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자회사 해외법인에 400억 대여' 한국투자증권에 과징금 부과 적법
[금융] '자회사 해외법인에 400억 대여' 한국투자증권에 과징금 부과 적법
  • 기사출고 2021.01.06 18:26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서울행법] "한투 유상증자 대금으로 다시 사용"

서울행정법원 제4부(재판장 조미연 부장판사)는 9월 18일 자회사인 해외법인에 약 400억원을 대여했다가 32억 1,500만원의 과징금을 부과받은 한국투자증권이 "과징금 부과처분을 취소하라"며 금융위원회를 상대로 낸 소송(2019구합81353)에서 한국투자증권의 청구를 기각했다. 법무법인 태평양이 한국투자증권을, 금융위는 법무법인 대륙아주가 대리했다.

한국투자증권은 2016년 11월 7일 현지 자회사인 A해외법인에 미화 3,500만 달러(한화 약 400억원)을 대여하였다가 2019년 6월 금융위로부터 자본시장법 위반을 이유로 과징금 32억 1,500만원을 부과받자 소송을 냈다.

재판부는 먼저 "구 자본시장법 제77조의3 제7항, 같은법 시행령 제77조의5 제5항은 A해외법인과 같이 계열회사의 관계에 있는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해외법인에 대한 신용공여를 엄격하게 금지하고 있고, 나아가 이를 위반하여 계열회사의 관계에 있는 해외법인에게 신용공여를 한 종합금융투자사업자와 그로부터 신용공여를 받은 자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억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는 형사처벌 규정을 두고 있으며(제444조 8의4호), 이는 종합금융 투자사업자의 기업에 대한 신용공여의 허용이 종합금융투자사업자의 모회사의 자금상 어려움을 해소하기 위해 악용되는 것을 방지하고자 하는 취지에서 입법된 것"이라고 지적하고, "원고의 신용공여에 있어 이 사건 금지규정 즉, 구 자본시장법 제77조의3 제7항, 같은법 시행령 제77조의5 제5항이 적용된다고 봄이 타당하다"고 밝혔다.

원고는 이에 대해 "신용공여는 모회사의 부정한 이익을 취득할 목적으로 이루어진 행위가 아니라 금융투자업자의 해외진출 활성화라는 피고의 정책기조에 부합하여 이루어진 행위로, 신용공여에 있어 자본시장법 제430조 제1항이 정한 고의 · 중과실이 존재한다고 볼 수 없다"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그러나 "(원고의) 신용공여로 A해외법인이 받은 대출금은 궁극적으로 원고의 유상증자 대금으로 사용되었고, 이는 자회사의 자금을 융통하여 모회사의 자본을 확충하는 결과가 되었으며, 원고 역시 그러한 사정을 사전에 논의한 후 신용공여를 행한 것으로 보인다"며 "원고의 신용공여의 구체적인 경위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신용공여에 있어 원고에게 고의 · 중과실이 존재한다고 보인다"고 밝혔다.

원고는 또 금융위에 이 사건 신용공여가 구 자본시장법 시행령 제38조 제2항 제2호에 따라 허용되는 행위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질의하였는데, 피고 측 업무담당자는 신용공여가 이 사건 금지규정 위반에 해당할 수 있다는 점에 관하여 언급하지 아니하였고, 이에 금융감독원장에게 신용공여에 관한 투자신고서를 제출하였고, 금융위가 위 신고를 수리하기도 하였다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그러나 "원고는 금융감독원 측에 자신이 '종합금융투자사업자'라는 전제에서 질의를 한 것이 아니라 '금융투자업자'라는 전제에서 관련 법령만을 적시하여 질의하였고, 그에 대한 금융감독원의 회신 역시 원고가 금융투자업자로서 질의하였음을 전제로 한 것일 뿐 종합금융투자사업자의 이 사건 신용공여가 허용된다는 취지의 내용으로까지 보이지는 않는다"고 지적하고, "이와 같은 이메일 질의는 금융 규제 관련 유권해석 신청 절차나 금융위원회 · 금융감독원의 공적 견해 표명을 구하는 정식의 질의였다고 보이지도 않는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종합금융투자사업자의 이 사건 신용공여는 이 사건 금지규정에 따라 허용되지 아니하고, 원고가 대규모 자본을 운용하는 금융기관으로서 자본시장법 준수를 위하여 높은 수준의 주의를 기울여야 함에도 원고는 금융감독원에 이메일로 문의하였던 것 외에 내 · 외부 법률전문가의 검토를 거치거나 피고 측에게 공식적인 절차를 거쳐 질의하는 등으로 이 사건 신용공여의 허용 가부를 신중히 판단하지 아니하였다"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신용공여의 금액은 미화 35,000,000달러로 그 금액이 매우 크고, 원고는 신용공여로 13억원에 달하는 거액의 이자를 수취하였으며, A해외법인이 신용공여 받은 금원은 A해외법인의 운영자금으로 사용되지 아니하고 A해외법인이 이전에 원고의 지주회사로부터 대출받은 대출금을 상환하는 데 쓰였고, 그것이 궁극적으로 원고의 유상증자에 다시 사용됨으로써 원고의 자기자본 확충에 사용되었다"며 "이 사건 금지규정이 계열회사에 대한 지원 목적의 신용공여를 방지하고자 하는 취지임을 고려하여 보면 A해외법인에 대한 신용공여로 인한 위반의 정도가 경미하다고 보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32억 1,500만원의 과징금 부과가 재량권을 일탈 · 남용한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재판부에 따르면, A해외법인은 원고의 지주회사로부터 돈을 빌렸으나, 운영자금이 고객의 주식담보대출로 지출되어 차입금을 상환할만한 유동성이 부족하자 원고로부터 신용공여를 받아 원고 지주회사로부터 빌린 대여금을 상환하고자 한 것으로 드러났다.

한국투자증권은 이 판결에 불복해 항소, 서울고법에서 항소심이 진행 중에 있다.

리걸타임즈 김덕성 기자(dsconf@legaltimes.co.kr)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