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디터노트] 임인년에서 계묘년으로
[에디터노트] 임인년에서 계묘년으로
  • 기사출고 2023.01.03 0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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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 거래와 IPO 등 자본시장, 특히 부동산 PF 경기가 크게 위축된 가운데 계묘년(癸卯年) 새해를 맞는다. 2022년은 딜 풍년을 맞았던 2021년과는 사뭇 다른 한 해였다. 반면 소송 등 분쟁 쪽에선 의미 있는 판결, 판정이 쏟아진 주목할 만한 1년이었다. 변호사들은 새로 제기되는 소송 중에도 규모가 크고 복잡한 사건들이 많다고 분쟁의 진화를 점치고 있다.

◇김진원 기자
◇김진원 기자

매수인인 사모펀드 한앤컴퍼니가 전부 승소한 남양유업 M&A 분쟁, 인천국제공항공사의 완승으로 끝난 스카이72 골프장 반환 판결, M&A 계약 무산의 책임을 물어 2,500억원의 계약금 몰수 판결을 내린 아시아나항공 M&A 분쟁 등 계약분쟁에서만 의미 있는 3건의 송사가 법원 판단을 받았다. 3건 모두 원고 측의 승소 이유는 '계약은 약속한 대로 지켜져야 하고, 지키지 않으면 책임을 져야 한다'는 계약법 원칙의 확인이다.

임금피크제 소송에 기름을 끼얹은 대법원의 한국전자기술연구원 '정년유지형 임금피크제' 무효 판결도 2022년에 선고된 주목할 판결 중 하나다.

국제투자분쟁해결센터(ICSID) 중재판정부는 사건 접수 약 10년 만인 지난 8월 31일 론스타가 한국 정부를 상대로 낸 투자자분쟁(ISDS) 사건에서 한국 정부가 론스타의 청구를 청구금액 기준 95% 이상 방어하는 내용의 판정을 내렸다. 두 달 후엔 ICC 중재판정부가 미국의 게일 인베스트먼트가 인천 송도 국제도시 합작개발 결렬과 관련해 포스코건설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액 3.3조원의 중재에서 게일의 청구를 전부 기각하는 등 국제중재 분야에서도 잇따른 판정과 함께 여러 새로운 사건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2022년이 한 달도 남지 않은 지난달 초 법무부는 미국 로펌 Squire Patton Boggs의 서울사무소 설립인가를 취소했다. 이에 앞서 영국 로펌 Ashurst와 법무법인 화현이 합작법무법인 설립인가를 받는 등 외국 로펌들의 활동은 진출과 철수가 엇갈리는 가운데 갈수록 차별화가 진행되고 있다.

지난 가을 검찰청법, 형사소송법 등 검수완박 법률과 시행령의 본격 시행, 헌법재판소의 변협 광고규정 중 일부 조항에 대한 위헌 결정도 2022년의 법조 10대 뉴스 선정에서 빼놓을 수 없는 대목이다.

매년 법률시장 보고서를 내놓는 Citi-Hildebrandt Consulting은 2023년에 소송, 파산, 재무조정 등의 분야에서 강한 로펌이 유리할 것이라고 전망하고, 유망 분야로는 PE와 펀드, 투자관리, 헬스케어, ESG, 공정거래 등을 꼽았다. 매년 그렇지만, 새해엔 특히 업무분야, 산업에 따라 부침이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

M&A나 금융 등의 분야에서 자문하는 한국 로펌의 변호사들에 따르면, 연말이 다가오면서 조금씩 딜이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는 고무적인 얘기가 들린다. 독자 여러분,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리걸타임즈 김진원 기자(jwkim@legal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