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사] 5시간 반 동안 빌라 지하주차장 출입구 막은 벤츠 차주, 업무방해 무죄
[형사] 5시간 반 동안 빌라 지하주차장 출입구 막은 벤츠 차주, 업무방해 무죄
  • 기사출고 2021.05.11 1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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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지법] "보호대상 업무 인정 어려워"

빌라 지하주차장 출입구에 자신의 벤츠 차량을 주차해 다른 차량의 출차를 5시간 30분 동안 막았다가 업무방해 혐의로 기소된 빌라 거주자에게 무죄가 선고됐다. 업무방해죄의 보호대상인 업무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고, 업무방해죄의 고의도 인정하기 어렵다고 보았기 때문이다.

서울 종로구에 있는 빌라의 한 동에 거주하는 A씨는, 이 빌라의 다른 동 거주자 C씨와 지하주차장 사용 문제 등으로 분쟁을 이어 오던 중, 2019년 5월 9일 오후 11시 42분쯤 대리운전기사가 운전하는 자신의 벤츠 승용차에 탑승하여 이 빌라 지하주차장으로 들어간 후 C씨가 경호업무를 의뢰한 사설경호업체의 경호원 B씨의 승용차 앞 통로 부분에 자신의 승용차를 가로로 주차하게 한 다음 B씨에게 "차 뺄 때 연락하라"고 말한 뒤 다른 거주자와 만나 대화하다가 5월 10일 오전 1시 5분쯤 지하주차장으로 되돌아왔다. 그런 뒤 A씨는 B씨로부터 "차량을 운전하여 주차장 바깥으로 나가야 하니 승용차를 이동시켜 달라"는 요구를 받고 자신의 승용차에 탑승하여 8m 가량 후진하여 지하주차장 출입구 앞에 차를 주차시킨 뒤 계속하여 B씨로부터 B씨의 차량이 빠져나갈 수 있도록 A씨의 차량을 출입구에서 이동시켜 달라는 요구를 받았으나 이에 응하지 않다가 오전 1시 10분쯤 A씨가 음주운전이 의심된다는 B씨의 신고를 받고 현장에 도착한 경찰관들로부터 혈중알콜농도 측정 요구를 받게 되자 그대로 자신의 집 안으로 들어갔다.

경찰관들이 현관문을 두드리면서 밖으로 나올 것을 요구하는데도 오전 6시 44분쯤까지 약 5시간 30분 동안 밖으로 나오지 않은 A씨는 위력으로써 B씨의 경호와 차량 운전에 관한 업무를 방해한 혐의로 기소됐다. 도로교통법상 음주측정 거부 혐의에 대해서는 '경찰관의 음주측정 요구'가 있었다고 인정하기 어렵다는 취지에서 혐의없음(증거불충분) 처분이 내려졌다.

서울중앙지법 임광호 판사는 4월 22일 그러나 업무방해가 성립하지 않는다며 A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2020고단5585).

임 판사는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사건 당일 B가 자신의 차량을 운전하여 주차장 바깥으로 출차하려 한 행위가 경호업체 경호원으로서 수행해야 하는 경호업무의 범위에 포함된다고 보기는 어렵고, 이는 그저 개인적인 일상생활의 일환으로 행하여지는 사무에 불과한 것으로 평가되므로 업무방해죄의 보호대상인 업무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고, 설령 달리 보더라도 피고인에게 업무방해의 고의가 있었다고 인정하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임 판사는 "이 사건 당시 주차장의 상황은 피고인과 경호원들 사이에 갈등이 지속되어 온 외에 평소 관리 상태와 다름이 없었다"고 지적하고, "피고인이 경호원들의 다수 주차구역 점유로 인해 주차할 자리를 찾지 못하여 통로에 주차를 하게 된 상황도 그동안 빈번하게 벌어진 일이었고, 피고인은 언제든지 차를 이동시켜 줄 의사를 가지고 있었고, 실제 그렇게 행동했다"고 밝혔다.

이 빌라는 5세대가 거주하는 고급빌라로, 세대당 약 4면의 주차장을 가지고 있다. C씨가 입주한 이후 다른 전 세대를 관리하는 기존 업체와 별도의 관리업체를 선정하고 사설경호업체를 고용하여 시설경비업무를 담당하게 하면서 위 경호업체의 경호원들과 다른 입주자들 사이에 갈등과 분쟁이 시작되었다. 경호원들은 2018. 8.경부터 주차장 일부(기사대기실 등)를 점유 · 사용하고, 주차장에 경호원들의 차량을 수시로 4~5대까지 주차하여, 이 주차장을 공동 사용하는 A씨와 큰 마찰을 빚어왔다. 경호원들은 입주민과의 사소한 분쟁 내용을 채증하여 입주민을 상대로 접근금지가처분을 신청하기도 했으나 기각되었다.

임 판사는 "피고인이 주차장에 차량을 방치하고 이탈한 후 경찰관의 연락을 무시한 행동은 매우 부적절하였다고 할 것이지만, 이는 음주측정을 당하지 않기 위한 의도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며 "차량이 주차장 출입구를 막게 된 시각(01:09경) 및 이후 주차장 출입구에게 차량을 이동한 시각(06:44경), 평상시 주차구역이 부족하여 통로에 주차를 하였을 경우의 처리 관행, 경찰관이 출동하기까지의 일련의 과정 등을 합쳐보면, 피고인이 미필적으로나마 다른 입주민 차량의 출입을 방해하려는 의사를 가지고 이러한 행동을 하였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판시했다.

리걸타임즈 김덕성 기자(dsconf@legal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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