이와 유사한 지분구조를 지닌 기업집단들, 즉 총수가 보유한 계열회사 지분이 소수이거나, 지주회사 체제와 같이 정리된 지분구조를 지닌 기업집단들은 비교적 간명한 절차를 통해 동일인을 법인으로 변경하는 것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자연인인 총수가 존재함에도 법인을 동일인으로 지정하는 것에 대해 사회 일각에서 여러 가지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는 점에서, 이를 의식한 공정위가 동일인 판단 심사를 더욱 엄격하게 하거나 관련된 모니터링을 강화할 가능성도 있다. 따라서 법인으로 동일인을 변경하고자 하는 기업들로서는 단순히 형식적인 요건을 갖추는 것에서 더 나아가 실질적인 관점에서도 관련 요건을 충족 및 유지할 수 있도록 지속적인 관리를 하고, 계열회사 간 거래에 대해 더욱 주의해야 할 것이다.

3. 대규모기업집단의 외연 확대

공정위가 올해 대규모기업집단 지정의 첫 번째 특징으로 제시한 것은 엔터테인먼트 산업과 호텔 · 관광 및 의류 산업 성장에 따른 대규모기업집단 지정의 확대이다. K-POP의 세계적인 인기와 함께 BTS 등 글로벌 팬덤 보유 가수들이 속한 기업집단 하이브가 엔터테인먼트 산업 주력집단 중 최초로 대규모기업집단에 지정되었다. 또한 엔데믹에 따른 외국인의 국내 방문 증가와 음식 · 숙박 분야 소비 증가로 인해 호텔 · 관광업 · 카지노업 등을 주력으로 하는 기업집단들이 신규로 지정되었다. 아울러 소비 활성화와 환율 상승으로 국내외 의류매출이 증가함에 따라 패션 · 유통업 사업을 위주로 하는 기업집단도 신규로 지정되었다.

◇공시대상기업집단 신규 지정 및 제외 사유
◇공시대상기업집단 신규 지정 및 제외 사유

이와 같은 다양한 산업이 대규모기업집단으로 지정된 것은 국내 산업의 경쟁력 강화의 결과라는 측면에서는 바람직할 수 있으나, 대규모기업집단 지정에 따라 적용되는 각종 규제들이 기존에 보유한 경쟁력을 약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우려가 있다.

한편 위와 같이 신규로 지정된 기업 집단들의 자산규모가 아직 크지 않다는 점과 공정위가 공시대상기업집단 지정기준을 GDP에 연동하는 개정을 추진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향후 소비심리 위축 등으로 인해 매출이 감소하거나 지정기준이 상향될 경우 대규모기업집단에서 제외될 가능성도 있다.

그 밖에 2차전지 등 신산업의 성장과 회계기준 변경(IFRS17 도입)에 따른 자산가치 증가도 이번 대규모기업집단 지정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특히 갑작스러운 자산가치 증가 및 회계기준 변경으로 인해 대규모기업집단으로 신규 지정된 기업집단들의 경우 자신들에게 새롭게 적용되는 관련 규제와 의무들을 잘 확인하여 법 위반에 따른 불이익이 발생하지 않도록 대비할 필요가 있다.

4. 산학연협력회사의 계열회사 제외

공정거래법 시행령 개정에 따라 산학연협력기술지주회사 및 그 자회사의 영구적인 계열회사 제외 근거가 마련됨에 따라(공정거래법 시행령 제5조 제2항 제4호) 공정위는 올해 6개 기업집단에서 10개 계열회사를 기업집단에서 영구적으로 제외하였다. 이는 종전에 동일인이 지배하는 회사와 출자 또는 채무보증 관계가 없던 산학연협력 회사들을 10년 범위 내에서만 기업집단에서 제외할 수 있던 것을 기간의 제한 없이 제외할 수 있도록 한 결과로, 경제력 집중에 사실상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 산학연협력을 촉진하고 이에 대한 지원을 활성화하기 위한 바람직한 조치라고 생각된다.

5. 마치며

최근 들어 국내 기업들의 해외 진출 확대 및 지배구조 개선 등에 따라 대규모기업집단 지정 및 관련 규제를 폐지할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으나, 대규모기업집단 제도는 도입 이래로 공정거래법의 목적 중 하나인 과도한 경제력 집중 방지를 위한 효과적인 제도였고, 아직까지 대기업 집단의 경제력 집중 및 총수 일가와 회사 간의 부당 내부 거래 가능성이 여전하기 때문에 동일인을 중심으로 한 대규모기업집단 지정 제도를 유지해야 한다는 것이 공정위의 입장인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대규모기업집단 제도가 당분간 존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공정위는 경제여건 변화에 맞추어 관련 규제들을 계속해서 개선할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측면에서 볼 때, 올해 대규모기업집단 지정은 각 기업집단들의 자산규모 확대 또는 관련 산업의 성장 등에 따른 변화뿐만 아니라, GDP 연동 방식 지정기준의 최초 적용, 명문화된 법적 기준에 따른 동일인 판단 등 그 동안 여러 가지 문제가 제기되어온 이슈들에 대한 제도적 정비가 반영된 결과라는 점에서 매우 큰 의미가 있다. 이에 기업들은 향후에도 현실에 맞지 않는 규제와 그로 인한 문제들을 제기함으로써 규제 개선에 일조하되, 변화된 제도들을 사전에 점검하고 이에 대해 공정거래자율준수프로그램(Compliance Program, "CP")과 같은 능동적인 컴플라이언스 전략을 수립함으로써 대규모기업집단 관련 리스크를 최소화해야 할 것이다. 또한 아직 대규모기업집단으로 지정되지는 않았으나, 현행 공시대상기업집단 지정기준인 자산규모 5조원에 근접한 미지정집단들도 향후 지정에 대비하여 미리 CP 등 규제대응체계를 마련하고 이를 운영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으로 생각된다.

최한순 · 우승준 변호사(법무법인 세종, hsochoi@shink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