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스쿨 졸업생의 일자리
로스쿨 졸업생의 일자리
  • 기사출고 2007.10.16 1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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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준성 센터장]
로스쿨 제도를 시작하기 위한 준비가 한창이다. 이런 준비는 40여년간의 역사를 지닌 한국형 사법 시험 제도를 대체하는 것이라서 더욱 관심이 높다. 과연 로스쿨 제도가 한국에서 제대로 안착 가능한 것인가. 안착이 되려면 무슨 필요충분 조건이 갖춰져야 하는가.

◇김준성 센터장
로스쿨 제도가 성공하려면 졸업생의 일자리문제가 잘 풀려야 한다. 이를 위해서 우리보다 조기에 로스쿨 제도를 만들고 배출한 영국과 미국의 로스쿨 제도를 볼 가치가 있다.

영국의 로스쿨의 역사는 깊다. 영미법을 근간으로 판례중심의 교육을 해 온 영국의 경우를 보자.

영국의 로스쿨 출신들은 어디서 무엇을 하고 지내는가. 이들은 상당히 많은 졸업생들이 영국 법조계에서 일하고 있지는 않다. 50% 이상이 로펌에서 일하면서 해외근무를 하는 중이다.

영국에 있는 로펌들은 글로벌 법률시장에서 해외 클라이언트를 다수 확보하여 일하게 한다. 그래서 영국밖에서 이들 영국 로스쿨 출신들이 직장을 갖고 생활하는 것이다. 클리포드 챤스( Clifford Chance) 같은 로펌에 취직을 하면 30% 정도만 영국에서 일한다. 나머지 70% 에 육박하는 클리포드 챤스 소속 변호사들은 해외근무를 한다. 클라이언트가 대부분 해외에 존재하는 입장에서 이런 상황이 전개되는 것은 당연한 일인지도 모른다.

'알랜 엔 오베리( Allen & Overy)'에서는 소속 변호사 45% 정도가 해외에 일하는 중이다. 이들이 영어 역량이 좋아서 만이 아니다. 각 지역에서의 법률 분야(Law Department)에서의 수요를 정확하게 파악하고 잘 다룰 수 있는가가 바로 ' 알랜 엔 오베리'의 신입 변호사 채용과정에서 핵심 포인트가 된다고 보면 된다. 런던에 본사를 둔 '알렌 엔 오베리'의 65% 이상의 변호사들이 외국에서 일하는 중이다.

영국의 로스쿨들은 글로벌 법률시장이 그만큼 성장 속도가 높다는 것을 인지하고 관련 커리큘럼을 강화하고 있다.

미국의 로스쿨 출신들도 국내 못지않게 해외에서 벌어 들이는 돈이 많다. 1986년 미국의 로펌 등이 벌어들인 돈이 970만달러였다. 해외 진출이 확대된 1999년엔 미국 법률 서비스직업 시장에서 무려 25억달러의 순이익을 남겼다. 미국은 로스쿨 출신들을 더욱 해외 법률시장으로 취업하도록 하는데 치중해서 성공하고 있다.

우리 로스쿨의 미래는 치열한 경쟁에 노출된다고 보면 된다. 입학과정에서도 높은 경쟁률을 보일 것이지만, 로스쿨 졸업생들이 취직을 하는 과정도 쉽지 않을 것이다. 로스쿨 출신중에서 변호사시험에 합격하는 사람과 합격하지 못하는 사람들로 인력이 이원화될 것이다.

로스쿨을 나왔으나 변호사 자격시험에 패스하지 못하는 사람들을 위한 일자리 정책도 준비되어야 한다. 이를 테면 제너럴 일렉트릭의 비즈니스 리스크를 예방해 주는데 기여하는 'Early Warning System', IBM의 'Global Checking System' 같은 곳에 취직해서 일할수 있는 국제화역량을 함양해 줘야 할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국제 상법, 국제 경제법, 국제 민사법 등을 로스쿨에서 가르치는 것도 한 방법이 될 것이다

로스쿨 출신 변호사들이 취직하는 경쟁률도 생각만큼 용이하지는 않을 것이다. 이런 상황은 다른 나라의 로스쿨 출신 변호사들이 한미 FTA 등 FTA 직업 환경에 노출되면서 더욱 가중될 것이다.

미국의 '아메리카 로이어( American Lawyer)'가 분석한 자료에 의하면 미국의 대형로펌중 수위를 차지하는 '베이커 엔 맥캔지 ( Baker & Mckenzie)'소속 변호사의 83%가 해외에 근무하는 것으로 조사되고 있다. 이런 여건에서 한국의 로스쿨 제도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인력 양성의 국제화, 로펌의 해외진출 촉진을 위한 정책 유도가 더욱 강화돼야 한다는 점이다.

한국 로펌들의 해외 진출은 아직은 초기 단계에 머물고 있는 상황이다. 로펌들이 해외 시장을 개척하는데 정책적인 지원을 소홀히 한 채 로스쿨 제도를 시작한들 로스쿨 출신들이 찾아갈 일자리는 그렇게 넓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이런 여건에서 벗어나야 한다. 이를 통해서 로스쿨 출신들이 취직을 하는 환경이 더욱 활성화돼 가야 할 것이다. 그것이 로스쿨 시스템이 성공적으로 안착할수 있는 조건이 될 것이다.

김준성 연세대 통일연구원 남북한직업연구센터장(korealo@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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