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배] "일실수입 산정 위한 도시 일용근로자 월 가동일수 22일 아닌 18일"
[손배] "일실수입 산정 위한 도시 일용근로자 월 가동일수 22일 아닌 18일"
  • 기사출고 2021.04.03 2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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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 "법정근로일수 줄고 공휴일 증가"

의료사고 등 손해배상소송에서의 일실수입 산정과 관련, 도시 일용근로자의 월 가동일수를 기존의 22일이 아닌 18일로 인정한 판결이 나왔다. 근로시간 단축 등 사회환경의 변화를 감안한 판결이다. 

서울중앙지법 민사4부(재판장 이종광 부장판사)는 1월 20일 무릎 수술을 하는 과정에서 수술상의 과실로 영구 보행장애를 입게 된 무직의 A(여 · 수술 당시 53세)씨가 수술을 한 의사와 병원장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소송의 항소심(2019나50009)에서 『건설업 임금실태보고서』상의 보통인부 일 노임단가에 의해 일실수입을 산정하되, 월 가동일수를 18일로 인정, "피고들은 연대하여 원고에게 7,100여만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피고 측의 2014년 2월 두 차례에 걸쳐 이루어진 무릎 수술에 관한 설명의무 위반을 인정하고, 수술 전후의 상태, 수술의 난이도와 위험성 등을 고려해 피고들의 책임을 80%로 제한한 결과다.

재판에서의 쟁점은 일실수입 산정시 월 가동일수를 얼마로 볼 것인가의 문제. A씨는 수술 당시 특별한 직업이 없어 도시 일용근로자에 준한 일실수입이 인정되어야 하는데, 피고들은 그동안 인정된 도시 일용근로자의 월 가동일수 22일은 실제 통계에 비추어 볼 때 과다하다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먼저 정기적인 급여를 받는 급여생활자와 같이 구체적인 증거에 의하여 사고 당시 피해자의 소득을 알 수 있다면 이를 적용하여 일실수입을 산정하면 되므로 월 가동일수가 문제될 여지가 없다고 밝혔다. 또 공신력 있는 기관에 의한 합리적이고 객관성 있는 통계자료에 기반하여 월 소득 또는 연 소득을 추출하는 방식을 사용한다면 역시 가동일수가 문제될 여지가 없다고 보았다. 그러나 원고처럼 사고 당시 직업이 없는 무직자, 주부, 학생이거나 단순 일용노동 또는 기능이 있는 일용노동에 종사하는 경우 등에선 소득을 인정할 증거가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므로 추정소득을 산정할 자료가 일응 합리적이고 객관적인 자료가 되고, 추정소득을 산정할 자료상 노임이 월(月)이나 년(年)이 아닌 일(日) 소득으로 된 경우에 현재 손해배상소송의 재판실무는 매년 상반기와 하반기에 발표하는 『건설업 임금실태보고서』상의 보통인부의 일 노임단가에 월 가동일수를 곱하는 방식으로 월 소득을 산출하므로, 월 가동일수를 몇 일로 보는지에 따라 원고의 일실수입에 차이가 발생하게 된다.

재판부에 따르면, 2003. 9. 15. 근로기준법이 개정되어 1주간 근로시간이 44시간에서 40시간으로 감소하고 토요일은 근로를 하지 않는 주 5일 근무로 근로조건이 변경되었고, 2013. 11. 5. 관공서의 휴일에 관한 규정 개정으로 인해 연간 공휴일의 수가 증가하게 되었다. 2019년 기준 공휴일은 67일, 토요일을 포함한 공휴일은 117일이다. 또 사회환경 및 생활여건의 변화, 즉 평균수명의 연장 및 고령 경제활 인구 증가에 따라 가동연한이 만 60세에서 65세로 늘어나고 시중 일일노임도 증가하는 반면, 오히려 일과 삶의 균형 추세에 따라 월 가동일수는 지속적으로 줄어들고 있다.

재판부는 "월 가동일수 22일의 경험칙이 처음 등장한 1990년대 후반 이후로 근로기준법과 관공서의 공휴일에 관한 규정의 개정에 의하여 법정근로일수는 줄고 공휴일은 증가하였고, 이는 정규근로자 뿐만 아니라 육체노동을 주로 하는 단순 도시 일용근로자의 월 가동일수에도 그대로 영향을 미치는 사회환경 및 근로조건의 변화라고 봄이 타당하다"며 "고용노동부의 통계자료에 의하더라도 도시 일용근로자와 관련된 고용형태별, 직종별, 산업별 월 가동일수는 월 22일보다 감소하고 있고, 위 감소 추세는 단순히 국내외 경제적 상황의 변화에 따른 일시적인 것으로 볼 수 없으며, 오히려 그 폭이 확대되어 가고 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반면에 근로자들의 수입은 물가상승률 등에 따라서 매년 증가하고 있는 실정인데, 1995년부터 정부노임단가가 폐지되고 시중노임단가에 의하여 일용노임이 산정되고, 최근 가동연한이 60세에서 65세로 상향된 점도 영향이 크다고 보인다"며 "결국 도시 일용근로자의 가동일수를 월 22일로 본 경험칙에 의한 추정은 현재 시점에서는 더 이상 유지될 수 없으며, 앞으로는 더더욱 그러하다"고 밝혔다.

재판부가 인정한 원고의 월 가동일수는 18일. 재판부는 "일반 육체노동 또는 육체노동을 주된 내용으로 하는 도시 일용근로자의 가동일수는 단순노무 종사자 비정규근로자와 건설업근로자의 2009년부터 2019년까지의 평균인 월 18일로 추정하는 것이 경험칙에 부합한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도시 일용근로자의 가동일수를 월 22일로 보고 이를 기초로 시중 일일노임을 곱하여 추정소득을 계산하면, 도시 일용근로자의 실제 소득보다 과다배상이 될 여지가 크다"고 지적하고, "실제 소득과 추정 일실수입과의 괴리를 줄이고 합리적이고 개연성이 있는 손해배상액수를 산출하기 위하여는 현재 판례상 인정되는 월 가동일수 22일을 실제 월 가동일수 현황을 반영하여 이를 제한할 현실적인 필요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일실수입 산정시 월 가동일수의 변화=대법원은 1990년대 중반까지 대체적으로 경험칙 또는 다툼 없는 사실로 육체노동에 종사하는 도시 일용근로자의 월 가동일수를 월 25일로 산정했으나(1992. 12. 8. 선고 92다26604 판결 참조), 1990년대 후반 이후 대체적으로 경험칙에 의해 육체노동에 종사하는 도시 일용근로자의 월 가동일수를 월 22일로 줄여 인정하였고(2003. 10. 10. 선고 2001다70368 판결 등 참조), 경험칙상 일반적으로 육체노동에 종사하는 도시 일용근로자의 가동일수가 22일로 추정된다고 하여도, 구체적으로 경험칙과는 다른 사실이 증거에 의하여 인정되고 그것이 불합리하다고 보이지 않는다면 달리 인정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1998. 7. 10. 선고 984774 판결 참조). 대법원은 일용직 배전활선전공의 월 가동일수를 합리적인 사실인정을 거치지 아니한 채 경험칙을 내세워 월 22일로 인정한 원심판결을 파기했다.(2013. 9. 26. 선고 2012다60602 판결 참조)

하급심 판결 중엔 기존의 경험칙에 따라 콘크리트공의 경우 월 22일, 도시 일용근로자의 경우 월 22일로 인정한 사례가 있고, 이와 달리 도시 일용근로자의 경우 월 17일, 통신외선공의 경우 월 18일로 인정한 사례도 있다. 특별한 기능이 없는 도시 일용근로자의 월 가동일수에 대하여도 기존의 22일보다 적은 가동일수를 인정하려는 움직임도 있다.

리걸타임즈 김덕성 기자(dsconf@legal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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