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걸타임즈 특집=2021 Lawyers of the Year] 국제중재 l 이승민 변호사
[리걸타임즈 특집=2021 Lawyers of the Year] 국제중재 l 이승민 변호사
  • 기사출고 2022.01.12 0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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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재 서비스 수출하는 '국제통'…한국 상품 아닌 '인터내셔널 브랜드' 표방

"이곳 싱가포르에선 'Peter & Kim'이란 브랜드를 한국 상품으로 판매하지 않습니다. 'Peter & Kim'은 인터내셔널 브랜드입니다. 물론 어느 한쪽이 한국 당사자인 사건이 여전히 많지만, 한국 당사자와 무관한 'truly international'한 사건들이 많이 의뢰되고 있고, 그러한 비중을 더 늘려 나가려고 노력 중입니다."

2020년 10월부터 사실상 한국 로펌 최초의 싱가포르 오피스인 법무법인 피터앤김의 싱가포르 사무소를 이끌고 있는 이승민 변호사는 피터앤김의 싱가포르 전략을 한마디로 이렇게 요약했다.

◇이승민 변호사
◇이승민 변호사

한국의 국제중재 법률서비스 수출이 싱가포르 사무소가 지향하는 목표로, 부임 후 첫 1년의 성적표는 매우 성공적이라고 한다. 목표로 잡았던 매출의 몇 배를 기록한 가운데 2022년까지 라인업 된 분쟁들을 챙기느라 얼마 전 싱가포르 변호사 1명을 어소시에이트 변호사로 추가 채용해 모두 4명의 변호사가 포진하고 있는데도 모두들 휴가 갈 생각을 하기 어려울 정도로 바쁜 일정을 보내고 있다고 했다.

이 변호사에 따르면, 피터앤김 싱가포르 사무소가 처음 맡은 싱가포르 중재사건도 한국과는 전혀 관련이 없는 싱가포르 당사자 vs 호주 당사자 분쟁이었다.

첫 사건도 순수 국제분쟁

이승민 변호사 팀은 또 싱가포르 당사자를 대리해 말레이시아 주정부를 상대로 본격적인 분쟁 제기에 앞선 공방을 주고받고 있으며, 일본 로펌의 의뢰로 싱가포르에서 해결하기로 한 일본 당사자와 미국 당사자간 분쟁에선 일본 당사자를 대리하고 있다.

말레이시아 주정부를 상대로 한 분쟁은 ISDS 제기 등 분쟁이 본격화될 경우 분쟁금액이 수조원대에 이를 것으로 추산되는 큰 분쟁으로, 이승민 변호사는 "싱가포르 대리인이 피터앤김을 선임한 이유는 피터앤김이 국가를 상대로 소송하는 전문가들이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이와 함께 한국의 한 대기업 계열사가 싱가포르 기업을 상대로 제기한 수백억원대의 대한상사중재원 중재에서 싱가포르 기업을 대리하고, 일본의 종합무역상사가 한국의 유명 건설사를 상대로 제기한 400억원대의 싱가포르국제중재센터(SIAC) 중재에선 한국 건설사를 대리해 방어에 나서는 등 피터앤김 싱가포르 사무소가 전방위로 활동반경을 확대하고 있다.

싱가포르 분쟁에 우선적 선택

피터앤김은 인도네시아 당사자와 오만 당사자가 한국 당사자를 상대로 각각 제기한 SIAC 중재에서 해당 외국 당사자를 대리하고 있다.

이승민 변호사는 "지난달에 수임한 한 국내 기업의 싱가포르 내에서의 프로젝트에 관련된 분쟁처럼 전에는 싱가포르 로컬 펌이나 인터내셔널 로펌에 갈 만한 사건들이 싱가포르 사무소 개설 이후 피터앤김에 의뢰되고 있다"며 "싱가포르에서 진행되는 중재나 싱가포르 당사자가 관련된 분쟁에서 피터앤김이 우선적으로 선택받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고무적으로 이야기했다.

◇이승민 변호사 약력
◇이승민 변호사 약력

물론 한국 로펌이 싱가포르에서 한국 당사자가 관련되지 않은 순전히 인터내셔널한 사건을 공략하는 게 쉬운 일은 아니다. 이 변호사는 '한국 로펌'이라는 딱지를 떼고 'international law firm'이라고 표방하는 순간 'best friends'였던 로펌들이 경쟁적으로 우리를 바라보고 경계태세를 갖춘다고 현지 분위기를 전했다.

SIMC 홍보비디오 출연

그러나 싱가포르 국립대에서 LLM(법학석사) 학위를 받은 '싱가포르통' 이승민 변호사는 특유의 에너지 넘치는 자세로 동남아 시장을 개척하고 있다. 이 변호사는 부모님이 오랫동안 거주한 싱가포르는 제2의 고향 같은 나라라고도 말했다. 이 변호사는 싱가포르조정센터(SIMC)의 요청으로 SIMC 홍보비디오에 출연하기도 했으며, SIMC 전문 조정인, SIAC 한국 평의회 위원과 중재인, 말레이시아에 있는 AIAC 중재인 등을 겸하고 있다.

"코비드19 상황이 호전되면, 싱가포르에서 한두 시간 거리인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태국 등지로 폭을 넓혀 본격적으로 국제사건의 유치에 나설 계획입니다."

싱가포르에 '국제로펌' 피터앤김의 브랜드를 내린 이승민 변호사는 내년엔 동남아 전역으로 한국의 국제중재서비스를 수출하러 다닐 거라고 거듭 의욕을 나타냈다.

리걸타임즈 김진원 기자(jwkim@legal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