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t Issue] 국민을 위한 법률서비스, 리걸테크의 필요성
[Hot Issue] 국민을 위한 법률서비스, 리걸테크의 필요성
  • 기사출고 2021.06.01 0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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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본환 로앤컴퍼니 대표]

13년 만에 공급이 3배 늘어난 시장이 있다. 변호사 시장이다. 대한민국 등록 변호사가 1만명이 넘을 때까지 100년(1906~2006년) 걸렸는데, 그로부터 8년 뒤에 2만명이 됐고, 5년 뒤인 2019년에는 3만명을 돌파했다.

그러나 정작 국민들은 변호사가 늘어난 걸 체감하기 어렵다. 여전히 '아는 변호사가 몇 명인지' 물어보면 73%가 "한명도 없다"고 답한다. 변호사 숫자가 늘면 자연스레 국민들의 법률서비스 접근성이 좋아지리라 예상했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았다.

◇김본환 로앤컴퍼니 대표
◇김본환 로앤컴퍼니 대표

변호사 입장에서도 국민과의 접점 부족은 아쉬운 점이다. 전통적인 수임 루트로 꼽혔던 '지인 소개'가 더 이상 통하지 않기 때문이다. 이 점은 통계로도 확인된다. 서울지방변호사회가 주기적으로 발표하는 '개업 변호사 1인당 평균 사건 수(한 달)'는 급락을 거듭해 최근엔 1.2건(2018년)까지 떨어졌다.

48%가 인터넷으로 변호사 탐색

이 와중에 '어떻게 변호사를 찾고 있는지'에 대한 질문에는 "인터넷을 통해서"라고 답한 국민들의 숫자가 앞서 2013년 조사에서는 단 20%였지만, 2019년에는 절반에 가까운 48%가 변호사 탐색 수단으로 인터넷을 꼽았다.

과거 오프라인의 전유물이라 여겨졌던 대부분의 일들이 오늘날 손안의 작은 스마트폰으로 옮겨져 온라인에서 이뤄지고 있다. 법률문제도 예외가 아니다. 국민들은 자신이 처한 문제 해결을 위해 스마트폰 검색으로 시작하는 것을 당연하게 여기고 있고, 이러한 경향은 앞으로 더욱 뚜렷해 질 것이다.

변호사와 의뢰인이 만나지 못하는 건, 양자 사이에 정보가 흐르지 못해서다. 변호사 수가 3만명이 넘어가도 국민들은 아직도 변호사 정보를 제대로 알기 어렵다. 이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리걸테크 산업을 발전시키고 활용해야 한다. 변호사는 자신의 정보를 투명하게 유통시키고, 국민들은 그 정보를 바탕으로 자신의 상황에 맞는 변호사를 찾을 수 있게끔 해야 변호사와 국민 모두가 만족할 수 있다.

'국민의 법률서비스 접근성 증대'를 목표로 세상에 나온 법률플랫폼 로톡은 지난 2014년 서비스 출시 이래 1,920만명이 찾았고, 총 51만건의 상담이 이루어졌다. 현재 로톡의 변호사 회원 수는 3,966명(전체 개업 변호사의 15.9%)인데, 이중에는 특히 경력 10년 미만의 청년변호사 회원이 78.7%에 달한다.

청년변호사 회원이 78.7%

또 로톡에 들어오는 사건 중에는 기존 법률시장에 관심을 두지 않았던 소상공인이나 개인에 대한 법률서비스 수요도 많다. 투명한 정보 공개를 바탕으로 법률서비스 접근성이 향상된다면 이러한 수요는 더욱 늘어나고, 결국 법률시장의 확대로 이어진다.

세상은 빠른 속도로 바뀌고 있다. 사람들은 투명한 정보를 보다 신속하게 얻고, 이를 판단의 근거로 활용하기를 바란다. 법률서비스 시장 역시 예외는 아니다. 이런 영역에서 플랫폼이 빠르게 확산하는 이유는 그만큼 가려웠던 부분, 즉, 국민의 불편함이 컸기 때문이다.

최근 대한변호사협회는 광고 규정을 개정하여 로톡과 같은 플랫폼에 가입만 해도 변호사를 징계하겠다고 발표했다. 이는 "로톡에서 사건을 수임하면 중개 수수료를 낸다"거나 "제대로 활동하기 위해서는 매달 광고비를 수백만원씩 내야 한다"는 잘못된 전제 위에 내려진 처방이다.

로톡에서 연간 2,700억원 규모의 사건 수임이 이루어지는 것으로 추정되지만, 로톡이 가져가는 몫은 0원이다. 전액 변호사들에게 귀속된다. 로톡은 현금흐름에서 아예 빠져 있으며, 중개 수수료 자체가 존재하지 않는다. 유일한 매출은 한달 단위로 노출되는 정액 광고인데, 25만~50만원 선이다. 로톡에서 광고하고 있는 변호사의 54.3%가 월 99만원 이하의 광고비를 지출하고 있다. 300만원을 초과하는 변호사는 3.5%에 불과하다.

변협이 오해를 풀고 법률플랫폼의 긍정적인 측면을 봐주기를 기대한다. 우려되는 지점이 있다면 함께 머리를 맞대고 풀어나갈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열린 마음으로 대화를 기다린다.

김본환 로앤컴퍼니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