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사] 동반자 티샷에 맞아 30대女 골퍼 안구 파열…캐디, 금고 6개월 법정구속
[형사] 동반자 티샷에 맞아 30대女 골퍼 안구 파열…캐디, 금고 6개월 법정구속
  • 기사출고 2024.04.09 0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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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주지원] "티박스 뒤편으로 이동 요구했어야…주의의무 위반 가볍지 않아"

춘천지법 원주지원 박현진 판사는 3월 27일 원주시에 있는 골프장에서 카트에 앉아 플레이를 대기하던 30대 여성 골퍼가 동반자의 티샷 공에 맞아 안구가 파열되는 상해를 입은 사고와 관련, 이들을 인솔하던 20년 이상 경력의 캐디 A(52 · 여)에게 업무상 과실치상 유죄를 인정, 금고 6개월을 선고하고 법정구속했다(2023고단1241). 

사고는 2021년 10월 3일 오후 1시쯤 이 골프장의 4번홀에서 일어났다. 여성 2명, 남성 2명 등 4명의 골퍼를 인솔하던 A는 4번 홀 티박스 왼쪽 10m 전방에 카트를 주차한 뒤 남성 골퍼 C에게 티샷 신호를 해 C가 티샷을 했으나 이 공이 카트 쪽으로 날아가 카트 뒷좌석에 앉아 있던 동반자인 B(34 · 여)의 왼쪽 눈 부위에 맞아 B가 왼쪽 눈이 파열되어 안구를 적출하는 등 영구적인 상해를 입었다.

사고 발생 직전 위 티박스에서 C 등 남성 2명이 순서대로 친 티샷이 모두 전방 좌측으로 날아가는 소위 '훅'성 타구가 되어 코스의 경계선 밖으로 벗어나는 OB(Out of Bounds)가 발생한 상황에서 A가 C에게 위 OB를 없던 것으로 하고 다시 타구하는 소위 '멀리건'을 부여했다. 이에 따라 C가 다시 티샷을 했으나, 또 다시 '훅'성 타구가 되어 공이 전방 좌측에 있는 골프 카트로 날아가 사고가 난 것이다. 이 골프장의 4번 홀은 티샷을 하는 티박스의 왼쪽 약 10m 전방에 카트를 주차하도록 되어 있는 다소 이례적인 구조였다. 또 피해자 일행 4명은 초급자를 갓 면할 정도의 골프 실력과 경력에 모두 이 골프장을 처음 방문한 상황이었다.

재판부는 "당시 사고가 발생한 곳은 카트 도로의 구조상 골프카트를 티박스 전방에 주차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으므로, 이러한 경우 캐디로서는 경기자가 티샷을 한 공에 전방에 있는 일행이 맞을 가능성에 대비하여 카트에 타고 있는 사람들에게 하차한 다음 티박스 뒤편으로 이동해줄 것을 요구하여, 티박스 전방에 경기자들이 위치하지 않도록 경기자들의 안전을 확보하고 경기를 진행시키는 등 타구로 인한 사고를 미리 방지하여야 할 업무상 주의의무가 있었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이를 게을리하여 피해자로 하여금 골프카트에서 하차하게 하고 티박스 뒤편으로 이동시키는 등의 안전을 확보하지 않은 채 피해자가 골프카트 안에 타고 있는 상황에서 그대로 위 티박스에서 준비하던 C로 하여금 티샷을 하도록 신호를 준 업무상 과실로 피해자에게 영구적으로 좌안 안구파열 등의 상해를 입게 하였다"며 유죄를 인정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의 변호인이 수사기관에 제출한 캐디교육자료 중 ①이 골프장의 '골프장 안전 · 보건 교육 매뉴얼'에는 '골프카트를 플레이 되는 골프공보다 전방에 주차하지 않는다'라고 기재되어 있고, ②한국캐디교육원이 발간한 '신입캐디교육' 매뉴얼에는 안전사고 예방 중 타구사고 예방 항목에 '플레이어의 후방에 위치하도록 제지한다'고 기재되어 있으며, ③'코스 내 안전 수칙 세 가지'에도 '1. 타구 사고 방지: 고객님도 캐디님도 볼보다 앞에 나가있지 않기'라고 기재되어 있다. 또 이 골프장의 캐디 마스터는 검찰에서 '(캐디들에게) 입에 침이 마르도록 교육을 했습니다. 카트는 세우고, 손님들은 모두 내려서, 타격하는 사람 뒤에 서도록 합니다'라고 진술했다"며 "피고인은 결국 이 골프장의 캐디 교육자료와 캐디 마스터로부터 받은 교육 내용에 어긋나게 경기운영을 한 것으로 평가할 수 있고, 설령 피고인의 진술처럼, 피고인이 피해자와 다른 여성 골퍼 1명에게 하차 안내를 했는데도 피해자가 하차하지 않은 게 사실이라 하더라도, 캐디 매뉴얼 및 교육 내용에 비추어, 피고인이 업무상 주의의무를 다하였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양형과 관련, "피고인의 업무상 주의의무 위반으로 인하여 피해자는 영구적인 좌안 안구파열 등의 중한 상해를 입었고, 끝내 해당 안구를 적출하게 됨으로써 30대 미혼 여성으로서 크나큰 육체적, 정신적 고통을 받고 있으며, 피해자에 대한 엄벌을 탄원하고 있다"며 "피고인은 이 사건 사고 발생 이후 약 2년 6개월이 지난 현재까지 피해자에 대한 별다른 사과나 피해회복 노력도 없이 무책임한 태도로 일관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이 사건 결과 발생에 있어 상당한 불운도 함께 작용하였음을 부인하기는 어렵다 하더라도, 피고인은 20년 이상의 경력을 가진 노련하고 능숙한 캐디로서 사고 발생 가능성을 충분히 예상할 수 있는 구체적 상황이 주어졌고, 그럼에도 피고인은 기본적인 캐디 매뉴얼과 교육 내용을 지키지 않고 안일하게 대처하였다"며 "피고인의 업무상 주의의무 위반 정도가 결코 가볍다고 할 수 없고, 이로 인해 발생한 결과는 매우 중대하며, 이 사건에 대처하는 피고인의 태도에 비추어 피고인은 실형 선고를 면하기 어렵다"고 했다.

리걸타임즈 김덕성 기자(dsconf@legal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