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재] "28년간 터널굴착 수행 후 폐암 이어 간질성 폐질환으로 사망…유족급여 등 부지급 잘못"
[산재] "28년간 터널굴착 수행 후 폐암 이어 간질성 폐질환으로 사망…유족급여 등 부지급 잘못"
  • 기사출고 2024.05.23 0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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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행법] "산재 승인 폐암과 인과관계만 따져…간질성 폐질환 업무관련성 조사했어야"

약 28년 동안 터널 공사 현장에서 터널굴착장비 운전 업무 등을 수행한 A는 2017년 '우상엽 원발성 폐암' 진단을 받아 요양에 이어 2021년 12월 업무상 질병 승인을 받았다. A는 이어 2022년 2월 간질성 폐질환 진단을 받고 입원치료를 받았으나 증세가 악화되어 그해 사망했다. 이에 A의 배우자가 'A가 20대부터 터널굴착 작업에 종사하는 근로자였고, 이로 인해 폐암 산재 요양급여자로 승인되었으며, 2022년 2월 진단받은 간질성 폐질환으로 사망했다'며 근로복지공단에 유족급여와 장의비 지급을 청구했으나, 근로복지공단이 '기승인 상병(우상엽 원발성 폐암)과 간질성 폐질환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인정되지 않는다'며 부지급 결정하자 근로복지공단을 상대로 소송(2023구합68234)을 냈다.

서울행정법원 제3부(재판장 최수진 부장판사)는 5월 3일 "간질성 폐질환의 업무관련성 여부에 대한 전문(역학)조사가 이루어지지 않는 등 절차 및 과정상 잘못이 있다"며 "처분을 취소하라"고 원고 승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원고의 청구 내용은 ㉠A의 간질성 폐질환 자체가 업무와 상당인과관계가 있어 업무상 재해로 인정해달라는 취지로 해석될 수도 있고, ㉡기승인 상병과 간질성 폐질환 사이에 상당인과 관계가 있으므로 간질성 폐질환을 업무상 재해로 인정해달라는 취지로 해석될 수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전제한 후, "원고의 청구가 위 ㉠의 내용과 위 ㉡의 내용으로 둘 다 해석이 가능할 경우, 피고로서는 원고에게 그 청구 내용이 무엇인지를 명확히 하도록 요청하였어야 할 것으로 보이는데, 그럼에도 피고는 원고의 청구를 임의로 위 ㉡의 내용으로만 해석하여, 기승인 상병과 간질성 폐질환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인정되지 않는다는 취지의 이유로 이 사건 처분을 하였는바, 이에 따라 A의 간질성 폐질환 자체가 업무와 상당인과관계가 있는지 여부는 검토가 이루어지지 않았고, 간질성 폐질환의 업무관련성 여부에 대한 전문조사도 이루어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어 "간질성 폐질환은 진폐증 등의 환경적 요인에 의하여 발병할 수도 있는 것이고, 이 법원의 진료기록 감정의(호흡기내과)는 '결정형 유리규산 암석 분진 등 유해물질에 장기간 노출되는 것이 간질성 폐질환의 발병원인이 될 수 있다', '28년간 터널굴착작업 종사 당시 환기가 잘 되지 않는 환경에서 장기간 상당한 수 준의 결정형 유리규산 분진 및 중장비에서 배출되는 디젤엔진 연소물질에 노출된 사실이 망인의 간질성 폐질환의 발병원인 또는 발병위험을 증가시킬 수 있는 원인일 가능성은 있다'라는 취지의 소견을 제시하기도 하였다. 또한 피고 소속 직업환경연구원은 간질성 폐질환의 업무관련성에 대하여 전문조사를 수행한 적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이러한 사정 등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는 원고의 청구가 위 ㉠의 내용도 포함하는 것이라고 해석할 여지가 충분히 있었던 것으로 보이고, 그렇게 해석할 경우에는 망인의 간질성 폐질환 자체가 업무와 상당인과관계가 있는지 여부에 관하여 조사 및 검토를 하였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원고는 청구 내용이 위 ㉠의 내용도 포함하는 것이었음을 밝히고 있고, 피고는 원고의 청구를 임의로 위 ㉡의 내용으로만 해석하여 A의 간질성 폐질환 자체가 업무와 상당인과관계가 있는지 여부에 관하여 조사 및 검토를 하지 않았다"며 "결국 이 사건 처분은 간질성 폐질환의 업무관련성 여부에 대한 전문조사가 이루어지지 않는 등 절차 및 과정상 잘못이 있다"고 밝혔다.

김상연 변호사가 원고를 대리했다.

판결문 전문은 서울행정법원 홈페이지 참조.

리걸타임즈 김덕성 기자(dsconf@legal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