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펌의 해외 진출
로펌의 해외 진출
  • 기사출고 2007.12.06 1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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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즈음 국내 로펌업계의 최대 화두중 하나는 외국 현지사무소 개설을 통한 해외시장의 개척이다. 국내에선 법률시장 개방을 앞두고 영 · 미 로펌의 진출에 대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지만, 밖으로는 우리 로펌들의 해외진출이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김진원 기자
중국과 베트남은 이미 국내 로펌들의 안마당이 돼 가고 있다. 북경, 상해, 호치민은 국내 로펌끼리의 경쟁을 의식해야 할 만큼 이미 여러 곳의 로펌이 진출해 발전을 계속하고 있다.

몽고를 지나 멀리 중앙아시아와 동구에도 우리 변호사들이 손길을 뻗치고 있으며, 중동의 파리로 불리는 두바이에도 조만간 우리 로펌의 간판이 올라간다는 소식이다. 또 다른 로펌은 얼마전 캄보디아에 현지사무소 개설을 신청했다.

얼마 전 기자가 찾았던 모 로펌의 대표변호사 사무실에선 인도, 파나마, 남아프리카 등의 지명이 칠판에 적혀있는 것을 목격할 수 있었다. 물론 진출 대상 후보지중 하나로 적어 놓은 것이다.

세계로 뻗어가는 한류 물결에 욘사마, 대장금만 있는 게 아니다. 우리 기업이 가는 곳이라면 세계 어디서든 우리 로펌, 우리 변호사를 만날 수 있다. 로펌의 변호사들이 한 손에 법전을, 또 한 손엔 계약서를 들고 세계 곳곳의 비즈니스 현장에서 활약하고 있다.

더욱 기분좋은 것은 이들 해외진출 로펌들로부터 들려오는 고무적인 얘기들이다. 로펌의 해외진출은 비즈니스 관점에선 일종의 투자라고 보아야 한다. 신시장 개척이고, 새사업 진출이다. 사람도 내보내야 하고, 돈도 마련해야 하며, 마땅히 초기 얼마간은 적자를 감수해야 할 지도 모른다. 하지만 해외 진출을 후회하는 소리는 아직 들리지 않는다. 오히려 '좀 더 일찍 진출했어야 했다'는 등 새 시장 진출의 성공을 예고하는 소리들이 여러 로펌에서 나오고 있다.

이런 가운데 법무법인 아주와 지평이 단순한 투자개념 이상의 해외 진출 전략을 모색하고 있어 한번 더 곱씹어보게 한다.

구소련 지역과 동구를 중심으로 이른바 유라시아 벨트를 구축하고 있는 아주의 김진한 대표변호사는 로펌의 해외 진출을 일종의 '노블레스 오블리주(지도층의 사회적 책무)'로 풀이했다. 수출 한국의 최전방에서 '기업의 진정한 동반자' 역할을 하는 게 로펌의 사명이요, 존재 이유라는 것이다. 그는 이런 적극적인 역할 모색을 통해 로펌 비즈니스에 대한 개인적인 회의도 극복할 수 있었다고 소개했다.

지평의 발전계획에 들어 있는 '아시아 로펌 그룹' 추진도 적지않은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뜻이 맞는 아시아 로펌, 아시아 변호사들과 긴밀한 협조관계를 구축해 아시아 비즈니스의 새 지평을 열어 가자는 의미라고 지평의 조용환 대표가 설명했다. 지리적으로 가까운 측면 뿐만 아니라 남미나 아프리카와는 역사발전의 경로 등이 다른 아시아의 고유성을 면밀히 분석한 끝에 나온 아시아 진출 전략임은 말할 것도 없다.

우리 로펌의 변호사들은 이런 전략과 비전을 품고 연일 해외로 향하는 비행기에 몸을 싣고 있다. 기업을 돕고, 한국 로펌의 노하우를 수출하기 위한 해외행이다.

본지 편집국장(jwkim@legal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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