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 "아파트 관리사무소 직원 사용자는 입주자대표회의 아닌 위탁 관리업체"
[노동] "아파트 관리사무소 직원 사용자는 입주자대표회의 아닌 위탁 관리업체"
  • 기사출고 2020.08.02 0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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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행법] "소장이 관리업체 대리인으로 근로계약 체결 불과"

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가 아파트 관리를 위탁한 관리업체를 변경했으나, 아파트 관리사무소 소장이 관리업체를 대리해 아파트 관리사무소에서 근무하던 직원들과 계약을 체결하고, 입주자대표회의 계좌에서 임금과 퇴직금이 지급되었다. 고용보험 등 4대 보험도 입주자대표회의의 명의로 가입되었다. 이 경우 입주자대표회의와 관리사무소 직원들 사이에 근로관계가 성립될까.

A씨가 2016년 8월 경기도 파주시에 있는 한 아파트 관리사무소에서 기전기사로 근무하는 내용의 계약을 체결하고 두 차례에 걸쳐 근로계약을 갱신해 근무하던 중 이 아파트의 관리를 맡은 위탁사가 2018년 6월 B사로 변경되었다. B사는 아파트 관리사무소에서 근무하던 직원 15명에 대하여 면접을 실시하고 A씨를 포함한 6명만을 채용하기로 결정하고, 2018년 7월 11일 A씨와 관리사무소에서 기전반장으로 2개월간 근무하기로 하는 내용의 계약을 체결했다. 

A씨 외의 나머지 직원들에 대해서도 근로계약기간을 2개월로 하는 근로계약이 체결되었다.

그러나 B사가 2개월 후인 8월 30일 A씨에게 근로계약 만료를 통보하자 A씨가 'B사, 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가 자신을 부당해고하였다'며 경기지방노동위원회에 구제를 신청했다. B사와 근로계약을 체결한 6명 중 A씨만 근로계약이 갱신되지 않았다. 경기지노위는 '입주자대표회의는 A씨의 사용자가 아니므로 당사자 적격이 없다', 'B사는 A씨의 사용자이다', 'B사가 갱신기대권을 갖고 있는 A씨에 대하여 합리적 이유 없이 근로계약의 갱신을 거절하고 근로관계를 종료한 것은 부당하다'는 취지의 이유로 B사를 상대로 한 구제신청만을 받아들였다. 이에 B사와 A씨가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을 신청했으나, 같은 이유로 모두 기각되자 B사가 중노위를 상대로 소송(2019구합4035)을 냈다. B씨는 피고보조참가했다.

재판에선 A씨의 사용자가 입주자대표회의인지 여부가 가장 큰 쟁점이 되었다. B사도 A씨의 사용자는 B사가 아니라 입주자대표회의라고 주장했다.   

서울행정법원 제13부(재판장 장낙원 부장판사)는 4월 23일 "A씨의 사용자는 B사"라고 판시하고, 그러나 "A씨에게는 갱신기대권이 인정되지 않는다"며 "재심판정 중 원고에 관한 부분을 취소하라"고 원고 승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먼저 대법원 결정(99마628)을 인용, "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와 사이에 위수탁관리계약을 체결한 아파트 관리업자의 대리인인 관리소장이 관리사무소에서 근무하게 된 직원들과 근로계약을 체결하였다면 그 직원들은 아파트 관리업자의 피용인이라고 할 것"이라고 전제하고, "아파트 관리업자와 위수탁관리계약을 체결하였을 뿐인 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가 직원들에 대하여 임금지급의무가 있는 사용자로 인정되기 위하여는, 그 직원들이 관리사무소장을 상대방으로 하여 체결한 근로계약이 형식적이고 명목적인 것에 지나지 않고, 직원들이 사실상 입주자대표회의와 종속적인 관계에서 그에게 근로를 제공하며, 입주자대표회의는 그 대가로 임금을 지급하는 사정 등이 존재하여 관리사무소 직원들과 입주자대표회의와 사이에 적어도 묵시적인 근로계약관계가 성립되어 있다고 평가되어야 한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파주시에 있는 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는 이 아파트에 관하여 원고와 사이에 위탁관리계약을 체결하였고, 원고는 위탁관리계약을 수행하기 위하여 관리사무소장을 대리인으로 정하였고, 관리사무소장을 통하여 참가인을 포함한 관리사무소 직원들과 근로계약을 체결하였는데, 근로계약을 체결하기 위한 면접절차는 원고에 의하여 직접 실시되었다"고 지적하고, "참가인의 채용을 결정하기 위한 과정에 입주자대표회의가 관여하였다는 객관적인 사정은 보이지 아니하고, 나아가 참가인과 사이의 근로계약을 종료하기로 하는 결정을 내린 것도 원고의 대리인인 관리사무소장이었고, 그 의사결정에 입주자대표회의가 관여하였다고 볼 만한 객관적인 사정은 보이지 아니한다"고 밝혔다.

이어 "입주자대표회의가 그간 관리사무소 직원들의 임금, 휴가비, 조직 구성, 구체적인 업무수행방식에 관하여 관리사무소장 등에게 의견 또는 지시를 전달하여 왔고, 위탁관리계약 제18조가 '관리사무소 인원 조정을 입주자대표회의의 승인을 받은 뒤 집행하여야 한다'는 취지로 정하고 있으나, 입주자대표회의의 원고에 대한 의견 전달 또는 지시가 부당한 간섭에 이르렀는지 여부와는 별개로, 그와 같은 의견 전달 또는 지시를 들어 '원고가 근로계약 당사자로서 갖는 참가인에 대한 인사권과 업무지휘명령권이 모두 배제 내지 형해화되었다'고 보아 '원고와 참가인 사이의 근로계약이 형식적이고 명목적인 것에 불과하다'거나, '원고와 입주자대표회의 사이에 묵시적인 근로관계가 성립되었다'고 볼 수는 없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또 "참가인을 포함한 관리사무소 직원들의 임금 및 퇴직금이 입주자대표회의 계좌에서 지급되고, 고용보험 등 4대 보험도 입주자대표회의의 명의로 가입되어 있으나, 위탁관리계약의 내용을 보면, 입주자대표회의가 원고에게 관리비 등의 부과, 징수 외에 아파트의 관리에 필요한 비용의 지출도 위탁하였음을 알 수 있는바(제9조), 원고는 예치된 관리비 등에서 직원들에 대한 급여나 4대 보험 사용자 부담분 등을 수탁업무 처리비용 명목으로 지출할 수 있다고 할 것이고, 원고가 위 각 비용을 위 관리비 등이 예치된 입주자대표회의 명의 계좌에서 직접 지출하였다고 하더라도, 그러한 사정을 들어 참가인을 포함한 관리사무소 직원들과 입주자대표회의 사이에 근로관계가 성립되었다고 볼 수는 없다"고 밝혔다. B사가 A씨의 사용자라는 것이다.

재판부는 그러나 "참가인은 원고와 근로계약기간을 2개월로 하는 근로계약을 1회 체결하였을 뿐이라고 할 것이어서, '일정한 요건이 충족되면 근로계약이 갱신된다는 신뢰관계'가 형성되었다고 보기 어렵고, 입주자대표회의와 전 관리업체, 원고와 사이에 체결한 위수탁관리계약의 내용 중 '공동주택관리업무의 계속성 등을 위하여 새로운 관리주체에게 직원의 고용을 승계할 수 있다'는 내용이 있기는 하나, 그와 같은 고용 승계는 입주자대표회의 의사에 따라 이루어지는 것인데다, 관리주체의 변경이 있을 경우를 전제로 한 것이어, 개별 직원의 근로계약기간이 만료되었을 때의 갱신기대권이 문제되는 사안에서 근로자의 갱신기대권을 인정하게 할 만한 사정은 아니다"며 "참가인에게는 갱신기대권이 인정되지 아니한다"고 밝혔다.

리걸타임즈 김덕성 기자(dsconf@legal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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