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 코로나'가 아니라 여전히 '코로나 팬데믹'이 계속되는 가운데 또 한 해를 마감한다. 매년 반복되는 느낌이지만 다른 어느 해보다도 크고 많은 뉴스를 접한 2021년이다. 뉴스가 해마다 강도 높게 진화하고 있다.
1월 21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가 공식 출범했다. 3월 초 전격 사퇴한 윤석열 전 검찰총장은 내년 3월에 치러지는 제20대 대통령선거의 야당 후보로 뛰고 있다. 6월 1일 김오수 검찰총장이 취임했고, 대법원에선 6월 천대엽 대법관에 이어 오경미 대법관이 9월 취임, 여성대법관이 4명으로 늘어났다.
로펌가에선 주니어 변호사들까지 가세한 변호사의 로펌간 이동과 부티크행, 로펌 변호사의 활발한 사내변호사 진출을 빼놓을 수 없다. 로펌마다 비상이 걸리고, 메이저 로펌의 변호사 공백은 연쇄적인 변호사 스카웃으로 이어지며 중소 로펌까지 파장이 미치고 있다.
외국 로펌들 사이에선 가장 먼저 한국에 진출한 초창기 멤버 중 한 곳인 영국 로펌 Clifford Chance가 지난 여름 서울사무소를 접고 철수했다. 그 대신 미국 로펌 Gordon, Rees, Scully and Mansukhani가 지난 7월 외국법자문법률사무소 인가를 받아 외국 로펌의 서울사무소 29곳은 변함없이 유지되고 있다.
한국시장을 포함해 전 세계적으로 M&A 거래가 역대 최고치를 갱신하며 질주하고 있다. IPO와 해외채권 발행도 지난해에 이어 열풍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 변호사들은 테이퍼링에도 불구하고 내년에도 M&A 거래가 활발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기업송사 중에선 지난 9월에 나온, 신창재 교보생명 회장의 판정승으로 평가되는 어피니티 컨소시엄과의 2조원대 '풋옵션 분쟁' 중재판정, 지난해 1심 승소에 뒤이은 미래에셋자산운용의 중국 다자보험과의 7조원대 미 호텔 매매계약 해지 최종 승소, 지난 6월 서울중앙지법에서 선고된 넷플릭스는 SK브로드밴드에 망 사용료를 지급할 의무가 있다는 TMT 분야의 소송 등이 앞자리에 소개된다.
지난 5월 대한변협이 변호사들의 법률 플랫폼 이용을 금지하는 변호사광고규정 및 윤리장전을 개정하면서 시작된 로톡과 변협, 서울변호사회 등 변호사단체와의 갈등도 올해 빼놓을 수 없는 주요 이슈로 거론된다. 법무부가 지난 8월 법률 플랫폼은 변호사법 위반이 아니라는 입장을 밝혔지만, 변협이 로톡을 탈퇴하지 않은 변호사를 특별조사위원회에 회부한 가운데 양측의 대치는 아직 현재 진행중이다.
지난 한해를 둘러보는 이유는 보다 나은, 희망찬 새해를 맞이하기 위함이다. 재야 법조는 나름 코로나19 팬데믹을 슬기롭게 극복하고 있다. 내년엔 코로나가 끝나려나. 진정 포스트 코로나, 한국 법조의 도약을 기원한다.
리걸타임즈 김진원 기자(jwkim@legal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