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걸타임즈 특집] '2020 올해의 한국 로펌'에 미래에셋 7조원 소송 이긴 피터앤김
[리걸타임즈 특집] '2020 올해의 한국 로펌'에 미래에셋 7조원 소송 이긴 피터앤김
  • 기사출고 2020.12.08 1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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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립 1년 만에 '국제중재 플랫폼' 우뚝

리걸타임즈가 올 한 해 가장 뛰어난 성적을 거둔 '올해의 한국 로펌(Korea Law Firm of the Year)’을 선정해 활약상과 성공비결을 조명합니다. 2020년을 빛낸 올해의 주인공은 코로나19에도 불구하고 한국기업이 관련된 가장 큰 국제소송에서 활약하며 전 세계로부터 집중적인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는 '국제중재 전문' 법무법인 피터앤김입니다. 설립 첫 해에 일구어낸 놀라운 성과입니다.

"한국의 유능한 변호사들이 마음껏 활동할 수 있는 국제중재의 인터내셔널 플랫폼을 만들어보자는 게 저희들의 생각입니다."

코로나19가 아직 본격 확산되기 전인 지난 1월 9일. 서울 삼성동의 트레이드타워에서 열린 개업소연에서 김갑유 대표변호사는 법무법인 피터앤김이 지향하는 방향을 이렇게 소개했다.

'새로운 도전, 놀라운 성과' 1년

그로부터 약 1년이 흐른 지난 11월 6일 저녁. 법인 설립 1년을 맞아 진행한 창립 1주년 행사에서 김갑유 대표는 "피터앤김의 창립 첫 해는 놀라운 일들의 연속이었다"고 쉬지 않고 달려온 설립 첫 해를 평가하고, “새로운 도전과 많은 성과로 가득한 지난 1년을 돌아보며 모든 분들께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고 인사했다.

코로나19 팬데믹이 아직 해소되지 않아 화상행사로 진행한 1주년 기념행사였지만 컴퓨터 화면을 통해 전해지는 열기는 매우 뜨거웠다. 이호원 대한상사중재원 원장과 영국변호사인 토비 란다우(Toby Landau) QC, 싱가포르 변호사인 마이클 황 중재인 등 서울, 싱가포르, 영국, 스위스, 일본, 홍콩 등 주요 나라의 중재인, 국제중재 변호사, 피터앤김의 클라이언트 등 100여명이 축하와 덕담을 건네며 피터앤김이 1년간 일구어낸 놀라운 성과에 박수를 보냈다.

◇피터앤김의 변호사들이 11월 6일 열린 창립 1주년 기념행사에서 포즈를 취했다. 왼쪽부터 안종석, 김현경 외국변호사, 조아라 변호사, 김갑유 대표변호사, 한민오 변호사.
◇피터앤김의 변호사들이 11월 6일 열린 창립 1주년 기념행사에서 포즈를 취했다. 왼쪽부터 안종석, 김현경 외국변호사, 조아라 변호사, 김갑유 대표변호사, 한민오 변호사.

임석휘 싱가포르국제중재센터(SIAC) 대표는 이승민 변호사가 대표를 맡아 상주하고 있는 피터앤김의 싱가포르 사무소를 직접 찾아 "피터앤김 싱가포르 사무소에 직접 와서 1주년 기념 행사에 참여하고 있는데, 화면을 통해 축하의 말을 전달하게 되어 기쁘다. 피터앤김의 앞날이 너무 기대되며, 1주년이 된 것을 축하한다"고 인사를 전했다. 이호원 원장은 또 "피터앤김은 지난 1년 동안 괄목할만한 성장을 이루었고, 국제중재 분야에서 이미 세계 최고의 전문성을 지닌 로펌"이라고 평가했으며, 토비 란다우는 "피터앤김은 다양한 문화가 어우러진 점이 매우 유니크하여 국제중재 분야에 신선한 영감을 주었는데, 1년이라는 짧은 기간 동안 놀라운 성공을 이루었다"고 축하했다. 마이클 황 중재인도 "피터앤김이 1년간 이루어낸 것들이 매우 경이롭다"는 소감을 전했다.

퀸 엠마누엘과 함께 미래에셋 대리

세계의 저명한 국제중재계 인사들이 "놀랍다", "경이롭다"고 표현할 정도로 피터앤김의 지난 1년은 대단한 성공의 연속이었다고 할 수 있다. 지난 4월 27일 중국의 다자보험(전 안방보험)이 미 델라웨어 법원에 미래에셋자산운용을 상대로 미국내 고급호텔 15곳에 대한 7조원대의 매매계약 이행 소송을 제기한 지 열흘 쯤 지나 미래에셋의 한국 대리인으로 선정되며 뜨거운 주목을 받은 피터앤김은 이외에도 여러 국제중재 신건을 잇따라 수임하며 국제중재, 국제분쟁 시장의 가장 주목할 로펌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미래에셋 사건 변론 직접 수행

미래에셋 소송은 올해 제기된 한국기업이 관련된 가장 큰 규모의 국제소송으로, 피터앤김이 국제소송을 취급하는 대형 로펌들을 제치고 퀸 엠마누엘(Quinn Emanuel)과 함께 미래에셋을 대리해 최근 계약해제에 따른 약 7,000억원의 계약금 반환과 변호사비용 등 소송비용까지 지급받는 완승을 거두었다. 상대방 대리인은 김앤장과 미국 로펌 깁슨 던(Gibson Dunn & Crutcher). 뉴욕주 변호사 자격도 보유하고 있는 김갑유 변호사는 지난 8월 하순 화상재판으로 진행된 미래에셋 소송의 변론절차에도 직접 참여해 의견진술과 증인신문을 진행했다.

이와 함께 피터앤김은 분쟁규모가 약 1조원인 국내 유통업체의 주주간 국제중재, 경제적 파급효과가 2조원이 넘는 국내 기간산업 업체와 해외 공급사간 장기계약에서 발생한 공급가격에 관한 국제중재 사건 등을 맡아 수행하고 있으며, 이외에도 신생 로펌이라고 부르기 곤란할 정도로 대한민국이 제3자로 참여한 WTO 분쟁에서의 한국정부 대리, 오만 기업과 교량 건축 건설회사간 주주간 국제중재(분쟁 규모 약 4,700억원), 싱가포르 투자자가 중국 정부를 상대로 제기한 부동산 투자 관련 투자자중재(ISDS), 태국 보험회사 인수에 관련된 SIAC 중재에서의 투자자 대리 등 피터앤김의 신건 목록이 기다랗게 이어지고 있다.

법무법인 태평양에서 오랫동안 활약한 김갑유 변호사가 이끄는 피터앤김은 태평양 시절부터 수행해오던 론스타가 한국 정부를 상대로 낸 투자자중재(ISDS)에서 태평양과 함께 한국 정부를 대리하고, 송도 국제도시 개발과 관련해 빚어진 게일 인베스트먼트와 포스코건설과의 수조원대 국제분쟁에서도 태평양과 함께 포스코건설을 맡아 방어하고 있다. 김갑유 변호사가 피터앤김을 설립해 태평양에서 독립했지만 기존의 클라이언트들이 종전대로 사건을 차질 없이 진행해 달라고 요청해 공동대리하고 있는 것으로, 그만큼 의뢰인들이 김갑유 변호사의 뛰어난 전문성을 인정하고 있다는 얘기다.

론스타 ISDS, 한국 정부 대리

피터앤김이 문을 열자마자 기존 사건의 수행은 물론 새로운 국제중재, 국제소송 사건을 잇따라 수임하며 일종의 대박을 터뜨리고 있는 셈인데, 이처럼 빠른 성공의 비결이 무엇일까.

무엇보다도 한국을 대표하는 국제중재 전문가인 김갑유 변호사의 경쟁력과 함께 싱가포르에 나가 있는 이승민 변호사, 서울사무소의 한민오, 조아라 변호사, 안종석 외국변호사 등 피터앤김 멤버들의 높은 전문성에서 해답을 찾는 게 순리일 것이다. 피터앤김은 사건이 늘며 적극적으로 인재 영입에 나서 설립 1년 만에 서울사무소와 싱가포르 사무소를 합쳐 국제중재, 국제소송을 전문으로 하는 국내외 변호사만 20명에 육박하는 규모로 커졌다. 반대로 얘기하면 전문성을 갖춘 이 정도 규모의 맨파워가 구축되었기에 대부분이 영어로 진행되는 수많은 국제중재, 국세소송을 효과적으로 커버하고 있는 셈이다.

국내외 변호사 20명 육박

'미르의 전설' 게임 분쟁에서 3연승한 이승민 변호사와 한민오, 조아라 변호사 모두 국제중재 분야에서 잔뼈가 굵은 베테랑들이며, 피터앤김으로 합치기 전 이승민 변호사는 법무법인 세종에서, 한민오, 조아라 변호사는 김갑유 변호사와 함께 태평양에서 경력을 쌓았다. LG필립스인터내셔널, Allied Material 코리아, UPS에서 법무총괄(General Counsel)을 거쳐 지난 4월 피터앤김에 합류한 안종석 외국변호사도 LG필립스인터내셔널로 옮기기 전 약 5년간 법무법인 태평양 국제중재팀에서 김갑유 변호사와 함께 손발을 맞추었던 국제분쟁 분야의 전문가다.

◇김갑유 변호사가 화상으로 진행된 1주년 기념행사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오른쪽에 피터앤김의 1주년을 축하하기 위해 전 세계에서 접속한 중재인, 국재중재 변호사들의 모습이 보인다.
◇김갑유 변호사가 화상으로 진행된 1주년 기념행사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오른쪽에 피터앤김의 1주년을 축하하기 위해 전 세계에서 접속한 중재인, 국재중재 변호사들의 모습이 보인다.

한민오 변호사는 "분쟁 해결과정에서 교착 상태에 빠졌을 때 창의적으로 어떤 해법을 제시하느냐가 중요한데, 김갑유 변호사가 이끄는 피터앤김은 이 점을 매우 중시하고, 우위가 있다고 자부한다"며 "피터앤김의 창의적인 해법 제시가 실제적인 문제 해결, 분쟁 해결에서 굉장히 밸류를 발휘하고 있고, 마켓에서도 그것을 인정해주는 거 아닌가 이렇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조아라 변호사는 또 "올해 코로나19로 해외출장 길이 막히면서 김갑유 변호사가 사건 하나하나에 주도적으로 관여하면서 열정적으로 컨트롤할 수 있었는데 의뢰인들이 김 변호사의 이러한 밀착 서비스에 매우 만족스러워한 것 같다"고 김 변호사가 리드하는 피터앤김의 분쟁해결 노하우를 거듭 강조했다.

피터앤김은 올 상반기 국제중재의 요지인 싱가포르에 사무소를 개설한 데 이어 지난 10월 초 서울대를 나온 이승민 변호사가 대표로 부임, 한국 로펌으로는 사실상 처음으로 싱가포르 사무소를 본격 운영하고 있다. 싱가포르 사무소엔 이승민 대표와 함께 싱가포르 변호사이자 뉴욕주 변호사, 영국변호사 자격도 갖춘 Charis Tan 파트너 등 3명의 변호사가 상주하며 SIAC 등 싱가포르에서 진행되는 국제중재 사건을 현지에서 밀착 수행함은 물론 동남아 기업을 상대로 한 중재사건 수임에도 열심히 나서고 있다.

사내변호사들 사이에 인기 높아

피터앤김의 높은 인기는 리걸타임즈가 실시한 사내변호사 대상 설문조사에서도 입증되고 있다. 피터앤김은 선호하는 중소 로펌, 부티크 조사에서 사내변호사들로부터 상당한 선택을 받았으며, 피터앤김을 선호하는 공통된 이유는 압도적으로 많은 의견이 '국제중재 분야에서의 뛰어난 전문성'이었다. 한 사내변호사는 '국제중재 수행에 있어서 탁월한 감각 및 풍부한 수행 경험'이라고 선호하는 이유를 기재했으며, 또 다른 사내변호사는 'dispute specialist and reliable for arbitration cases'라고 영어로 기재했다.

인사혁신처는 매년 말 퇴직 공직자가 취업하려면 승인을 받아야 하는, 직전 연도 연매출 100억원 이상의 한국 로펌과 외국 로펌 서울사무소 명단을 발표하고 있다. 올 연말 발표는 2019년 연매출이 기준이어 피터앤김은 아직 대상이 아니지만, 1년 후 발표될 명단에선 어떨까. 피터앤김 관계자는 그런 기준이라면 충분히 포함될 수 있을 것이라고 낙관적으로 얘기했다. 설립 첫 해에 일구어낸 '초고속 성공' 피터앤김의 고무적인 모습이다.

리걸타임즈 김진원 기자(jwkim@legal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