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 "익산으로 본점 이전등기하고 서초구 부동산 취득한 하림산업, 취득세 중과는 적법, 부정과소신고가산세는 위법"
[조세] "익산으로 본점 이전등기하고 서초구 부동산 취득한 하림산업, 취득세 중과는 적법, 부정과소신고가산세는 위법"
  • 기사출고 2020.12.07 00:2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서울행법] "사기 · 부정한 행위로 취득세 과소신고 단정 불가"

서울에서 부동산 취득과 개발 사업을 벌이면서도 전북 익산으로 본점을 옮긴 것처럼 가장해 취득세를 탈루했다는 이유로 취득세 중과율 적용과 74억여원의 부정과소신고가산세를 부과받은 하림산업이 소송을 내 취득세 중과는 타당하지만 일반과소신고세를 초과하는 부정과소신고가산세는 위법하여 취소하라는 판결을 받았다.

서울행정법원 제2부(재판장 이정민 부장판사)는 최근 하림산업이 "부정과소신고가산세 72억여원의 부과처분을 취소하라"며 서울 서초구청장을 상대로 낸 소송(2019구합64129)에서 이같이 판시, "부정과소신고가산세 72억여원 중 일반과소신고가산세 18억여원을 초과하는 부분을 취소하라"고 판결했다. 법무법인 율촌이 하림산업을, 서초구청장은 S&L파트너스가 대리했다.

2012년 2월 설립되어 경기 성남시에 본점을 둔 하림산업은 2016년 4월 27일자 임시주주총회 결의와 이사화 결의에 따라 본점을 전북 익산시로 이전하였다는 등기를 2016년 5월 10일 마쳤다. 임시주총 결의 이틀 후인 4월 29일 서울 서초구에 있는 6필지의 토지와 건물을 이들 부동산의 수탁자로부터 4,525억원에 매수하고 소유권이전등기 경료일인 5월 25일 서초구청에 표준세율 1천분의 40을 적용한 취득세 181억여원을 납부했다. 하림산업은 이들 부동산을 매수한 후 다른 수탁자 앞으로 신탁을 원인으로 하는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쳐주었다. 

그런데 감사원이 '지방세 및 부담금 부과 · 징수 실태' 감사를 실시한 후 "하림산업이 과세요건 성립 시점 전후로 핵심 주력산업인 이 사건 부동산 취득과 개발 사업을 수행하면서 주요 경영활동에 대한 중추적인 의사결정이 사실상 대도시 내에서 주도적으로 이루어졌는데도 본점을 대도시 외에 이전한 것처럼 외관을 작출하는 등 사기나 그 밖의 부정한 행위로 지방세의 부과와 징수를 불가능하게 하거나 현저히 곤란하게 하여 취득세 등을 탈루하였으므로 부정신고가산세를 포함한 취득세 등을 과세하라"고 시정을 요구, 서초구청이 지방세법상 과밀억제권역 내 취득 등 중과규정에 따라 하림산업에 중과세율 1천분의 80을 적용한 취득세액 362억여원 중 납부세액을 공제한 181억여원과 부정과소신고가산세 72억여원, 납부불성실가산세 56억여원 등을 부과하자, 하림산업이 "실제 본점을 익산시로 이전할 의사로 본점 이전등기를 마쳤다"며 부정과소신고가산세 72억여원의 취소를 요구하는 소송을 냈다.

재판부는 먼저 "대도시 내에 본점을 설치하고 있던 법인이 대도시 이외의 지역으로 본점을 이전한 후 대도시 내에서 부동산을 취득하는 경우에는 대도시에 설치하였던 본점과 관계되어 부동산을 취득하였다고 할 수 없으므로 지방세법상 취득세 중과요건을 결하게 된다 할 것이고, 위와 같은 입법 취지에 비추어 부동산 취득 전 대도시 이외의 지역으로 본점을 이전하였는지 여부는 본점 이전등기와 관계없이 실질적으로 본점의 역할을 수행한 장소를 기준으로 판단하여야 한다"고 밝혔다. 따라서 원고가 과밀억제권역이 아닌 익산시로 본점을 이전한 후 서초구에 있는 부동산을 취득하였다면 설립일로부터 5년 이내라 하더라도 취득세 중과대상에 해당하지 않는바, 그 등기사항 기재와 같이 서초구에 있는 부동산 취득일인 2016. 5. 25. 이전에 실질적으로 원고의 본점을 이전하였는지가 우선 쟁점이 된다.

재판부는 원고 대표이사가 2016. 5. 16.자 및  2016. 5. 24.자 각 이사회 의사록 기재 일시에 익산 사업장에 있지 않았음이 분명하고, 나머지 임원들도 이 사건 부동산 취득을 위한 유상증자나 담보신탁 업무에 실질적으로 관여하였다고 보이지도 않으므로, 의사록 기재와 같이 위 각 이사회가 익산 사업장에서 개최었다고 믿기 어려운 점 등을 종합해 "이 사건 부동산 취득일인 2016. 5. 25 당시 원고가 본점을 익산 사업장으로 실질적으로 이전하였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하림산업의 서초구 부동산 취득은 취득세 중과대상이라는 것이다.

재판부는 그러나 "원고가 본점 이전등기를 마칠 무렵까지 익산 사업장에 기본 설비를 구비한 점, 2016년 6월경부터 위 사업장에서 근무하는 직원들에 의해 이 사건 부동산의 관리가 이루어졌고, 2016년 7월경 익산 사업장에 필요한 직원을 충원한 점, 2016년 9월 취임한 대표이사는 익산 사업장에서 근무하였고, 그 무렵부터는 익산 사업장에서 회계 및 세무 업무가 수행된 것으로 보이는 점, 2017년 2월경 이후 하림그룹 계열사들의 부동산 개발 사업을 수행한 점 , 피고의 2018. 5. 3. 현장방문 당시 익산 사업장에서 인적 · 물적 설비를 갖추고 본점에서 비치할 서류를 보관하고 있는 등 본점으로서의 외형을 갖추고 있었던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원고가 이 사건 부동산 취득 전 익산 사업장으로 본점 이전등기를 마침으로써 취득세 중과세를 피하기 위한 의도가 있었다 하더라도 당시 원고에게 본점 이전의 의사가 전혀 없었다고 단정하기 어렵고, 따라서 원고가 대도시 이외의 지역으로 이전한 것처럼 외관만을 형성하기 위해 본점 이전등기를 마쳤다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하림산업이 사기나 그 밖의 부정한 행위로 취득세를 과소신고하였다는 전제에서 한 부정과소신고가산세 부과처분은 위법하다는 것이다.

구 지방세기본법 53조의3 2항 1호는 납세의무자가 법정신고기한까지 과세표준 신고를 한 경우로서 신고하여야 할 납부세액보다 적게 신고한 경우에는 '사기나 그 밖의 부정한 행위'로 인한 과소신고분 세액의 100분의 40에 상당하는 금액을 가산세로 부과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재판부는 "원고가 이 사건 부동산 취득 당시 본점 소재지를 익산시로 이전하였다고 보기 어려운 이상, 구 지방세기본법 제53조의 제1항에 따라 과소신고분 세액인 18,101,880,000원의 100분의 10에 상당하는 일반과소신고가산세 1,810,188,000원을 부과하여야 할 것이므로, 부정과소신고가산세는 위 일반과소신고가산세액을 초과하는 부분만을 취소하여야 한다"고 판시했다.

리걸타임즈 김덕성 기자(dsconf@legal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