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 "자기 곡이라도 소속사 허락 없이 MR파일 복제했으면 복제권 침해"
[IP] "자기 곡이라도 소속사 허락 없이 MR파일 복제했으면 복제권 침해"
  • 기사출고 2021.06.06 1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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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 "음반제작자의 저작인접권은 저작권과 별개"

전속기간 중 전속계약사에서 음반을 만들면서 녹음해 놓은 악기 연주부분(MR파일)을 무단 복제해 간 경우 비록 그 곡을 작곡하고 직접 노래 부른 가수라 하더라도 소속사의 복제권을 침해한 것이어 손해배상책임이 인정된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제1부(주심 노태악 대법관)는 6월 3일 음반제작사이자 연예기획사인 파스텔뮤직이 "MR파일을 허락 없이 복제하여 음반제작자로서의 권리를 침해하였으니 손해를 배상하라"며 가수 겸 작곡가 차세정씨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소송의 상고심(2020다244672)에서 이같이 판시, 파스텔뮤직의 청구를 기각한 원심을 깨고, 원고 승소 취지로 사건을 서울서부지법으로 되돌려보냈다. 법무법인 우공이 파스텔뮤직을 1심부터 상고심까지 대리했다. 

파스텔뮤직은 2014년 8월 차씨와 전속계약을 체결하면서 '계약기간 중에 회사가 개발 · 제작한 콘텐츠는 파스텔뮤직에 귀속되고, 차씨에게는 저작권과 실연권을 인정한다'는 내용의 약정을 맺고, 전속계약 기간 중 차씨가 작곡한 56개의 곡으로 5장의 음반을 제작했다.

2년이 지난 2016년 11월 1일 파스텔뮤직은 차씨의 곡들을 포함한 1,688곡의 콘텐츠에 관하여 파스텔뮤직이 보유한 마스터 권리(음악 원본의 소유자로서 주장할 수 있는 일체의 권리)를 음악포털사인 벅스에 양도했고, 파스텔뮤직과 차씨는 14일 지난 11월 15일 전속계약을 해지했다. 이후 차씨가 파스텔뮤직 대표자에게 알리지 않고 파스텔뮤직의 녹음실을 방문하여 파스텔뮤직이 차씨의 곡들로 음반을 제작하는 과정에서 노래 없이 악기의 연주부분만을 따로 녹음하여 보관하고 있던 음악파일 일체(MR파일)를 외장 하드디스크에 다운로드 받아 갔고, 2017년 5월과 9월 난지 한강공원에서 열린 페스티벌에서 파스텔뮤직이 제작한 음반에도 포함된 '해열제'와 '시차'라는 차씨가 작곡, 실연한 곡을 불렀다. 이에 파스텔뮤직이, 차씨가 MR파일을 허락 없이 복제하였을 뿐만 아니라 위 각 공연에서 파스텔뮤직의 허락 없이 MR파일을 재생하여 공연, 파스텔뮤직의 음반제작자로서의 권리를 침해했다며 차씨를 상대로 1억 200여만원을 손해배상을 요구하는 소송을 냈다. 차씨는 항소심에서 "MR파일 음원의 작곡자이므로 MR파일에 대한 저작권자로서 정당한 복제권이 있고, MR파일을 2017년 5, 9월의 각 공연에서 재생한 사실도 없다"고 주장했다. MR파일에 대한 파스텔뮤직의 권리는 벅스에 대한 양도 대상에 포함되지 않았다.

대법원은 "이 사건 MR파일은 (원고가 제작한) 각 음반과 마찬가지로 음이 유형물에 고정된 것으로서 저작권법이 정한 음반에 해당하고, 이에 대한 음반제작자의 저작인접권은 그 음을 맨 처음 음반에 고정한 때부터 발생하고, 따라서 피고가 (원고가 제작한) 각 음반과 MR파일에 수록된 음악저작물에 대하여 저작자로서 저작권을 가지는 것과 별개로, 원고는 위 각 음반과 MR파일의 제작을 전체적으로 기획하고 책임진 음반제작자로서 그 음반에 대하여 복제권 등의 저작인접권을 가진다"고 전제하고, "피고가 비록 MR파일에 수록된 음악저작물의 저작재산권자이기는 하지만, 이와 같이 MR파일의 음반제작자로서 저작인접권자인 원고의 허락 없이 그의 음반을 복제한 이상, MR파일에 대한 원고의 복제권을 침해하였다고 볼 수 있다"고 밝혔다.

대법원은 또 "피고가 원고에게 MR파일에 대한 정당한 대가를 지급하지 않고 위와 같은 행위를 함으로써 원고에게 적어도 위 금액 상당의 손해가 발생하였다고 볼 여지가 있고, 이는 MR파일의 원본을 원고가 그대로 보유하고 있었다고 하더라도 마찬가지"라며 "MR파일에 대한 원고의 권리가 침해됨으로써 원고에게 현존하는 손해가 발생하였거나 장차 손해가 발생할 것으로 인정되지 않는다고 보아, 음반제작자의 복제권 침해를 원인으로 한 원고의 손해배상청구를 받아들이지 않은 원심의 판단에는 음반제작자의 권리 침해로 인한 손해 발생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거나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아니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고 판시했다.

리걸타임즈 김덕성 기자(dsconf@legal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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