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정부에 거는 기대
이명박 정부에 거는 기대
  • 기사출고 2007.12.29 1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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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대통령'을 지향하는 이명박 후보의 대통령 당선에 변호사들도 큰 기대를 걸고 있다. 특히 기업 관련 사건을 많이 다루는 대형 법률회사들이 그의 경제를 중시하는 국정운영방침에 각별한 관심을 보이고 있다.

◇김진원 기자
우선은 이명박 대통령 당선자가 누차 강조하고 있는 기업의 투자 활성화 분위기 조성이다. 이 당선자는 당선후 처음 가진 기자회견에서 "기업들이 그동안 반(反) 시장적, 반 기업적 분위기 때문에 투자를 꺼려왔다"며, "경제인들을 직접 만나고, 외국인 투자를 위해 구체적인 접촉을 하겠다"고 역설했다. "누가 대통령이 되느냐만 가지고도 투자분위기가 달라질 것"이라고도 했다. 경제가 어려운 원인을 기업들의 투자 부진에서 찾고, 선거 운동 당시 자신의 첫번째 캐치프레이즈였던 '경제 살리기'를 '기업의 기(氣) 살리기'에서 부터 시작하겠다고 밝힌 것이다.

로펌들이 기업의 활발한 투자를 반기는 이유는 간단하다. 투자가 일어야 일감이 생기기 때문이다. 새 사업에 들어갈 돈을 조달하고, 공장을 짓고, 계약을 체결하는 모든 과정이 변호사들에게는 시장이고, 새로운 수요 창출이다. 기업이 움직여야 기업변호사들도 바빠지고, 일이 들어오게 돼 있다.

실제로 한 동안 기업들이 투자에 적극 나서지 않는 바람에 로펌에 따라서는 금융팀 등의 경기가 예전같지 못했다는 얘기도 들렸다. 기업들이 돈을 빌리지 않아 그만큼 일이 줄어 들었기 때문이다.

좀 다른 얘기지만, 경기가 좋지 않아도 변호사들이 바쁜 경우가 있다. IMF 위기때를 생각해 보면 쉽게 이해할 수 있다. IMF 당시 치솟는 환율과 이자 부담에 기업들이 속속 쓰러져 나가자 이들의 퇴출과 구조조정을 뒷바라지해야 했던 법률회사들은 밀려드는 '불황일감'으로 즐거운 비명을 지를 정도였다. 이무렵 '기업은 불황이지만, 로펌은 호황'이라는 말이 나돈 것도 무리가 아니었다.

하지만 불황으로 돈을 버는 게 과연 얼마나 갈 수 있을까. 당시 한 변호사는 기자에게 "로펌도 기업이 발전하고, 호황을 누리는 가운데 돈을 벌어야 한다"고 말했던 기억이 난다. 그게 선순환이요, 바람직한 발전 모델이라는 취지였다.

그렇지 않아도 국내 변호사업계는 곧 법률시장이 열려 영미 로펌이 몰려온다는 등 커다란 변화의 고비를 맞고 있다. 가뜩이나 얼마 안 되는 시장 규모에 공룡에 비유되는 대형 외국로펌들이 밀려들면 국내 로펌들은 더 이상 설 땅을 잃을 지도 모른다는 우려가 팽배해 있는 게 현실이다.

로펌들은 합병을 통해 몸짐을 불리고, 기업을 따라 해외 진출을 모색하는 등 위기를 기회로 살리자고 야단들이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이들의 자문을 기다리는 기업의 적극적인 투자와 활발한 기업활동이 전제돼야 로펌들의 이런 노력도 효과를 발휘하는 법이다. 투자가 활성화되고, 경제가 살아나야 하는 이치다.

이명박 당선자는 또 기자회견에서 "이제는 선진화로 가야 한다"며, "기초질서와 법질서를 바로 세우겠다"고 말했다. 법률가들은 법치를 확고히 하겠다는 그의 다짐에서도 이명박 정부에 기대를 걸고 있다.

본지 편집국장(jwkim@legal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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