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 "삼진제약에 과세전적부심사 기회 안 주고 법인세 부과…조세범 처벌법 미고발 부분 무효"
[조세] "삼진제약에 과세전적부심사 기회 안 주고 법인세 부과…조세범 처벌법 미고발 부분 무효"
  • 기사출고 2024.05.16 0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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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행법] "절차상 하자 중대 · 명백"

구 국세기본법 81조의15는 "세무조사 결과에 대한 서면통지 또는 과세예고 통지를 받은 자는 통지를 받은 날부터 30일 이내에 통지를 한 세무서장이나 지방국세청장에게 통지 내용의 적법성에 관한 심사(과세전적부심사)를 청구할 수 있고(1항), 「조세범 처벌법」 위반으로 고발 또는 통고처분하는 경우에는 과세전적부심사를 청구할 수 없다(2항 2호)"고 규정하고 있다. 과세관청이 과세전적부심사를 거칠 기회를 주지 않고 법인세 경정처분과 소득금액변동통지를 한 경우, 법인세 경정처분 중 고발의 대상이 된 조세범칙행위와 동일성이 인정되지 않는 부분은 과세전적부심사의 예외사유가 존재하지 않아 무효라는 판결이 나왔다. 법원은 또 이 경우 소득금액변동통지는 전체가 무효라고 판단했다.

서울행정법원 제4부(재판장 김정중 부장판사)는 4월 19일 삼진제약이 마포세무서장과 서울지방국세청장을 상대로 낸 법인세등부과처분취소소송(2023구합66344)에서 이같이 판시하고, "마포세무서장이 원고에게 한 가산세 포함 2014 사업연도 법인세 경정처분 41억 9,300여만원 중 37억 5,800여만원을 초과하는 부분과 2015 사업연도 법인세 경정처분 42억 3,300여만원 중 41억 300여만원을 초과하는 부분, 서울지방국세청장이 원고에게 한 소득금액변동통지가 모두 무효임을 확인한다"고 판결했다.

삼진제약은 2014 내지 2017 사업연도에 합계 1,508억여원의 영업비를 판매비 · 관리비로 손금에 산입하여 해당 사업연도의 법인세를 신고했다. 서울지방국세청은 그러나 2018년 7월부터 11월까지 삼진제약에 대한 법인세 통합조사를 실시한 결과, 삼진제약이 2014 내지 2017 사업연도에 복리후생비, 회의비, 홍보비, 판매활동비, 수출시장개척비, 학술비 등으로 계상한 금액 중 521억여원이 타인 명의 신용카드 매출전표를 증빙으로 한 가공경비에 해당한다고 보아 손금불산입하고 삼진제약의 당시 대표이사 A에 대한 상여로 소득처분하는 내용의 과세자료를 마포세무서장에게 통보하고, 위 521억여원에 대해 삼진제약과 A를 조세범 처벌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고발하는 한편, 같은 해 12월 10일 삼진제약에게 세무조사 결과를 통지했다.

이에 마포세무서가 다음날인 12월 11일 삼진제약에게 가산세 포함 2014 내지 2017 사업연도 법인세 총 164억여원을 추가로 부과하고 서울지방국세청은 소득금액변동통지를 하자, 삼진제약이 소송을 냈다. 삼진제약은 "피고들은 법인세 경정처분과 소득금액변동통지에 앞서 원고에게 과세전적부심사청구의 기회를 부여하지 않았으므로, 법인세 경정처분 중 서울지방국세청이 조세범 처벌법 위반 혐의로 고발하지 않은 항목에 관한 부분과 소득금액변동통지에는 중대하고 명백한 절차상 하자가 있다"며 각 처분의 무효 확인을 청구했다. 

재판부는 먼저 "사전구제절차로서 과세전적부심사 제도가 가지는 기능과 이를 통해 권리구제가 가능한 범위, 이러한 제도가 도입된 경위와 취지, 납세자의 절차적 권리 침해를 효율적으로 방지하기 위한 통제 방법과 더불어, 헌법 제12조 제1항에서 규정하고 있는 적법절차의 원칙은 형사소송절차에 국한되지 아니하고 세무공무원이 과세권을 행사하는 경우에도 마찬가지로 준수하여야 하는 점 등을 고려하여 보면, 구 국세기본법 등이 과세전적부심사를 거치지 않고 곧바로 과세처분을 할 수 있거나 과세전적부심사에 대한 결정이 있기 전이라도 과세처분을 할 수 있는 예외사유로 정하고 있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세무조사결과통지 후 과세전적부심사 청구나 그에 대한 결정이 있기도 전에 과세처분을 하는 것은 원칙적으로 과세전적부심사 이후에 이루어져야 하는 과세처분을 그보다 앞서 함으로써 과세전적부심사 제도 자체를 형해화시킬 뿐만 아니라 과세전적부심사 결정과 과세처분 사이의 관계 및 그 불복절차를 불분명하게 할 우려가 있으므로, 그와 같은 과세처분은 납세자의 절차적 권리를 침해하는 것으로서 그 절차상 하자가 중대하고도 명백하여 무효"라고 밝혔다. 또 "과세전적부심사 제도 관련 규정의 문언과 체계, 구 국세기본법 81조의15 제2항 제2호(이 사건 예외조항)의 문언과 취지, 고발 또는 통고처분의 대상 및 효력에 관한 법리 등에 비추어 보면, 세무 조사결과통지의 내용 중 고발 또는 통고처분의 대상이 된 조세범칙행위와 동일성이 인정되지 않는 부분에 대해서는 예외조항에 따른 과세전적부심사의 예외사유가 존재하지 않는다고 봄이 타당하다(대법원 2023. 12. 7. 선고 2022두45968 판결 등 참조)"고 밝혔다.

재판부는 "서울지방국세청장은 원고가 2014 내지 2017 사업연도에 복리후생비 등으로 계상한 금액 중 52,192,733,807원에 관하여 원고와 A를 「조세범 처벌법」 제3조 제1항 위반 혐의로 검찰에 고발하였고, 마포세무서장은 원고가 세무조사결과통지를 받은 날부터 30일이 지나기 전인 2018. 12. 11. 원고에게 법인세 경정처분을 하였으므로, 이 사건 법인세 경정처분 중 서울지방국세청장이 고발한 조세범칙행위와 동일성이 인정되는 부분은 예외조항에 규정된 예외사유가 존재하는 반면, 위 조세범칙행위와 동일성이 인정되지 않는 부분은 예외조항에 규정된 예외사유가 존재하지 않는다고 보아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2014, 2015 사업연도 법인세 경정처분 중 정당세액(피고 서울지방국세청장이 고발한 조세범칙 행위와 동일성이 인정되는 부분의 본세 및 가산세)을 초과하는 부분의 경우 예외조항에 규정된 예외사유가 존재하지 않아 납세자의 절차적 권리를 침해한 중대하고 명백한 하자가 있다고 봄이 타당하다"며 "마포세무서장이 2018. 12. 11. 원고에게 한 2014 사업연도 법인세 경정처분(가산세 포함) 4,193,785,770원 중 3,758,510,171원을 초과하는 부분과 2015 사업연도 법인세 경정처분(가산세 포함) 4,233,099,620원 중 4,103,270,551원을 초과하는 부분은 무효"라고 밝혔다. 2016, 2017 사업연도 법인세 경정처분은 각각 4,055,819,200원, 4,055,819,200원으로 정당세액인 4,086,640,362원, 3,943,274,116원보다 적어 문제가 되지 않았다.

재판부는 소득금액변동통지에 대해서도, "과세관청의 익금산입 등에 따른 법인세 부과처분과 그 익금 등의 소득처분에 따른 소득금액변동통지는 각각 별개의 처분이므로, 과세관청이 법인에 대하여 세무조사 결과통지를 하면서 익금누락 등으로 인한 법인세 포탈에 관하여 「조세범 처벌법」 위반으로 고발 또는 통고처분을 하였더라도 이는 포탈한 법인세에 대하여 예외조항의 '「조세범 처벌법」 위반으로 고발 또는 통고처분하는 경우'에 해당할 뿐이지, 소득 처분에 따른 소득금액변동통지와 관련된 조세포탈에 대해서까지 과세전적부심사의 예외사유인 '고발 또는 통고처분'을 한 것으로 볼 수는 없다"며 "따라서 이러한 경우 과세전적부심사를 거치기 전이라도 소득금액변동통지를 할 수 있는 다른 예외사유가 있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과세관청은 소득금액변동통지를 하기 전에 납세자인 해당 법인에게 과세전적부심사의 기회를 부여하여야 하고, 이와 같은 특별한 사정이 없음에도 세무조사결과통지가 있은 후 과세전적부심사 청구 또는 그에 대한 결정이 있기 전에 이루어진 소득금액변동통지는 납세자의 절차적 권리를 침해하는 것으로서 그 절차상 하자가 중대하고도 명백하여 무효"라고 밝혔다.

재판부는 "앞서 본 대로 서울지방국세청장은 원고가 세무조사결과통지를 받은 날부터 30일이 지나기 전에 소득금액변동통지를 하였고, 과세전적부심사를 거치기 전이라도 소득금액변동통지를 할 수 있는 다른 예외사유가 있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도 없으므로, 소득금액변동통지에는 납세자의 절차적 권리를 침해한 중대하고 명백한 하자가 있다"며 "따라서 소득금액변동통지는 무효"라고 밝혔다.

법률사무소 진영이 삼진제약을 대리했다.

판결문 전문은 서울행정법원 홈페이지 참조.

리걸타임즈 김덕성 기자(dsconf@legal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