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 4' 들려면 매출 3,000억 넘어야
'빅 4' 들려면 매출 3,000억 넘어야
  • 기사출고 2023.02.12 1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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율촌-'3,000억 클럽' 진입, '매출 신장 21%' 대륙아주 주목

결산 시즌이 되어 한국 주요 로펌의 2022년도 실적이 잇따라 보도되고 있다. 리걸타임즈가 주요 로펌으로부터 자료를 받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김앤장 법률사무소, 법무법인 광장, 태평양, 율촌, 세종, 화우, 지평, 바른, 대륙아주, 동인의 순서로 지난해 많은 매출을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매출 기준 한국의 '10대 로펌'인 셈이다. 지난해 국세청에 제출한 부가가치세 신고 기준으로, 해외사무소 매출, 로펌과 협력관계로 운영하는 특허법인 매출 등은 제외된 숫자다.

법무법인 광장과 태평양이 지난해 순서대로 3,500억원이 넘는 3,762억원과 3,712억원의 매출을 올려 치열한 2위 다툼을 이어가고 있다. 또 법무법인 율촌이 전년대비 13%, 352억원 증가한 3,040억원의 매출을 기록하며 '매출 3,000억원 클럽'에 처음으로 이름을 올렸다. 연매출 3,000억원은 넘어야 매출기준으로 한국 로펌업계에서 2위 그룹에 드는 것으로 분석된다. 율촌의 강석훈 대표변호사는 "로펌 매출 3,000억 클럽 첫 가입의 원동력은 조세 등 기존의 주력 분야는 물론 송무 분야에서의 높은 승소율을 기록한 영향이 크다"며 "중대재해 사건과 ESG, 친환경 에너지, 정보통신기술(ICT) 등 신산업 부문에서도 매출 증가가 이어졌다"고 밝혔다.

◇자본시장 등의 침체 속에서도 2022년 한국 주요 로펌들이 평균 7%의 매출 성장을 견인하며 선방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사진은 '빅 6' 로펌의 본사 건물들.
◇자본시장 등의 침체 속에서도 2022년 한국 주요 로펌들이 평균 7%의 매출 성장을 견인하며 선방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사진은 '빅 6' 로펌의 본사 건물들.

이와 함께 법무법인 세종이 지난해 3,000억원에서 15억원 모자라는 2,985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세종은 부가세 신고 대상에서 제외되는 해외지사만의 매출이 지난해 36억원으로, 이를 더하면 지난해 3,021억원의 매출을 올렸다고 설명했다. 세종은 특허법인은 두고 있지 않다.

세종의 오종한 대표변호사는 "2021년 20% 성장에 이어 지난해에도 12%의 높은 성장을 계속 이어올 수 있었던 것은 변화하는 시장의 트렌드에 신속히 대처하고, 각 분야에서 우수 인재들을 영입하는 등 역량을 대폭 강화한 결과"라며 "전반적으로 M&A, 금융, 송무, 공정거래 등이 고르게 성장하였지만, 특히 매출 상승을 견인한 분야로는 외부 인재의 영입으로 역량이 강화된 조세부문과 중국 · 동남아 등 해외부문, 중대재해 분야를 들 수 있을 것 같다"고 소개했다.

연매출 2,000억 넘어야 '빅 6' 

2022년 기준 매출 3,000억원이 2위 그룹을 가늠하는 하나의 예가 된다면 그다음 매출기준은 2,000억원이다. 법무법인 화우가 지난해 2,062억원의 매출을 기록하며 2021년에 이어 매출 2,000억원대에 진입했다. '빅 6'에 들려면 법무법인 기준 연매출 2,000억원은 되어야 한다는 얘기인데, 화우는 해외사무소와 특허법인의 매출을 포함하면 전체 매출이 2,250억원이라고 밝혔다.

광장부터 화우까지 2~6위 로펌 5곳의 매출을 모두 더하면 1조 5,561억원으로, 아메리칸 로이어(The American Lawyer) 집계 김앤장의 2021년 매출 1조 2,760억원을 상회한다. 김앤장의 매출이 보통 2~6위 로펌의 전체 매출에 육박하는 점을 감안하면 김앤장을 포함한 지난해 국내 10대 로펌의 매출액은 3조원이 넘을 것으로 추산되며, 전년대비 약 7%의 매출 증가를 기록한 것으로 분석된다.

대형 로펌의 한 관계자는 "지난해 하반기 이후 자본시장과 M&A 분야 등에서 거래가 줄어들며 침체국면을 보였는데도 중대재해처벌법 대응, ESG, 노동, 송무 등의 시장에서 새로운 사건을 많이 수행하며  한국 로펌들이 선방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2022년 매출 기준 한국 '10대 로펌'
◇2022년 매출 기준 한국 '10대 로펌'

'빅 6' 다음은 지난해 국내 사무소 기준 1,101억원, 해외사무소를 포함하면 1,147억원의 매출을 올린 법무법인 지평으로, 지평이 유일하게 1,000억원대 매출을 기록하며 탄탄한 위상을 확보하고 있다. 모스크바와 동남아 여러 나라에 모두 8개의 해외사무소를 운영하는 지평은 지난해 해외사무소에서 45억 5,100여만원의 매출을 올렸다. 국내 매출 대비 해외사무소 매출의 비율이 높은 편이다. 지평 관계자는 "지난해 M&A, PE, 건설, 부동산, 금융, 자본시장, 노동, 공정거래, IP · IT, 국제분쟁 및 해외업무 등 주요 업무분야의 매출이 견실하게 유지된 가운데 특히 윤성원 대표가 이끌고 있는 기업 · 금융소송 분야와 박정식 대표가 이끌고 있는 형사분야의 매출이 상당히 증가하였고, 중대재해, ESG, 컴플라이언스 등 신분야에서도 약진하였다"고 소개했다.

2022년 862억원의 매출과 함께 지평에 이어 매출 기준 8위를 기록한 법무법인 바른은 "송무 및 자문 분야의 탄탄한 기본기를 바탕으로 중대재해, 4차산업, 디지털자산 ∙ 혁신산업, 입법컨설팅 등 다양한 분야에서 역량을 강화한 결과 전년대비 6%의 매출 상승 성과를 거두었다"고 밝혔다.

7~10위권 로펌 중 가장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로펌은 지난해 매출액이 전년대비 21.1% 증가한 법무법인 대륙아주다. 10대 로펌 전체에서도 가장 눈에 띄는 성장세로, 대륙아주는 지난해 848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이규철 대표변호사는 "지난해 4월 10일자로 완전히 하나로 합친 '구 대륙'과 '구 아주'의 회계통합 등 화학적 결합에 따른 시너지가 본격화된 것으로 보인다"며 "세부 업무분야에선 공정거래와 중대재해컨설팅, 선거팀의 활약이 컸다"고 강조했다.

◇해외사무소 · 특허법인 매출=매출액을 기준으로 한 주요 로펌들의 치열한 순위 다툼과 함께 많은 얘기가 나오는 부분이 해외사무소와 특허법인 매출의 포함 여부다. 해외사무소 매출은 국세청 신고내역에 집계되지 않지만, 여러 한국 로펌에서 적극적으로 해외사무소를 개설해 운영하고 있고, 본사와 연계해 활발하게 업무를 수행하고 있기 때문에 해외사무소 매출도 한국 로펌의 주요 매출액 중 한 부분이라고 해야 할 것이다. 물론 법무법인 광장의 북경사무소는 지점이어 법무법인 매출에 포함된다고 한다. 태평양, 지평, 율촌, 세종 등이 해외사무소 매출이 상당한 로펌들로 분류된다.

특허법인 매출의 포함 여부에 대해선 논란이 더 많다. 특허법인을 별도로 두고 있는 로펌이 그렇게 많은 것도 아니다. '빅 6'만 하더라도 법무법인 율촌과 세종은 특허법인을 따로 두고 있지 않다.

법무법인 광장은 "광장도 특허법인이 있지만 법률상 특허법인을 법무법인이 지배하고 있지 않아 특허법인의 매출을 발표하지 않으며, 특허법인을 법무법인이 지배하거나 구성원을 공유하지 않기 때문에 회계상 연결대상도 아니다"고 선을 긋고, "그러나 타 로펌들처럼 법무법인 매출에 특허법인과 해외법인 매출을 합하면 200억원이 조금 넘는 추가 매출 사유가 있다"고 덧붙였다.

법무법인 태평양도 특허와 해외법인을 포함하면 지난해 총매출이 3,949억원으로, 4,000억원에 육박한다고 밝혔다.

조합 형태로 운영되는 김앤장은 공식적으로 매출을 공개하지 않는다. 매년 가을 매출 기준 '글로벌 100대 로펌(Global 100)'을 선정해 발표하는 아메리칸 로이어 집계를 통해 추정치가 공개되며, 2021년 매출은 한화 1조 2,760억원, US Federal Reserve 공시 2021년 기준 환율(1,144원)로 환산하면 1,114,516,481달러(USD)의 매출을 올려 전 세계 로펌 중 55위를 차지했다.

리걸타임즈 김진원 기자(jwkim@legal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