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로펌] '한국계 호주 로펌' H&H Lawyers
[해외로펌] '한국계 호주 로펌' H&H Lawyers
  • 기사출고 2023.04.10 08:04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호주 사업의 '기승전 H&H' 지향

한국기업이 전 세계로 진출하면서 해외 각지에서 한국기업을 상대로 자문하는 해외 로펌들에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리걸타임즈는 첫 번째 순서로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에너지, 부동산 등의 분야에서 투자가 다시 활기를 띠고 있는 호주를 찾았다.

세계 유수의 로펌들이 몰려 있는 시드니 중앙역 인근의 마틴 플레이스 32번가에 위치한 H&H Lawyers는 한국계 변호사가 약 30명의 전체 변호사 중 2/3를 차지하는 호주의 대표적인 한국계 로펌이다. 주재원들을 위한 기업비자 발급부터 투자, 법인 설립과 사업, 청산에 이르기까지 호주 비즈니스의 전 범위에 걸쳐 업무를 수행, 호주 진출을 추진하는 한국의 기업이나 금융기관들 사이에서 높은 인기를 끌고 있다.

전체 변호사의 2/3가 한국계

최근 시드니 본사에서 만난 H&H Lawyers의 홍경일 대표변호사는 '기승전 H&H'라는 표현으로 한국계 로펌 H&H가 지향하는 방향을 소개했다.

"기업비자 업무에서 시작해 호주에 한국기업들이 점점 많이 들어오면서 저희 업무분야도 비례해서 확대되었어요. 호주에서 법에 관한 모든 해답을 원스톱으로 제공하자는 것이 H&H Lawyers의 목표입니다."

◇시드니와 멜버른 두 곳에 사무소를 두고 있는 H&H Lawyers는 호주 진출을 추진하는 한국기업들에게 호주 사업에 관한 다양한 자문을 제공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뒷줄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홍경일 대표변호사, 최희영, 오지나, 박정무, 한명철, 조형순 호주변호사와 조옥아 한국변호사.
◇시드니와 멜버른 두 곳에 사무소를 두고 있는 H&H Lawyers는 호주 진출을 추진하는 한국기업들에게 호주 사업에 관한 다양한 자문을 제공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뒷줄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홍경일 대표변호사, 최희영, 오지나, 박정무, 한명철, 조형순 호주변호사와 조옥아 한국변호사.

홍 변호사는 "H&H에 한국어와 영어를 완벽하게 구사하는 다양한 경력과 경험의 변호사들이 업무분야를 나눠 포진하고 있다"고 소개하고, "실제로 한국기업의 호주 투자, 호주 비즈니스에 대한 자문을 받으려고 결국 돌고 돌아 저희를 찾아오는 분들이 많다"고 힘주어 말했다.

멜버른에도 사무소가 있는 H&H Lawyers는 한화디펜스가 아발론 공항이 위치한 질롱시에 공장을 지어 K-9 자주포의 호주형 모델인 AS9 헌츠맨과 AS10 탄약보급장갑차를 생산, 납품하는 프로젝트와 관련, 주재원 비자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이외에도 코로나 때 마스크 제조회사를 호주에 설립해 대박을 터뜨린 한국계 회사의 자금조달 관련 자문, 예금보험공사를 대리한 채무자 상대 한국 법원의 판결문 등록 및 집행절차 대리, 한화케미칼이 태양광 사업을 위해 확보했던 호주 남동부 뉴사우스웨일즈주 와라군디(Warragundi)의 농경지와 자산 매각 및 water license 양도 자문 등 다양한 업무사례가 보고되고 있는 로펌이 H&H Lawyers다. 최근에도 한국의 대기업을 상대로 호주에서의 부동산 거래, 개발과 관련해 자문하고, 호주에 에너지 투자를 검토하는 한국기업을 상대로 도움을 드리고 있다고 인터뷰에 배석한 한명철 호주변호사가 귀띔했다.

신재생에너지, 부동산 등 요청 많아

호주 투자를 검토하는 한국 고객사 방문을 위해 조만간 서울 출장을 계획하고 있다는 홍경일 대표는 "코로나 팬데믹이 끝나면서 한국 투자, 일본 투자도 다시 들어오기 시작했다"고 호주로 향하는 기업들의 최근 분위기를 전했다. 이어 "요즘 많이 뜨는 신재생에너지라든가 광산 개발, 애그리컬처 프로젝트, 부동산 개발 등의 분야에 자문 요청이 많다"고 말했다.

물론 15명이 넘는 H&H의 한국계 변호사들이 한국 관련 일만 하는 것은 아니다. H&H엔 또 Herbert Smith Freehills, Clayton Utz 등 호주의 유명 로펌에서 파트너로 근무한 30년 이상 경력의 시니어 호주변호사와 일본계, 중국계 변호사들도 함께 포진해 자문에 나서고 있다.

홍 대표에 따르면, H&H는 중국, 일본 등 아시아 국가 기업들의 호주 투자와 관련해서도 많은 업무를 수행하며, 매출 기준으로 따지면, 중국 기업의 호주 투자에 관련된 업무가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한다고 한다.

H&H의 이민팀을 이끌고 있는 김진한 변호사는 호주와 뉴질랜드에서 15년 이상의 이민법 관련 경력을 보유하고 있으며, 글로벌 이민 전문 로펌인 Fragomen에서 다년간 근무한 경력도 있다. 호주에 법인을 둔 대다수의 한국계 대기업을 대상으로 이민법, 고용법에 관한 자문을 제공하며,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의 시드니와 멜버른 무역관의 자문변호사로도 활동하고 있다.

또 한명철 변호사는 법무법인 세종에서 외국변호사로 10년간 근무한 후 지난해 8월 합류한 한국 로펌 출신이며, 부동산 분야가 전문인 최희영 변호사는 Herbert Smith Freehills 시드니 사무소에서 약 4년간 활동한 후 올 초 H&H에 합류했다.

사시 출신 한국변호사도 근무

H&H엔 사법시험에 합격한 한국변호사도 근무하고 있다. 2020년 가을 합류한 조옥아 변호사가 주인공으로, 한국기업의 문화나 한국법에 대해 잘 알고 있는 조 변호사는 호주에 진출하는 한국기업을 상대로 한국법의 관점에서 자문해 고객들로부터 호평을 받고 있다.

부동산경제학을 전공해 2007년 변호사자격을 취득한 박정무 변호사는 King & Wood Mallesons 등 호주 대형 로펌에서 경력을 쌓았다. 한국 자산운용사와 호주 부동산 투자회사에서 사내변호사, 투자 컨설턴트로 활동한 경력도 있다.

또 조형순 변호사와 오지나 변호사는 뉴사우스웨일즈 법대 시절부터 H&H와 인연을 맺고 패러리걸 등으로 업무를 돕다가 변호사가 되어 합류한 H&H 멤버들로, H&H Lawyers는 시드니법대 한인학생회와는 스폰서십 MOU를 맺고 정기적으로 후원하고 있다.

2020년 5월 뉴사우스웨일즈 법대 JD과정을 마친 조형순 변호사는 한국 대학에서 토목공학을 전공하고 포스코건설에서 엔지니어로 근무하다가 해외 건설계약, 건설분쟁 해결 등에 관심을 가져 변호사가 된 경우다. 조 변호사는 포스코가 투자한 호주의 로이힐(Roy Hill) 광산 개발현장에도 파견나온 적이 있으며, 환경문제 때문에 중단된 브리즈번의 Adani Mining 프로젝트에서도 파견근무했다.

조 변호사는 "호주 현장에서 파견근무하며 호주를 알게 되어 아주 호주로 이주하게 되었다"며 "건설 현장의 엔지니어로 근무한 경험을 살려 특히 부동산 개발과 거래, 에너지 투자 프로젝트 등의 분야에서 고객들에게 도움을 주고 싶다"고 말했다.

◇H&H Lawyers=일본계 최초의 호주변호사로 호주의 Baker & McKenzie, Freehills(현 Herbert Smith Freehills)에서 파트너로 활약한 유키오 하야시(Yukio Hayashi) 변호사가 1996년 설립, 약 27년의 역사를 자랑한다. 이어 2004년 합류한 홍경일 변호사가 바톤을 이어받아 2014년 'HAYASHI & HONG'으로, 2016년 다시 하야시 변호사와 홍 변호사의 이름 첫 글자를 딴 'H&H'로 이름을 바꿔 발전을 거듭하고 있다. 호주 기업과 개인은 물론 호주에 진출 또는 투자하려는 한국, 중국, 일본의 대기업과 그 지사들, 다국적 기업, 정부기관, 개인 등이 주요 고객군으로 형성되어 있으며, 홈페이지에서 '호주와 아시아-태평양 국가들 사이의 성공적인 비즈니스 지원'을 모토로 내걸고 있다.

호주한인변호사협회 회장 맡아

홍경일 변호사는 서울에서 중학교를 다니다가 2학년 여름방학 때 고모가 사는 호주 골드코스트로 가족여행을 떠났다가 그대로 호주에 남아 호주에서 중고교를 마치고 본드대 법대를 나와 뉴사우스웨일즈주에서 변호사자격을 취득했다. 2019년에 '가장 영향력 있는 40명의 40세 미만 아시아계 호주인' 중 한 명으로 선정되었으며, KOTRA 시드니 · 멜버른 무역관 법률고문, 호주한인변호사협회(Korean Australian Lawyers Association) 회장을 맡고 있다.

시드니=리걸타임즈 김진원 기자(jwkim@legal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