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 "사적 캠핑에서 화상 입은 후 치료와 근무 병행하다가 숨진 육군 주파수관리관…보훈보상대상자"
[행정] "사적 캠핑에서 화상 입은 후 치료와 근무 병행하다가 숨진 육군 주파수관리관…보훈보상대상자"
  • 기사출고 2024.05.24 1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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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지법] "직무수행으로 폐혈전색전증 발생 또는 악화"

사적으로 떠난 캠핑에서 3도 화상을 입은 후 치료와 근무를 병행하다가 숨진 육군 주파수관리관이 소송을 통해 보훈보상대상자로 인정받게 되었다.

육군 부사관으로 임관해 정보통신대대 주파수관리관으로 근무하던 A는 2015년 5월 23일부터 26일까지 지인들과의 사적인 캠핑에서 핫팩을 사용하다가 오른쪽 종아리에 화상을 입었으나, 이후 사단의무대 등에서 치료를 받으면서 동원훈련에 참가하고 주파수관리관 업무를 계속했다. 같은 해 7월 6일 퇴근을 한 A는 숙소에서 잠을 자다가 당직근무자에게 '혼자 의무대를 못가겠으니 자신을 데리러 와 달라'고 전화를 했다. 이에 당직근무자가 숙소에 도착해 어깨를 부축한 상태에서 A를 숙소에서 데리고 나오다가 A가 쓰러졌다. A는 병원 응급실로 후송되었으나 7월 7일 01:09쯤 사망했다. 부검결과 사망원인은 '폐혈전색전증'으로 밝혀졌다. 

A의 아버지가 대구지방보훈청에 국가유공자 등록을 신청했으나 거부되었다. 이에 불복해 소송을 제기했으나 소송에서도 져 2017년 패소한 판결이 확정되었다.

A의 아버지는 군사망사고진상규명위원회에 진정서를 제출했다. 군사망사고진상규명위원회는 2022년 3월 'A는 종아리 부위 화상으로 사단의무대와 민간 병원에서 치료를 받았으나 동원훈련과 주파수관리관 업무로 인해 화상치료와 치료를 위한 환경을 충분히 제공받지 못한 상태에서 폐혈전색전증이 발생해 사망에 이르게 되었다고 인정한다'는 결정을 했다. 이에 A의 아버지가가 대구지방보훈청에 다시 국가유공자 등록을 신청했으나, 대구지방보훈청이 'A의 폐혈전색전증(이 사건 상이)는 군 직무수행과 상당인과관계가 인정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국가유공자 요건과 보훈보상대상자 요건에 모두 해당되지 않는다는 결정을 내리자 다시 소송(2023구단10421)을 냈다. 원고인 A의 아버지는 주위적으로 국가유공자 요건 비해당결정의 취소를, 예비적으로 보훈보상대상자 요건 비해당결정의 취소를 청구했다.

대구지법 배관진 부장판사는 4월 17일 국가유공자 요건엔 해당하지 않지만, 보훈보상대상자 요건에 해당한다며 "대구지방보훈청장이 원고에게 한 보훈보상대상자 요건 비해당결정을 취소한다"고 판결했다. 

배 판사는 보훈보상대상자 해당 여부와 관련, "보훈보상대상자로 인정되기 위해서는 교육훈련 또는 직무수행과 그 부상 · 질병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어야 하는데, 그 인과관계는 반드시 의학적 · 자연과학적으로 명백히 증명하여야 하는 것은 아니고 제반 사정을 고려할 때 교육훈련 또는 직무수행과 그 부상 · 질병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다고 추단되는 경우에도 그 증명이 있다고 보아야 하고, 또한 평소에 정상적인 근무가 가능한 기초질병이나 기존질병이 훈련 또는 직무의 과중 등이 원인이 되어 자연적인 진행속도 이상으로 급격하게 악화된 때에도 그 증명이 있는 경우에 포함되는 것이며, 교육훈련 또는 직무수행과 그 부상 · 질병과의 인과관계의 유무는 보통의 평균인이 아니라 당해 군인 등의 건강과 신체 조건을 기준으로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13. 5. 9. 선고 2012두25040 판결 등 참조)"고 전제하고, "이 사건 상이는 A의 직무수행으로 인해 비로소 발생하였거나 적어도 그로 인해 급격하게 악화된 것으로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이 사건 처분 중 보훈보상대상자 비해당결정 부분은 위법하다"고 밝혔다.

배 판사는 "군사망사고진상규명위원회는 종전 소송 판결확정 이후 A의 부대 동료 등 참고인에 대한 추가 조사, 전문의에 대한 자문 등을 통해 종전 소송의 결론과 다른 결정을 내렸고, 위원회 제도의 취지 및 위원회 결정의 절차, 방법, 내용 등에 비추어 볼 때, 이는 판결확정 후에 새로운 사유가 발생하여 사정변경이 있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다"고 지적하고, "종전 소송 진료기록 감정결과에 의더라도, 'A의 직무상 근무형태'와 'A의 침대에 누워있는 등의 휴식 및 생활형태'의 두 가지 요인이 어우러져 이 사건 상이가 자연 경과 이상으로 악화되는데 기여하였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바, 'A인의 침대에 누워있는 등의 휴식 및 생활형태'가 이 사건 상이 발병에 일부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있다고 하여 A의 직무수행과 이 사건 상이 사이의 상당인과관계가 부정될 것은 아니다"고 밝혔다.

배 판사에 따르면, A는 2015. 6. 29. 휴가 복귀 후부터 사무실에서 상당한 시간을 앉아서 주파수관리관 업무를 한 것으로 보이며, 위원회 호흡기내과 자문의도 'A가 2015. 6. 29. 휴가 복귀 후부터 사무실에서 꼼짝 못하고 컴퓨터 작업으로 비문을 생산하는 내용으로 며칠간 계속되는 형태로 파악된다. 장시간의 컴퓨터 작업이 정맥혈전증 발생에 영향을 주는 연구에서 발병 4주 이내에 2시간 이상 일어나지 않고 하루 10시간 이상의 컴퓨터 작업을 하는 경우 약 2.8배의 위험성을 갖는 것으로 보고되었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위원회 성형외과 자문의는 '폐혈전색전증의 원인이라 할 수 있는 혈액 과응고상태는 수술, 움직임 제한 등으로부터도 기인하는데, A의 업무상 장시간 앉아서 일하는 것도 혈액이 과응고상태가 되도록 하는 원인이 될 수도 있어 군복무와의 인과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는 것으로 사료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배 판사는 국가유공자 해당 여부에 대해서는, "원고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이 사건 상이가 국가의 수호 · 안전보장 또는 국민의 생명 · 재산 보호와 직접적인 관련이 있는 직무수행이나 교육훈련을 주된 원인으로 한다고 인정하기 부족하다"고 밝혔다.

김칠하 변호사가 원고를 대리했다. 

리걸타임즈 김덕성 기자(dsconf@legal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