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 '안식일 면접' 거부했다가 전남대 로스쿨 불합격한 수험생 최종 승소
[행정] '안식일 면접' 거부했다가 전남대 로스쿨 불합격한 수험생 최종 승소
  • 기사출고 2024.04.05 0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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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 "지필시험과 달리 면접시간 변경 비용 · 혼란 크지 않아"

종교적인 이유로 토요일에 치러진 전남대 로스쿨 면접에 응시하지 못해 불합격한 수험생이 전남대총장을 상대로 낸 불합격처분 취소소송에서 최종 승소했다.

대법원 제1부(주심 김선수 대법관)는 4월 4일 재림교 교인인 A씨가 불합격처분을 취소하라며 전남대총장을 상대로 낸 소송의 상고심(2022두56661)에서 피고의 상고를 기각, "불합격 처분을 취소하라"고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 2021학년도 전남대 법학전문대학원에 지원해 서류전형에 합격한 A씨는, 면접 시간이 토요일 오전으로 지정되자 전남대총장에게 종교상 이유로 토요일 일몰 후에 면접에 응시할 수 있도록 면접순번을 토요일 오후 마지막으로 변경해달라고 이의신청을 했으나, 전남대총장이 받아들이지 않자 면접에 응시하지 않아 불합격됐다. 재림교(제칠일안식일예수재림교)는 금요일 일몰부터 토요일 일몰까지를 종교적 안식일로 정하고, 직장 · 사업 · 학교 활동, 시험 응시 등의 행위를 금지하고 있다.

대법원은 먼저 "행정처분이 기간의 경과 등으로 그 효과가 소멸한 때에 그 처분이 취소되어도 원상회복이 불가능하다고 보이는 경우라 하더라도, 무효 확인 또는 취소로써 회복할 수 있는 다른 권리나 이익이 남아 있거나 또는 그 행정처분과 동일한 사유로 위법한 처분이 반복될 위험성이 있어 행정처분의 위법성 확인 내지 불분명한 법률문제에 대한 해명이 필요한 경우에는 행정의 적법성 확보와 그에 대한 사법통제, 국민의 권리구제의 확대 등의 측면에서 예외적으로 그 처분의 취소를 구할 소의 이익을 인정할 수 있다(대법원 2007. 7. 19. 선고 2006두19297 전원합의체 판결, 대법원 2016. 6. 10. 선고 2013두1638 판결 등 참조)"고 전제하고, "이 사건 불합격처분이 취소된다 하더라도 원고가 2021학년도 법전원 시험에 다시 응시할 기회를 갖게 되는 것은 아니나 원고가 장래에 법전원 시험에 다시 응시할 경우 1단계 평가를 별도로 거치지 않고 곧바로 면접평가와 논술평가만을 받을 여지가 있어 이 사건 불합격처분의 취소를 통해 원고에게 회복되는 이익이 없다고 단정할 수 없다"고 판시, 불합격처분의 취소를 구할 법률상 이익을 인정했다.

이어 "국립대학교 총장인 피고는 공권력을 행사하는 주체이자 기본권의 수범자로서의 지위를 갖는다. 그 결과 사적 단체 또는 사인의 경우 차별처우가 사회공동체의 건전한 상식과 법감정에 비추어 볼 때 도저히 용인될 수 있는 한계를 벗어난 경우에 한해 사회질서에 위반되는 행위로서 위법한 행위로 평가되는 것과 달리, 피고는 헌법상 평등원칙의 직접적인 구속을 받고, 국민의 기본권을 보호 내지 실현할 책임과 의무를 부담하므로(헌법재판소 2006. 2. 23. 선고 2004헌바50 결정 참조), 그 차별처우의 위법성이 보다 폭넓게 인정된다"고 지적하고, "전남대 법학전문대학원 입시 과정에서 재림교 신자들이 종교적 신념을 이유로 결과적으로 불이익을 받게 되는 경우, 이를 해소하기 위한 조치가 공익이나 제3자의 이익을 다소 제한한다고 하더라도, 그 제한의 정도가 재림교 신자들이 받는 불이익에 비해 현저히 적다고 인정된다면, 헌법이 보장하는 실질적 평등을 실현할 의무와 책무를 부담하는 피고로서는 재림교 신자들의 신청에 따라 그들이 받는 불이익을 해소하기 위한 적극적인 조치를 취할 의무가 있다"고 밝혔다.

대법원은 "지필시험의 경우 문제의 유출을 방지하기 위해 모든 응시자들이 동시에 시험에 응시하여야 할 공익적 요청이 높으므로 특정 응시자에 대하여만 시험일정을 변경하기 어렵고, 특정 응시자의 종교적 신념을 보장하기 위해 다른 모든 응시자의 시험일정을 일괄적으로 변경할 경우 그로 인해 소요되는 비용과 혼란이 크나, 피고가 전남대 법전원 입학생 선발을 위해 실시하는 면접평가의 경우 개별면접 방식으로 진행되므로, 원고 개인의 면접시간만을 토요일 일몰 후로 손쉽게 변경할 수 있고, 그 과정에서 다른 응시자들의 면접시간을 변경할 필요도 없다"고 밝혔다.

또 "면접평가 응시자들은 각 반의 면접이 시작되기 전에 모두 소지품을 제출하고 대기실에 입실한 뒤 격리된 상태로 자신의 면접 순서를 기다려야 하므로, 원고가 일몰 후에 면접을 실시할 수 있도록 늦은 순번으로 면접순번이 지정된다고 하더라도 원고가 다른 응시자들에 비해 면접평가 준비 시간을 더 많이 받는 등의 부당한 이익을 받는다고 보기도 어렵다"고 지적하고, "이처럼 피고가 종교적 신념에 따라 원고가 입는 불이익을 해소하기 위해 면접시간을 변경한다고 하더라도, 그로 인해 제한되는 공익이나 제3자의 이익은 원고가 받는 불이익에 비해 현저히 적다고 평가할 수 있다"고 밝혔다.

대법원은 "피고는 원고에 대한 면접시간을 변경하는 데에 비용 또는 불편이 다소 증가한다는 이유만으로 토요일 오전으로 지정된 원고의 면접일시의 변경을 거부함으로써 원고가 종교적 신념을 이유로 받게 된 중대한 불이익을 방치하였다"며 "이와 같은 피고의 행위는 헌법상 평등원칙을 위반한 것으로 위법하고, 이 사건 불합격처분은 이처럼 위법하게 지정된 면접일정에 원고가 응시하지 않았음을 이유로 한 처분이므로 적법한 처분사유가 존재한다고 볼 수 없어 취소되어야 한다"고 판시했다.

리걸타임즈 김덕성 기자(dsconf@legal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