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 "산업단지 시설부담금 산정방식 변경됐어도 소급적용 불가"
[행정] "산업단지 시설부담금 산정방식 변경됐어도 소급적용 불가"
  • 기사출고 2021.04.26 0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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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 "산업입지법 개정은 정책변경의 결과"

산업입지법이 개정되어 산업단지 시설부담금 산정방식이 변경됐다. 개정법 시행 전 시설부담금을 부과하는 사안에 업체에 유리한 개정법을 소급적용할 수 있을까.

대법원 제1부(주심 박정화 대법관)는 3월 11일 대전 동구에 친환경 일반산업단지를 조성하는 개발사업을 시행하는 대전도시공사가 "시설부담금과 가산금 합계 8,000여만원을 납부하라"며 이 개발사업의 사업구역에 공장을 소유하고 있는 한과업체 A사를 상대로 낸 소송의 상고심(2020두49850)에서 개정법을 소급적용해 "피고는 원고에게 3,093만여원만 지급하라"고 판결한 원심을 깨고, 원고 승소 취지로 사건을 대전고법으로 되돌려보냈다. 소급적용할 수 없다는 취지다.

대전도시공사는 2018년 7월 대전 하소동의 하소 친환경 일반산업단지 개발사업과 관련하여 이 개발사업의 사업구역에 공장용지 2,951.2㎡와 그 지상 한과식품공장을 소유하고 있는 A사에게 '해당 부동산을 이전 또는 철거하지 아니하여도 산업단지 개발사업에 지장이 없다고 인정하여 존치건축물로 결정되었다'는 이유로 시설부담금 77,887,000원을 부과했으나 A사가 납부하지 않자, 시설부담금과 가산금 합계 80,223,000원을 납부하라는 공법상 당사자소송을 제기했다. 사건의 쟁점은 A사가 납부하여야 하는 시설부담금을 산정할 때 구 산업입지법 제33조 제3항을 적용하여야 하는지, 아니면 2018. 6. 12. 법률 제15679호로 개정되어 2018. 12. 13.부터 시행된 개정 산업입지법 제33조 제3항을 소급적용하여야 하는지 여부였다. 개정 산업입지법을 적용할 경우 A사가 부담해야 할 시설부담금은 3,093만여원으로 절반 이상 줄어든다. 항소심을 맡은 대전고법이 소급적용이 허용된다며 피고는 원고에게 3,093만여원만 지급하라고 판결하자 대전도시공사가 상고했다.

대법원은 "개정 산업입지법의 시행일인 2018. 12. 13. 전에는 구 산업입지법 제33조 제3항을 적용하여 존치시설물의 시설부담금을 산정 · 부과하여야 하고, 그 전에 부과가 이루어진 시설부담금에 관하여 개정 산업입지법 제33조 제3항을 소급적용하는 것은 허용되지 않는다고 보아야 한다"고 밝혔다.

대법원은 이렇게 판단하는 이유로, "산업단지 개발사업에서 공공시설 설치비용 중 어느 정도를 존치시설물 시설부담금으로 부과 · 징수할 것인지는 기본적으로 입법자의 폭넓은 형성 재량에 맡겨진 사항이고, 특히 산업입지법에 따른 존치시설물 시설부담금은 단지 공공시설 설치비용의 재원을 마련하려는 목적만 있는 것이 아니라, 산업단지 개발사업으로 산업단지 내에 도로, 공원, 녹지 등의 공공시설이 설치 · 개량됨으로써 존치시설물 소유자에게도 존치시설물의 가치가 상승하는 개발이익이 발생하므로 그로 인한 개발이익을 존치시설물 소유자로부터 일부 환수하는 성격도 가지고 있는 점을 고려하여야 한다"며 "비록 구 산업입지법 제33조 제3항에 따라 산정한 존치시설물 시설부담금이 유사 개발사업의 부담금에 비해 과중하여 형평에 맞도록 하려는 취지에서 2018. 6. 12. 법률 개정이 이루어졌다 하더라도, 구 산업입지법 제33조 제3항에서 정한 시설부담금 산정방식이 입법재량을 현저하게 일탈하여 존치시설물 소유자의 재산권을 과도하게 침해하는 위헌적인 법률규정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고, 위와 같은 법률 개정은 정책변경의 결과라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밝혔다.

이어 "입법자는 개정 산업입지법의 부칙 제2조(적용례)에 '제33조 제3항의 개정규정은 이 법 시행 이후 최초로 시설부담금을 부과하는 경우부터 적용한다'고 규정하여, 개정법 시행일 이전에 시설부담금을 부과하는 사안에는 구 산업입지법 제33조 제3항을 적용하여야 함을 명확히 하였다"고 지적하고, "개정법 시행일 이전에 시설부담금을 부과하는 사안에 개정 산업입지법 제33조 제3항을 소급적용하는 것은 입법자의 분명한 의사에 반한다"고 밝혔다.

대법원 판례에 따르면, 법령의 소급적용은 법치주의의 원리에 반하고 개인의 권리 · 자유에 부당한 침해를 가하며 법률생활의 안정을 위협하는 것이어서 이를 인정하지 않는 것이 원칙이나 다만, 법령을 소급적용하더라도 일반 국민의 이해에 직접 관계가 없는 경우, 오히려 그 이익을 증진하는 경우, 불이익이나 고통을 제거하는 경우 등의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 한하여 예외적으로 법령의 소급적용이 허용될 여지가 있고, 법령이 단순한 정책변경에 따라 개정된 것이 아니라 개정 전의 구 법령에 위헌적 요소가 있어서 이를 해소하려는 반성적 고려에서 개정된 것이고 그 개정을 통하여 개정 전의 구 법령보다 행정상대방의 법적 지위를 유리하게 하는 데 그 입법취지가 있다면, 예외적으로 위헌성이 제거된 개정 법령을 소급적용하는 것이 타당한 경우가 있다(2004다8630, 2004두12957 판결 등 참조).

법무법인 세령이 1심부터 대전도시공사를 대리했다.

리걸타임즈 김덕성 기자(dsconf@legal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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