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무법인 KCL의 김보성 변호사와 이정화 뉴욕주 변호사가 KCL과 업무 협력관계에 있는 Baker McKenzie의 유명한 저작권 변호사인 팔로알토 사무소의 Lothar Determann(로타르 디터맨)이 작성한 "전자서명의 개요"라는 글을 한국내 실정을 반영하여 감수 및 번역을 했다. 코로나19로 인한 비대면 문화의 확산 등 전자서명이 앞으로 더욱 다양한 법률행위나 절차에서 활용될 전망이다. 김보성, 이정화 변호사가 정리한 디터맨의 글을 전재한다. 김보성 변호사는 서울대 공대를 나와 제41회 사법시험에 합격한 IP 전문 변호사이고, 이정화 변호사는 연세대를 거쳐 코넬대 로스쿨에서 JD를 했다. 편집자
요즘 회사들은 그들의 디지털화 계획에 대하여 최대로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사회적 거리두기 요구로 인하여, 많은 근로자들이 재택근무를 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계약체결 행사(closing ceremonies)의 날은 거의 잊혀졌습니다. 비상사태, 도전 그리고 기회가 여기저기서 나타나고 있습니다. 어느 누구도 느린 우편과 종이 서류를 위한 시간적 여유가 없습니다. 물론 대부분의 회사들은 정상적으로 운영이 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그들 역시 계약서에 서명(날인)하려고 계약 상대방을 만나기는 쉽지 않습니다. 특히 외국 회사와 계약을 체결하는 경우에는 직접 만나는 것이 거의 불가능합니다. 따라서 회사들은 전자서명의 개요를 다시 알아볼 긴급한 필요를 느끼고 있는 것입니다. 특히 한국에서는 오랫동안 독점적 지위를 가지고 있었다고 할 수 있는 "공인인증서"가 전자서명법의 개정에 따라 2020년 12월부터 사라지게 되었고, 이를 대체할 수 있는 다양한 인증 서비스가 나오고 있는 상황입니다.
전 세계적인 감염병 대유행에도 불구하고, 회사들은 여전히 실행 가능한 계약, 유효한 동의 선언, 공식적인 기록, 정부의 승인을 위한 효과적인 신청서 그리고 그 밖의 문서로서 현행 법률을 준수하고 그들의 이해관계를 보호할 필요가 있습니다. 모든 사내 변호사와 외부 변호사들은 그들의 고객을 위한 법률적인 형식 요건과 실무적인 조언에 대하여 기본적인 이해가 필요합니다.
적절한 질문을 해 주세요. 사람들은 흔히 물어봅니다: 전자서명이 법적인가요? 이는 통상적으로 적절한 질문이 아닙니다. 어느 누구도 세상 어디에서든지 전자서명을 사용하는 것이 금지되지는 않습니다. 물어볼 보다 좋은 질문은 이렇습니다: 전자서명은 효력이 있고 구속력을 가지나요? 전자서명과 문서는 법률에 정한 형식 요건을 충족하나요? 전자서명은 종이 문서에 손으로 서명한 것처럼 이해관계를 보호하나요? 이러한 적절한 질문에 대한 정확한 답변은, 아쉽게도 매우 받기 어렵습니다.
법적 형식 요건
당신이 어떠한 법률상 목적을 충족하기 위하여 전자적으로 계약이나 기록을 만들 수 있는지 여부를 판단하려면, 그러한 목적에 적용되는 법률을 분석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당신이 미국 저작권을 양도하기를 원한다면, 미국 저작권법을 검토해야 합니다. 만일 당신이 독일에서 직원을 고용하기를 원한다면, 독일 민법을 검토해야 합니다. 문서와 거래의 일부 종류에 대해서, 당신은 전자적으로는 쉽게 달성할 수 없는 형식 요건을 충족해야 하는데, 예를 들어 일부 국가에서는 유언서, 유언 보충서, 유언 신탁, 입양, 이혼, 리스 및 부동산 양도(이전) 등에 대한 공증인이나 증인으로부터 받는 인증서, 공적 기록 또는 수기로 작성한 문서 또는 서명 등이 여기에 해당합니다. 캘리포니아 주 의료정보 비밀보호법에 의하면, 의료정보의 공개에 대한 승인은 그 사람이 손으로 서명을 하거나 글자 크기가 14포인트 폰트보다 커야 합니다(이에 대해서는 Lothar Determann, California Privacy Law (3d Ed. 2018, Ch. 2-H)을 참고하세요). 한국 민법 제1066조의 자필증서에 의한 유언의 경우에도 유언자가 그 전문과 연월일, 주소, 성명을 자서하고 날인을 해야 합니다. 그러나 회사들 간의 대부분의 사업상 계약을 포함한 많은 다른 거래에 대해서는 더 간단한 형식 요건이 적용되거나 형식 요건이 전혀 없습니다.
무수히 많은 개별적인 형식 요건에 추가하여, 많은 국가들은 전자상거래, 서명 및 거래에 관한 구체적인 법률을 제정하였습니다. 안타깝게도 그러한 법률들은 특정한 문서가 전자적으로 효력을 가지게 할 수 있는지에 대한 명확한 답변을 거의 주지 못하고 있습니다. 미국 연방 E-SIGN Act를 포함하여 세계 최초의 현대적인 전자서명 법률들도 벌써 20년이 지났고, 개정이 매우 필요한 상황입니다. 한국 전자서명법 역시 1999년 제정된 이래 여러 차례의 개정되었고, 2020년 다시 개정이 되어 12월부터 시행이 될 예정이지만, 구체적인 실무 변화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가이드라인(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공표할 예정)이 필요할 것입니다. 복잡한 국제적인 법률 체제에 대한 세부적인 정보와 개요에 대해서는 Lothar Determann, eSignature Laws Need Upgrades, forthcoming in 72 Hastings Law Journal 2020, http://ssrn.com/abstract=3436327를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실무적인 고려 사항
코로나 19 대유행 사태 전에도, 개인, 회사 그리고 정부는 종이 서류에 비교할 때 전자서명과 전자 문서가 주는 많은 장점을 알고 있었고, 이러한 장점들에는 속도, 비용 절감, 편리성, 검색 및 분석의 용이함, 저렴한 비용의 파일 보관 및 복구, 보유/삭제의 자동화, 진정성 및 무결성을 보호할 수 있는 추가적인 옵션, 보다 효과적인 증거 및 식별, 확장성, 표준화 기회 그리고 논란의 여지는 있지만 지속가능성(이 문서를 프린트하지 마세요, 나무를 살리세요)을 추가해 볼 수 있습니다. 위조에 대한 우려는 전자서명이나 종이서류의 서명이나 마찬가지라고 하겠지만, 전자서명 기술은 추가적인 보안 조치를 제공합니다.
전자 문서와 전자서명이 가지는 이러한 모든 장점에도 불구하고, 회사들은 그들이 전자문서 또는 전자서명이 고객이나 정부기관에 의하여 받아들여지지 않거나, 특정한 형식 요건을 충족하지 못하거나, 실행 가능한 계약을 성립시키는데 충분하지 않거나 또는 그밖에 불리한 결과를 가져올 거라고 판단하게 되면 "종이 서류"를 선택합니다. 최근까지도, 많은 사람들은 그들이 확신하지 못할 때 종이 서류에 여전히 의존하고 있었습니다-디지털화의 장점을 포기한 채로. 그러나 코로나 19 대유행 사태는 타성에 젖은 관행에 극도의 압력을 가하고 있습니다.
고객과 그들의 변호사들은 매우 시급하게 종이 서류가 필요한지에 대한 질문을 다시 하고 있습니다. 이 절차에서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전자서명의 기본에 대한 저의 체크리스트가 여기 있습니다:
확인사항 1: 서명이나 서류가 정말 요구되나요? 회사와 고객들이 날마다 서명하는 많은 문서들은 법률상 목적을 추구하는데 있어서 법적으로 요구되지도, 필요하지도 않습니다. 예를 들어 여러 상황에서 회사들은 고객에게 정보 처리 업무 또는 판매 약관을 단지 고지하면 되고(동의서에 서명하도록 하지 않고)-그리고 아마도 그렇게 해야 합니다; 회사는 고객이 그러한 고지를 받은 후에 거래 또는 처리를 진행하였다는 증거를 보유(예를 들면 매장이나 온라인상에 고지문이 눈에 띄도록 게시되었다는 증거를 보유하는 방법으로)할 필요가 있을 뿐입니다. 문서나 서명이 법적으로 요구되지 않는 경우라도 하더라도, 그럼에도 회사들은 동의 또는 승낙을 문서화하려는 좋은 업무처리, 고객 또는 인간 관계라는 이유들을 가지고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나 그들은 먼저 법적으로 요구되지 않는 문서의 경우에 전자적 형식을 다른 형식에 비하여 걱정을 해야 할 필요가 없는 것입니다.
확인사항 2: 서명은 이의 제기를 받게 될까요? 소프트웨어 회사들은 오랫동안 쉬링크-랩(shrink-wrap)과 클릭-쓰루(click-through) 방식 라이선스 규정에 의존하고 있습니다. 라이선시(사용권자)는 유효한 라이선스 없이는 저작권 침해 또는 특허권 침해로 인한 더 큰 책임을 부담하게 될 수 있어서, 그들은 라이선스 계약의 유효성에 대해서 거의 이의를 제기하지 않습니다; 만일 그들이 권리소진 (최초판매) 원칙과 같은 법률상의 항변을 할 수 있다면 이의를 제기할 수 있겠지만, 그 외에는 그렇게 하지 않습니다. 이와 비슷하게, 월 단위 구독 또는 반복적인 서비스의 고객들은, 어쨌든 받은 서비스에 대하여 여전히 책임이 있고, 이전의 거래 과정, 부당이득 또는 그 밖의 법률 이론에 기반하고 있으며, 앞으로의 서비스를 취소하는 것이 상대적으로 쉬운 경우, 일반적으로 전체 계약의 유효성에 대해서 이의를 제기하지 않습니다. 이러한 경우라고 하더라도, 회사들은 분쟁과 오해의 위험을 줄이고, 바람직하지 않은 법적 결과 (소프트웨어 거래가 저작권을 소진시키는 "판매"에 해당하게 되는 경우 등)로부터 보호하기 위하여 서면에 해당 내용들을 기재하여야 하지만, 그들은 공식적인 이유로 서면에 대한 이의제기를 받는 것을 그렇게 걱정할 필요는 없습니다.
확인사항 3: 어떠한 경우에 서명이 이의 제기를 받게 될 수 있을까요? 회사들은 명시적인 법 선택(국제사법) 조항과 전자적 형식을 인정하는 국가에서의 중재절차를 통하여 익숙하지 않은 국가의 법률에 따른 위험을 줄일 수 있습니다. 계약 체결 법인에 관한 선택권을 가진 더 큰 회사들은 전자적 형식, 중재 조항 및 집단소송 배제를 인정하는 우호적인 국가의 법인들을 선택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만일 당신이 파산 법원에 가게 된 처지가 되거나 외국에서 가처분 신청을 할 필요가 있는 경우라면, 예외 규정이 적용됩니다.
확인사항 4: 유효성을 입증하려면 당신은 어떠한 증거를 가지고 있어야 하나요? 몇몇 사안에서, 회사들은 그들이 전자 계약에 서명한 사람이 상대방이라는 사실을 입증하기 위한 증거를 소유, 보관 또는 법원 제출을 하지 않음으로 인하여 전자 계약을 실행할 수 없었는데, 이에 대해서는 예를 들어 Fabian v. Renovate America 사건을 참고하고, www.law.com/therecorder/almID/1575934018CAD075519에서 확인 바랍니다.
그러나 원고들은 (전통적인) 서면 계약에 관하여도 비슷한 문제들을 겪고 있는데, 예를 들어 www.reuters.com/article/us-facebook-lawsuit/facebook-zuckerberg-say-ownership-contract-forged-idUSTRE75144220110602를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확인사항 5: 위험을 줄이는데 도움이 될 수 있는 어떠한 추가적인 조치가 있나요? 현실적인 조치로는, 당신은 당사자들이 앞으로 전자적 형식을 이용할 수 있다고 확인하는 내용으로 손으로 한 서명(한국의 경우에는 서명 또는 날인)이 있는 종이로 된 1회 성 계약을 체결할 수도 있습니다. 만일 당신이 전자적 문서로 진행을 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면, 긴급상황이 해소된 후 그리고 모든 당사자들이 여전히 계약 관계에 있거나 당신이 어떠한 유리한 위치에 있을 때, 손으로 쓴 서명(한국의 경우에는 서명 또는 날인)으로 전자적 버전을 승인하도록 시도해 볼 수 있을 것입니다.
확인사항 6: 프로세스를 어떻게 관리하나요? 규모가 큰 조직들은 그들의 대표자가 하나 이상의 전자서명 옵션을 이용할 수 있도록 어떠한 조건에서, 어느 국가에서 그리고 어떠한 문서 타입으로 하는지에 관한 이행하기 쉬운 프로토콜을 정리해 두어야 합니다. 또한 그러한 프로토콜은 법적 형식 요건 또는 사업상 고려로 인하여 전자적 형식으로는 충분하지 않은 거래, 문서 및 상황에 대한 목록도 정리해야 합니다. 매우 큰 조직들은 판매, 구매, 인사, 조세, 재무 및 국제적 회사 관리 등의 부서들 간에 추가적인 구분을 하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확인사항 7: 어떤 전자서명 기술이 당신의 고객에게 적합할까요? 당신은 다양한 방법에 의하여 전자적으로 청약과 승낙을 문서화할 수 있는데, 여기에는 이메일에 의하는 방법; 묵시적 동의를 의미하는 행위를 촉발시키는 메커니즘과 결합된 일방적인 고지를 하는 방법; 웹사이트 또는 모바일 사이트상에 명시적인 클릭-쓰루(click-through) 버튼을 클릭하도록 하는 방법; 프린트, 서명 그리고 스캔을 하는 방법; 마이크로소프트 워드 파일(word.docx)에 당신이 손으로 서명한 사본을 붙이는 방법; 또는 PDF 파일 상에 또는 태블릿으로 당신의 서명을 쓰는 방법이 포함됩니다. 또한 당신은 국제적인 시장 및 법률 리서치에 기반한 인증, 보관, 증거 및 무결성 특성에 관한 추가적인 기능을 제공하는 온라인 솔루션도 이용할 수 있는데, 예를 들어 www.docusign.com/how-it-works/legality/global를 참고할 수 있습니다. 한정된 사례에서, 당신은 손으로 한 서명과 동등하다고 일부 국가에서 정부-인증을 받은 공인된 디지털 서명 도구도 찾을 수 있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실제로는, 현재까지 그러한 도구는 어디서든지 폭넓게 채택된 것은 아닙니다. 당신이 다른 상황들에서 최고의 도구를 선택할 때는, 위험, 자원의 한정 그리고 운영상의 선호 뿐만 아니라 위 체크리스트 항목들을 고려하시기 바랍니다.
질문? ldetermann@bakermckenzie.com로 필자에게 연락하시기 바랍니다-그리고 잘 지내시고, 안전하고 건강하세요.
◇Lothar Determann은=Baker McKenzie, Palo Alto 사무소의 파트너 변호사로 국제 개인정보/프라이버시, 기술, 지식재산권의 실무를 하고 있고, 캘리포니아주 및 독일변호사 자격을 가지고 있다. San Francisco & Los Angeles Daily Journal이 선정한 캘리포니아주 최고 10인의 저작권 변호사 및 최고 25인의 지식재산권 변호사이며, Chambers, Legal 500, IAM 등이 선정한 주요 변호사로 인정받고 있다. 그는 베를린, 버클리와 샌프란시스코에서 법률을 가르치고 있고, 150개 넘는 소논문과 5권의 서적(Determann’s Field Guide to Data Privacy Law(4th Ed., 2020, 중국어, 독일어, 일본어, 포르투갈어, 러시아어 및 터키어 번역서도 있음)과 California Privacy Law-Practical Guide and Commentary (3d Ed. 2018) 포함)의 저자이기도 하다.
정리=김보성 변호사 · 이정화 외국변호사(boskim@kcllaw.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