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바이러스가 유행한 지 약 6개월이 지나가고 있다. 여전히 좋은 소식과 그렇지 않은 소식이 교차하고 있는 가운데 기자는 8월호를 마감하면서 좀 희망적인 이야기를 모아보려고 한다.
미국 시장에 대한 설문조사 결과 잠재적인 의뢰인들이 더 이상 법률이슈의 해결을 미루려 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으며, M&A 자문이 늘어나고 있는 미국 로펌들은 3, 4월에 보류되었던 많은 딜이 돌아오고 있을 뿐만 아니라 새로운 M&A 딜을 하려고 하는 고객들도 적지 않다는 고무적인 분위기를 전하고 있다.
코로나 확진자가 가장 많은 나라인 미국의 로펌들은 한국 로펌들보다 코로나19 팬데믹의 영향을 훨씬 더 많이 받고 있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고객과 업무 수요가 회복되며 4, 5월의 충격에서 벗어나 파트너 배당 등을 재개한 로펌들이 나오기 시작했으며, 파산과 구조조정, 자본시장 등의 분야에선 코로나 특수의 조짐도 나타나고 있다.
한국시장으로 범위를 좁혀보자. 주식시장이 V자 반등의 가파른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고, 문재인 대통령은 한국 경제가 선방하고 있다는 긍정적인 전망을 내놓았다. 분야, 업종마다 차이가 있겠지만, 실물경제의 본격적인 반등과 함께 법률시장도 활발한 모습을 되찾길 기대한다.
특히 기자가 보기엔 국제소송 · 국제중재 등 국제분쟁 분야에선 이미 일종의 코로나 특수가 일고 있다. 코로나 이전에도 미 소비자들에 의한 집단 손배소 제기와 함께 독점판매권 등을 둘러싼 계약분쟁, 지식재산권과 영업비밀 다툼, 합작사업을 둘러싼 분쟁, 부동산 거래 분쟁 등 한국과 미국 기업들 사이에 분쟁이 많았는데, 코로나 팬데믹에 사정이 나빠진 미 기업들이 한국기업을 겨냥해 일종의 기획소송을 남발하는 측면이 없지 않아 주의가 요망된다.
최근 미국의 한 에너지 회사가 한국 굴지의 에너지 회사를 상대로 약 2,400억원의 손해배상을 요구하는 ICC 국제중재를 신청했다. 주장하는 내용은 한국 회사가 기술 라이선스계약을 어겼다는 것인데, 이 미국 회사는 코로나19로 경영이 어려워져 미 정부로부터 650만달러의 구제금융을 지원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국제중재도 제3당사자 기금(third-party funder)과 손을 잡고 재정적인 지원 아래 수행하고 있다.
한국기업을 둘러싼 국제분쟁이 늘어나며 공격이든 방어든 이들 사건을 따내려는 국내외 로펌들이 바삐 움직이고 있다. 한국 법률시장에서의 코로나19 특수는 국제분쟁 시장에서 먼저 발동이 걸리고 있다.
리걸타임즈 김진원 기자(jwkim@legal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