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걸타임즈 Law Talk] 이재용 부회장 형사판결의 의미와 향후 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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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출고 2021.01.25 0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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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효적 준법감시제도 운영한다면 유리한 양형사유 될 수 있을 것"

지난 1월 18일, '국정농단'과 관련한 뇌물공여죄 등으로 재판에 넘겨진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파기환송심에서 법원은 징역 2년 6월의 실형을 선고하고 이 부회장을 법정구속하였다. 이 판결에 대하여 삼성 측이나 재계에서는 너무 가혹하고 한국경제에 대한 악영향이 우려된다는 입장을 밝혔고, 반면 참여연대 등에서는 대법원 파기환송 판결의 취지 등을 감안하면 양형이 가벼워 부당하다고 비판하였다. 한편 특별검사 측은 대법원 판결의 취지를 감안한 선고라고 평가한 데 비하여 이 부회장 측 변호인은 이 사건의 본질이 전 대통령의 직권남용으로 기업의 자유와 재산권을 침해당한 것인데 이를 감안하지 아니한 법원의 결정은 유감스럽다고 하였다.

이와 같이 분야와 입장에 따라 이 판결에 대한 평가가 엇갈린다. 그러나 자세히 살펴보면 재판부는 이 사건에서 이해관계자들의 견해에 대하여 진지한 고려를 한 끝에 나름대로의 공정한 판결을 하기 위하여 노력을 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선재성 변호사
◇선재성 변호사

먼저 재판부는 뇌물공여에 관하여 "박 전 대통령이 먼저 뇌물을 요구한 점은 인정되지만 대통령의 뇌물 요구에 적극적으로 응하고 묵시적이긴 하나 승계작업을 위해 대통령이 권한을 사용해 달라는 취지의 부정청탁을 했다"고 판시하였는바, 이는 이미 대법원에서 뇌물공여죄로 인정한 상황에서 이를 전제로 양형사유인 범죄에 이르게 된 동기나 정황에 관하여 이 부회장이 적극적, 자발적으로 뇌물을 제공하지도 아니하였고 명시적으로 승계 관련 청탁을 한 바가 없다는 삼성 측 및 재계의 주장을 받아들인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 뇌물공여죄에 대하여는 형법 제133조에 의하여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되어 있고 대법원의 양형기준에 의하면 1억원 이상의 뇌물공여의 경우 기본형량이 징역 2년 6월 내지 3년 6월로 정하여져 있다.

그러나 이 부회장에 대한 판결에서 뇌물공여죄보다 중한 죄는 횡령죄인데 횡령금액이 50억원을 초과하므로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등에 관한 법률 제3조 제1항에 의하여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형에 해당되므로, 이 형량을 기준으로 경합범 가중을 하여야 한다. 대법원의 양형기준에서는 50억원 이상 300억원 미만의 횡령죄에 대하여 기본형량을 징역 4년 내지 7년, 감경형량을 징역 2년 6월 내지 5년으로 정하고, 감경요소로 피해 회복을, 가중요소로 지배권 강화나 기업 내 지위보전 목적이 있는 경우, 횡령 범행인 경우, 피지휘자에 대한 교사 등을 정하고 있다. 이러한 대법원 양형기준에 따르면, 이 부회장에 대한 적정한 선고형은 기본형량인 징역 4년 이상이 타당하다고 볼 수 있다.

한편 올 1월 14일 박 전 대통령에게 국가정보원 특수활동비를 청와대에 상납한 혐의로 기소된 남재준, 이병기, 이병호 전 국정원장은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국고손실과 뇌물공여죄 등으로 징역 1년 6월, 3년, 3년 6개월의 실형을 선고받았다. 삼성전자 등 삼성그룹 계열사가 거의 상장기업으로 대부분의 주주가 외국인이거나 일반 투자자인 점, 국고손실이 5억원 이상인 경우에는 50억원 이상의 횡령죄와 마찬가지로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는 점에 비추어 보면 이 부회장의 삼성 계열사의 재산에 대한 횡령이나 전 국가정보원장의 국고손실이나 위법성 및 죄질의 측면에서 동일하게 보아야 하므로, 이 부회장에 대한 선고형도 3년 이상으로 함이 형평에 부합한다고 볼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재판부는 삼성과 이 부회장의 처벌이 국가경제에 미치는 영향 등을 고려하여 이 부회장에게 형량 감경 및 집행유예의 사유가 될 수 있는 "진지한 반성"으로서 실효성 있는 준법감시제도의 설치 및 운용을 제안하였던 것이다. 즉, 재판부는 2020. 1. 17. 제4차 공판에서 삼성의 준법감시제도가 실질적이고 효과적으로, 즉 실효적으로 운영되어야만 양형조건으로 고려할 수 있다고 그 제안의 목적과 취지를 밝혔다.

그러나 재판부는 전문심리위원 다수의 부정적 평가를 거쳐 삼성의 준법감시제도가 "진지한 반성"으로서 형량 감경 및 집행유예의 사유가 될 만한 '실효성 기준'에 미치지 못하였다고 판단하고 이 부회장에 대하여 징역 2년 6월의 실형을 선고하였다. 그리고 판결문에서 이를 형의 집행유예 사유로 참작하지 아니한 사유에 관하여 "준법감시제도를 도입하거나 강화하였다는 사정을 양형에 긍정적인 요소로 반영하는 데는 매우 신중할 필요가 있다...특히 이 사건과 같이 대법원의 파기환송 판결이 선고된 이후에야 준법감시제도를 강화한 경우에는 더욱 그러한데, 이는 기업들에게 사실관계와 법리적인 쟁점을 모두 다투어본 이후에 유죄가 인정되면 그제서야 준법감시제도를 도입하거나 강화해도 된다는 잘못된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재판부가 비록 형의 집행유예를 선고하지는 아니하였으나, 기준형량인 4년 이상에 못 미치는 2년 6월의 징역형을 선고한 사실은 삼성의 준법감시제도에 대하여 긍정적으로 평가하여 양형에 일부 반영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따라서 이 부회장에 대한 이번 판결로 인하여 기업 내부의 준법감시제도가 경영자 및 지배주주의 회사에 대한 배임 및 횡령 등 범죄에 대한 양형에 있어 형법 제51조가 정한 '피해자에 대한 관계'와 '범죄 후의 정황'으로 참작될 수 있는 길이 열렸다고 할 수 있다. 그러므로 기업의 경영자 및 지배주주는 사전에 자신들이 기업에 대한 가해자가 되지 않도록 실효적인 준법감시제도를 마련하여 운영함으로써 자신들의 불법적 행위를 예방하고, 기업에 대한 피해를 최소화하는 한편 기업에 대한 범죄행위로 기소된 경우이더라도 그 제도를 실효적으로 강화하는 방식으로 준법의지를 밝힘으로써 양형에 유리한 사유를 제출하여 대응할 수 있을 것이다.

최근 주식회사의 외부감사에 관한 법률에서는 회계법인 등 외부감사인이 기업의 재무상태표의 적정성뿐만 아니라 내부통제시스템에 대하여도 의견을 제출하도록 하고 있다. 이 부회장에 대한 판결을 계기로 기업에서 내부통제시스템의 일환으로 실효적인 준법감시제도를 마련하여 운영한다면 기업경영의 투명성과 경영자 등의 부정행위 방지의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선재성 변호사(호반건설 법무실장, sunjas@ihob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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