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걸타임즈 신년인터뷰] 21년간 PH 도약 이끈 Zachary 회장
[리걸타임즈 신년인터뷰] 21년간 PH 도약 이끈 Zachary 회장
  • 기사출고 2022.02.08 0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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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객 따라 전 세계로…미래에 집중"

미국 로펌 폴 헤이스팅스(Paul Hastings)가 지난해 10월 11일 경영진 교체에 관한 의미 있는 보도자료를 전 세계에 배포했다. 서울사무소 개설에도 매우 적극적이었던 것으로 알려진 자카리(Seth M. Zachary) 폴 헤이스팅스 회장이 3년씩 모두 일곱 번 즉, 21년의 계속된 임기를 마치고 2022년 10월 회장직(chairman)에서 물러난다는 내용으로, 자카리 회장은 1951년 LA의 지역 로펌으로 출발한 폴 헤이스팅스를 성공적인 글로벌 브랜드로 발전시킨 법률산업의 신화적인 존재로 명성이 높다. 대부분의 한국 로펌에선 창업주가 아닌 한 파트너 정년 등에 묶여 이처럼 오랜 기간 회장이나 매니징 파트너로 로펌을 이끄는 경우가 드물지만, 미국 로펌에선 탁월한 경영능력으로 장기간 로펌의 최고 책임자로 재임하며 후배 변호사들을 지휘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총매출, PEP 3배 증가

폴 헤이스팅스에 따르면, 자카리 회장의 임기 동안 총매출과 지분파트너 1인당 수익(PEP)은 3배로, 변호사 1인당 매출(RPL)은 두 배로 늘어났다. 사무실 숫자도 아홉 개에서 21개로 늘어났고, 전체 변호사 수도 654명에서 현재 약 1,000명으로 거의 두 배로 증가했다. 폴 헤이스팅스는 아메리칸 로이어(The American Lawyer) 집계 결과, 2020년 13억 1,012만 6,000달러의 매출을 올려 매출 기준 전 세계 34위를 차지했다. PEP는 3,903,000달러로 전 세계 15위다.

◇21년간 폴 헤이스팅스의 글로벌화, 도약을 이끌고 오는 10월 물러나는 Zachary 회장이 후임 매니징 파트너인 Frank Lopez(우), Sherrese Smith(좌)와 포즈를 취했다.
◇21년간 폴 헤이스팅스의 글로벌화, 도약을 이끌고 오는 10월 물러나는 Zachary 회장이 후임 매니징 파트너인 Frank Lopez(우), Sherrese Smith(좌)와 포즈를 취했다.

자카리 회장이 재임 중 이처럼 커다란 성장을 이끌어낸 비결이 뭘까. 그는 과거가 아니라 미래를 바라보려고 했다고 말했다.

그는 "업무분야의 미래에 집중하고, 미래에 클라이언트에게 어떻게 서비스할 것인가가 가장 중요하다"며 "우리는 지리적인 위치와 실무영역 사이의 모든 막을 제거하고 클라이언트 서비스 수준에 있어서 균일성을 추구했다"고 강조했다.

리걸타임즈가 폴 헤이스팅스 서울사무소를 방문, 뉴욕 본사와 연결된 줌(Zoom)을 이용해 뉴욕사무소에 상주하는 그를 인터뷰했다. 글로벌 로펌의 회장이 새해 첫 인터뷰의 주인공이 된 셈이다.

글로벌 로펌으로 성공

-과거 서부개척 시대에 미국의 젊은이들이 금을 캐러 서부로 서부로 몰려갔다면 폴 헤이스팅스는 미 동부로 진출해 전국 로펌(National Law Firm)이 되고 이어 전 세계로 진출해 글로벌 로펌(Global Law Firm)으로 성공하고 있다. 로펌의 세계화가 필요한 이유는 무엇인가.

"우리가 미 동부를 넘어 유럽, 아시아, 라틴 아메리카로 진출한 이유는 간단히 말해서 세계가 변하고, 우리의 클라이언트인 가장 성공적인 은행, 사모펀드, 기업이 세계 각국에 영업과 이해관계를 갖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자금의 흐름이 전부 글로벌화되었고, 경계의 의미가 줄어들었으며, 우리가 파악하는 새로운 경제, 즉 글로벌 경제에 참여하는 것이 우리에게는 중요했다(We globalized beyond the East to Europe, Asia, and Latin America, simply because the world is changing and our clients, by that point, the most successful banks, private equity firms, corporates, began to have operations and interests around the world. The flow of capital became entirely global as boundaries became less significant, and it was important for us to participate in what we saw as a new economy, which was global)."

-2012년 가을에 개설된 서울사무소는 성공적인 것으로 보인다. 다만, 서울사무소 매출이 폴 헤이스팅스의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그렇게 크지 않을 것으로 추측되는데, 그럼에도 서울사무소가 폴 헤이스팅스에 중요한 이유는 무엇인가?

클라이언트의 선도적 지위 등 고려

"우리는 프랙티스의 성과를 여러 측면에서 판단한다. 사무소 하나만 보면 서울사무소의 매출이 전체 글로벌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지 않다는 것은 사실일 것이다. 소송, 특히 지적재산권 관련 소송과 자본시장 등에서 우리는 거래의 규모, 요구되는 전문성의 정도, 클라이언트의 선도적 지위 등을 고려한다. 이런 관점에서 서울사무소는 폴 헤이스팅스의 톱 오피스 중 하나이다(We judge the performance of a practice several ways. That would be correct, as an office, the revenues of the Seoul office are not large compared to our global revenues. A litigation, particularly an intellectual property litigation, capital markets, we look at the size of a transaction, the sophistication of a transaction and the leading nature of a client. If we look it that way, the Seoul office is among the top offices of the firm as a contributor).

-한국 로펌들도 중국과 동남아 등에 여러 해외사무소를 가동하고 있다. 해외사무소 운영의 성공요건은 무엇인가?

"우리는 해외사무소가 진행한 업무의 뛰어남, 수익성, 전문성, 그리고 해당 업무가 전체 회사의 명성과 글로벌한 성격의 우리 프랙티스 그룹에 어떠한 공헌을 했는지 등 해외사무소에서 진행한 업무가 전체 회사의 프랙티스와 어떠한 관계에 있는지를 기준으로 평가한다. 그래서 우리는 글로벌하게 생각하는 지역 프랙티스와 파트너를 찾고 있다. 우리는 글로벌한 니즈가 있는 지역 경제의 일부인 클라이언트를 대리하는 파트너들에게 집중하고 있다. 이것이 우리가 사무소를 평가하고 해당 사무소가 우리의 글로벌 프랙티스에 영향을 미치는 방법이다(The way we have evaluated that is the relationship of the work that done in a foreign office to the overall practice of the firm, the excellence of the work, the profitability of the work, the sophistication of the work, and whether the work done in that foreign office add to the prestige of the firm and contribute to our practice groups which are global in nature. So, what we do have to look for is a local practice and partners who think globally. We are focused on partners who represent clients as a share of the local economy in their global needs. That's how we evaluate the office and how it impacts our global practice)."

◇뉴욕사무소에 상주하는 Zachary 회장이 1월 하순 리걸타임즈와 줌을 이용해 화상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뉴욕사무소에 상주하는 Zachary 회장이 1월 하순 리걸타임즈와 줌을 이용해 화상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한국 로펌에선, 탤런트 워(talent war)라고까지는 말하기 어렵지만 대형로펌에 근무하는 중견변호사들이, 요즘에는 주니어 변호사까지 IT 기업 등의 사내변호사로 활발하게 진출하면서 실무인력난이 커다란 고민거리로 등장하고 있다.

젊은 변호사들 경력 목표 다양

"미국에서의 상황도 다르지 않다고 생각한다. 주니어 변호사를 고용하고 유지하는 데 여러 가지 이유로 경쟁이 심해지고 있다. 하나의 이유는 이전 세대에 비해 그들의 경력 목표가 매우 다양하다는 점이다. 산업이나 학계에서 일하고 성취할 수 있는 기회가 많이 있다. 그러므로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세 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첫째, 우수한 인력을 확보하기 위해 최고 수준의 보상을 제공해야 한다. 둘째로, 우수한 성장의 기회를 제공하여야 한다. 우리는 그들이 PH에서 일하면 최고의 트레이닝과 함께 최고의 변호사가 될 수 있다고 믿을 수 있게 해주어야 한다. 셋째로, 젊은 변호사들의 입장에서 그들의 목표와 어려운 점을 존중하고 이해해 주어야 한다. 우리가 이 세 가지를 모두 할 수 있다면 뛰어난 변호사들을 채용하고 유지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I think we have the same situation in the U.S . It's very competitive to hire and retain junior lawyers and that's for a variety of reasons: one is that their career goals are much more varied than the generation before them, the opportunities in industry and in academia for them to work and find fulfilling roles. So what we can do is three folds. First, we have to compete at the very top of the compensation schedule for our very best talent. Secondly, we have to offer them an exciting professional journey. We have to have them believe that by staying at PH, they are becoming the very best lawyers they could be with the very best training And thirdly, we have to respect and understand their goals and challenges from their perspective. If we can do all three, we believe we can hire and retain top talents)."

-스타트업을 창업해 대박을 꿈꾸는 젊은이들이 많이 나오는 등 로스쿨에 대한 인기가 예전 같지 않은 것 같다.

변호사 일은 고객 돕는 장기적인 헌신

"변호사가 되려고 생각 중인 학생들에 대한 나의 조언은 변호사가 가족을 부양할 매우 좋은 방법이라는 것이다. 변호사가 되면 머리를 써야 하고, 다른 사람을 그들의 가장 복잡한 문제와 관련하여 도와야 한다. 뛰어난 사람들과 일하여야 하고, 클라이언트의 사업도 이해해야 한다. 또한 당신의 회사와 고객의 성공을 위해 장기적으로 헌신해야 한다. 변호사가 되는 것이 부자가 되는 확실한 방법은 아니다. 그것은 좋은 변호사가 되고, 클라이언트를 알고 그들이 성공할 수 있도록 도우며, 동료들을 위한 장기적인 헌신이다. 만약 이러한 경험이 매우 보람된다고 생각되고(나는 그렇게 생각한다), 당신이 최고의 방법으로 당신의 고객을 도울 수 있다면, 당신은 장기적으로 성공할 수 있고, 사회에서 경제적으로 성공한 구성원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파트너십에서 경험할 수 있는 기쁨, 이러한 여정을 파트너와 함께하는 기쁨도 있다. 나는 아무리 많은 좋은 대안이 있더라도, 이러한 여정에 매력을 느끼는 훌륭한 학생들이 꼭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My advice to students who are considering being lawyers is that being a lawyer is a tremendous way to support your family. You get to use your brain. You get to help other people with their most complex problems. You get to work with brilliant people. You get to understand the businesses of your clients. And you can make a long-term contribution to the success of your firm and to the success of your clients. So, it's not a sure term 'get rich' journey. It's a long-term commitment to becoming a brilliant lawyer, to getting to know and help your client succeed and to your colleagues and if that joint of experience that, I think, can be extremely rewarding and if you are good enough to prove that you can help your clients in the most distinguished and special way, you can be a successful, economically successful member of society over the long haul. There’s also a joy of partnership, sharing that journey with your partners. And I think that no matter how many great alternatives there are, there will be brilliant students who see that journey as an exciting one)."

-한국 로펌들에선 파트너 정년이 점점 낮아지고 있다. 이에 따라 매니징 파트너도 갈수록 젊은 변호사들이 이어받고 있다.

44세에 매니징 파트너 취임

"내 생각에는 세상 모든 곳이 젊어지는 것 같다. 미국에서 로펌의 정년은 보다 유연하고 일반적으로 65세에 시작된다. 나의 뒤를 이을 매니징 파트너는 47세이다. 내가 이 여정을 시작했을 때, 매니징 파트너가 되었을 때 나는 44세였다. Chairman이 되었을 때는 47세였다. 나는 그저 그 일을 오래 했을 뿐이지만, 보다 젊은 사람이 그 일을 할 수 있는 최고의 사람이라면 그 사람이 일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나는 그게 좋다고 생각한다. 나의 뒤를 이을 Frank Lopez는 내가 그 나이였을 때 내가 지녔다고 생각했던 성숙함을 모든 면에서 지니고 있다. 그의 나이에 나는 그가 보다 유리한 위치에 있다고 생각하고 그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I think the world is getting younger everywhere. We have in the U.S. probably retirement ages in law firms that are more flexible and generally begin around 65. I think that the partner who's going to be succeeding me is 47. When I started this journey, I was the managing partner of the firm at 44 and then the chairman at 47 as well. I've just been around a long time, but I think that that person should have the job if the best person is younger. I think that’s great. I think that Frank Lopez who's succeeding me has all the maturity that I thought I had at that age and his age I think he's actually probably an advantage. I think that's a great thing)."

-2022년 세계 법률시장 전망은 어떻습니까?

"변동성 예상…낙관적 진행"

"올해를 매우 긍정적인 방법으로 시작했다고 생각한다. 자본시장과 M&A 시장, 소송 시장은 매우 활발하게 돌아가고 있다. 그러나 세계 경제를 전망하는 전문가들은 높은 불확실성을 인지하고 있다. 시장에선 모두 보다 높은 변동성을 예상하고 있고, 내 생각에 이는 불가피하게 법률시장을 위축시키는 결과를 가져올 것 같다. 그러나 지금은 우리가 직면한 흥분, 도전과 함께 낙관적으로 진행하고 있다(I think that the year is starting off in a very positive way. The capital markets and the M&A markets and the litigation markets right now is strong, but any intelligent observer of the global economy recognizes a great uncertainty. The markets are all predicting a greater volatility and I think that inevitably could have a dampening effect on the legal market. But right now, we are proceeding with optimism and with a very full play of excitement and the challenges that we aer in)."

◇Seth Zachary 회장
◇Seth Zachary 회장

-한국의 무역규모가 세계 8위라는 보도도 있다. 이번엔 한국 법률시장에 대한 평가, 향후 발전 가능성에 대한 의견 부탁드립니다.

"한국은 유명 글로벌 테크놀로지 회사와 제조업체를 다수 보유한 세계에서 가장 큰 선도 산업경제 중 한 곳이다. 나는 한국의 법률시장이 양적으로 계속 성장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우리 로펌은 이러한 시장에서 크로스보더의 성격을 지닌, 특히 아웃바운드 업무에 집중할 것이다. 한국의 주요 기업과 금융기관의 해외에 대한 투자가 계속되고 있으므로, 크로스보더 법률서비스 시장은 계속 성장할 것이라고 생각한다(Korea is one of the largest leading industrial economies in the world having many renowned global technology and industrial companies. I believe the Korean legal services market will continue to grow in size. Our firm's focus is on the cross-border nature, particularly the outbound, of this market. As Korea's leading corporations and financial institutions continue to invest overseas, I believe the cross-border legal services market will continue to expand)."

-한국 로펌에 대한 평가와 향후 발전 전망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합니까?

"한국 로펌 열정과 비전 인상적"

"시장을 선도하는 한국의 로펌들은 과거 20년 동안 질과 양 모든 측면에서 인상적인 성장을 보여줬다. 운이 좋게도, Chairman으로 재직하는 동안 여러 차례 서울을 방문했고, 한국 대형로펌의 경영진과 만날 기회가 있었다. 그들의 열정과 비전이 매우 인상적이었다. 나는 한국의 로펌들이 계속 성공적으로 성장할 것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 내 생각에는 M&A와 소송 같은 분야에서 한국 로펌과 글로벌 로펌이 각각의 클라이언트를 보다 효과적으로 대리하기 위해 협력할 기회가 많을 것 같다(Leading Korean law firms have displayed imperssive growth and expansion both in quantity and quality during the past 20 years. During my tenure as Chairman, I had the fortune of visiting Seoul on multiple occasions and have had chances to meet with the management of some glaer Korean law firms. I was extremely impressed with their ambition and vision. I have no doubt Korean law firms will continue to expand successfully. I think there are areas such as M&A and litigation where both Korean firms and international firms can cooperate to represent our respective clients more effectively)."

-한국도 10여 년 전 전통의 고시제도를 버리고 변호사 양성제도를 미국식 로스쿨로 바꾸었다. 1년에 1,500명이 넘는 신규 변호사가 배출되면서 로스쿨 졸업생의 취직난 등 여러 문제가 나오고 있는데, 까마득한 후배들인 로스쿨 학생이나 주니어 변호사들에게 장래 훌륭한 변호사로 성장하기 위해 특히 어떤 점에 신경 써야 하는지 조언 부탁드립니다.

"법률서비스 수요 계속 증가 예상"

"한국 경제가 보다 고도화되고, 규제가 강화되면서, 민간과 공공분야 모두에서 법률서비스에 대한 수요가 계속 증가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한국의 미래 변호사들이 법률시장의 국내적인 측면은 물론 글로벌 트렌드와 이슈에 대한 이해도 보다 깊어지길 바란다(As Korean economy becomes more advanced, complex and regulated, I believe that there will be increasing demands for legal services whether in the private sector or public sector. As Korea's future lawyers, I hope they will gain greater understanding of not only the domestic aspects of the legal services market but the growing global trends and issues)."

리걸타임즈 김진원 기자(jwkim@legal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