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소개] 박주영 판사의 《법정의 얼굴들》
[신간소개] 박주영 판사의 《법정의 얼굴들》
  • 기사출고 2021.12.12 2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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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사법정에 오게 된 사람들의 이야기

2019년 법정 에세이 《어떤 양형 이유》로 화제를 모았던 박주영 판사가 다양한 이유로 형사법정에 오게 된 사람들의 그늘진 이야기를 담은 두 번째 책 《법정의 얼굴들》을 최근 펴냈다.

그는 사법절차가 무력하다고 말했다. 재판은 오직 해당 사건에만 효력을 미치고, 어떤 범죄도 미리 막을 수 없다고 했다. 형사재판이 단죄하는 건 국가나 사회가 아니라 이미 발생한 오직 한 사건, 한 개인뿐이라며 이 지점이 그를 항상 무력하게 만들었다고 프롤로그에 적었다. 박 판사는 그리고 다시 펜을 들었다.

◇박주영 판사의 《법정의 얼굴들》
◇박주영 판사의 《법정의 얼굴들》

다양한 이유로 형사법정에 오게 된 사람들의 사연을 담은 현직 판사의 또 하나의 법정 에세이인 이 책은 그런 점에서 《어떤 양형 이유》의 속편으로 부를 만하다. 박 판사의 표현에 따르면, 《어떤 양형 이유》가 불복할 수 없는 상급심인 국민들께 올리는 1심 판결문이었다면, 이 책은 문장완성검사에서 화두처럼 주어진 질문에 대한 답변이라고 한다. 질문과 검사의 역할은 독자들 몫이다.

그는 이스라엘 대법원장을 지낸 아론 바락의 법관상, 정의를 좋아한다고 했다. 법문을 맥락과 함께 읽으며 때로는 적극적이고 때로는 소극적인 법관, 법문을 종착점이 아니라 출발점으로 삼는 법관, 법만 아는 게 아니라 사회문제와 사회의 여망을 아는 법관, 법이 전부라는 생각을 갖지 않는 법관, 사법이 권력이 아니라 봉사임을 알고 실천하는 법관, 법정에서 당사자의 이야기를 중단시키거나 교육하려들지 않는 법관, 실수를 인정할 줄 아는 법관 등이다.

리걸타임즈 김덕성 기자(dsconf@legal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