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기복이 심한 중국의 코로나 록다운, 에너지 위기, 공급망 이슈, 이자율 상승과 인플레이션, 휘발성이 강한 자본시장 등으로 특징지어지는 2022년은 로펌 산업에 어려움이 증가한 한 해로 기록되고 있다. 2019년 이후 평균 연간 수익성은 증가하고 있고, 로펌들은 잘 해왔다고 할 수 있지만, 2022년은 2021년의 놀라운 결과에 비해 많은 로펌들에서 수익성 감소가 예상되고 있다.
2023년 경기 후퇴의 높은 가능성을 생각하면 로펌들에겐 여러 어려움이 놓여 있다고 보인다. 하지만 클라이언트들은 경기가 좋을 때나 나쁠 때나 변호사를 찾게 마련인 셈.
Citi의 Global Wealth at Work Law Firm Group과 Hildebrandt Consulting이 최근 법률직업에 제공하는 '2022 Client Advisory'를 발표했다. 올해가 15번째로, 보고서는 2022년 법률시장과 2023년 이후 전망의 두 분야로 나뉘어 있다. 주로 미국과 영국을 중심으로 한 글로벌 법률시장에 대한 분석이지만, 한국 로펌들도 참조할 부분이 적지 않다. 주요 내용을 요약해 소개한다.
수요 감소에 2022 매출 증가 4.1% 그쳐
2022년의 3분기까지 9개월 동안 법률산업에서의 매출 증가는 평균 4.1%의 소폭 증가에 그쳤다. 원인의 대부분은 수요 감소에 기인한다. 유례없는 실적을 기록한 2021년 같은 기간 대비 수요가 1.2% 줄어들었으며, 2022년 수요의 어려움은 특히 2021년 가장 활발했던 M&A와 자본시장 업무에 관련되어 있다.
대규모의 M&A 딜 활동이 약했던 반면 중간 시장 규모의 딜은 꾸준했고, PE 활동도 활발했다. 또 펀드와 투자 관리 활동(funds/investment management activity)도 활발했으며, 소송 업무에선 증가를 경험하거나 현상유지 또는 감소하는 등 로펌들의 보고가 혼재했다. 파산과 재무조정(bankruptcy and financial restructuring)도 비록 현 단계에서 현저한 것은 아니지만 좋아지기 시작했고, 규제 관련 업무도 IP 업무가 그랬던 것처럼 활발했다.
지역별로는 런던의 경우 M&A와 자본시장 분야가 약했던 반면 펀드와 투자관리 활동은 강했고, 아시아와 유럽은 대체로 좋지 않았다.
현재 상황에서 경기 후퇴가 예상되는 2023년을 내다보면서 로펌들은 4개의 도전 과제를 마주하고 있다. 2022년 중반에 실시한 로펌 리더들에 대한 서베이에 따르면, 로펌들은 우선 불안정한 거시 환경에서 어떻게 성장을 일구어낼 것인가에 대해 걱정하고 있다. 둘째, 2021년에 목도한 공격적인 변호사 인재 쟁탈전이 수그러들었지만, 로펌들이 어려운 시장에서 성장을 추구함에 따라 모든 레벨에서 최고의 인재에 대한 맹렬한 경쟁이 계속될 것 같다.
로펌들은 또 힘든 거시 환경과 경쟁적인 최고 인재 시장을 헤쳐나가면서 효과적인 하이브리드 업무 모델을 발전시킬 방법에 계속해서 초점을 맞출 것이며, 2021년과 2022년에 인플레 압력과 인재 쟁탈전이 비용 압력을 점증시킨 것처럼 업무비용 증가에 대처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이러한 과제들 가운데서, 로펌들은 성장기회를 계속해서 찾으려 들 것이다. 로펌 리더들에 대한 서베이에서, 로펌들은 그들이 이미 가장 잘 하는 것을 완전하게 하는 프랙티스에서 선택적인 성장을 추구하는 전략을 얘기했다. 기회주의적인 성장(opportunistic growth)보다는 전략적인 성장(strategic growth)에 초첨을 맞추려는 것이다. 그리고 그들은 앞으로 2년간 모든 레벨에서 변호사 인재에 투자하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2023년의 시장은 소송이나 파산, 재무조정과 같은, 전통적으로 하강 사이클(down cycle)에서 실적이 좋은 프랙티스에 기울어진 로펌들에게 유리할 것이다.
성장에 어려움이 예상되는 환경에서, 로펌들은 그들의 기존 클라이언트 관계를 확대하기 위해 더 많은 프랙티스와 오피스에 걸쳐 협업하는 방법을 추구할 것이다. 이는 특히 다관할의 사업을 지원할 수 있는 더 적은 로펌에 대한 글로벌 클라이언트의 수요에 대응해야 하는 대형 인터내셔널 로펌들이 집중해야 할 대목이다.
로펌들은 또 보다 효율적으로 운영하는 방법에 대해 계속해서 투자할 것으로 기대된다. 로펌 운영의 효율성을 위한 대부분의 조치는 팬데믹 이전에도 존재했지만, 2020년 이후 늘어나는 혁신 욕구와 이들 조치를 채택하는 데 있어서의 가속도를 목격해왔고, 이러한 가속 트렌드는 앞으로 계속될 것이다.
서베이에 따르면, 미국은 2024년까지 수요 증가의 주요 원천이 될 것 같다. 미국 이외의 지역에선, 로펌들은 런던을 계속해서 성장시장으로 보고 있으나, 유럽은 독일 주변의 약간의 낙관주의를 제외하면 여전히 힘든 시장으로 남을 것 같다. 몇몇 로펌들은 최근 파리에서 철수했다.
미 · 영 로펌들 싱가포르에 베팅
아시아를 보면, 미국과 영국의 로펌들이 성장에 베팅하고 있는 유일한 시장은 싱가포르다. 실제로 최근 몇 년간, 우리는 홍콩시장에서 싱가포르로 투자를 옮기는 여러 로펌을 보아왔다. 또한 우리는 팬데믹 동안 로펌들이 북경과 상하이에서 그들의 오피스를 가동하는 것이 얼마나 힘든 일인지 얘기하는 것을 들어왔다. 몇몇 로펌들은 중국에서의 존재를 축소하거나 중국을 떠났다.
미국 시장은 전통적으로 가장 크고, 가장 수익성이 높은 법률시장이었지만, 로펌들은 여러 해 동안 국제적인 성장을 추구해왔다. 국제시장으로부터의 광범위한 철수를 예상하진 않지만, 우리는 인터내셔널 로펌의 운영이 몇 개의 거시경제와 지정학적 이유로 최근 수년간 더 복잡해지고 있다는 것을 목격하게 될 것이다. 그러므로 미국 로펌들이 향후 2년간 대부분의 성장기회를 그들의 국내시장에서 찾더라도 놀랄 일이 아니다.
◇업무분야별 전망(GROWTH OPPORTUNITIES AND CHALLENGES BY PRACTICE)=성장이 업무분야 중 어디서 올 것인가? M&A와 코퍼릿(corporate), 거래(transactional), 자본시장 업무에 대해선 최근 몇 년간 보아온 것보다도 로펌들의 전망이 더 혼재되어 있다. PE와 펀드, 투자관리(Investment Management) 업무에 있어서는 계속적인 증가를 기대하고 있다.
소송에 대한 전망도 견해가 섞여 있는데, 이전 해들에서보다는 더 적극적인 분위기가 감지된다. 로펌들은 또 규제(regulatory)와 조사(investigations), 컴플라이언스 업무와 파산, 재무조정에 대해서는 일이 늘어날 것이라는 데 낙관적이다. 비록 2022년 하반기엔 파산과 재무조정에서의 업무증가를 아직 보지 못했지만, 2023년엔 증가할 것으로 예상한다.
우리는 반독점과 환경, ESG 자문에서도 업무증가를 예상할 수 있다. 인사노무는 대형 로펌들이 힘든 업무분야로 보고 있다. 부동산과 IP는 전망이 혼재되어 있다. 몇몇 로펌들은 현재 활발한 활동과 예상을 보고하고 있는 반면 다른 로펌들은 덜 낙관적이다.
◇산업별 전망(GROWTH OPPORTUNITIES AND CHALLENGES BY INDUSTRY)=기술, 미디어, 정보통신 즉, TMT(Technology, Media and Telecommunications) 분야가 가장 큰 성장이 기대되며, 특히 기술 분야가 그렇다.
로펌들은 또 헬스케어, 생명과학, 에너지, PE, 펀드와 투자관리 클라이언트로부터의 성장을 보길 기대하고 있으며, 금융서비스에 대한 전망은, 로펌들이 핀테크 일에 대해 낙관적이지만 혼재되어 나타나고 있다. 로펌들은 프로젝트와 인프라, 운송(transportation), ESG, 호텔업에서도 성장을 예상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가 최근 몇 년간 보아온 것처럼, 부동산과 소매/소비재 분야는 다음 2년에 걸쳐 대형 로펌들에게 힘든 분야로 남게 될 것 같다.
리걸타임즈 김진원 기자(jwkim@legaltimes.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