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로펌들, '나이 든 변호사' 골치
美 로펌들, '나이 든 변호사' 골치
  • 기사출고 2007.03.18 1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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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kin Gump서 해고된 50대 변호사 소송 제기 Mayer, Brown은 파트너 45명 구조조정 발표
나이 든 변호사들의 은퇴를 둘러싼 고민은 로펌들도 예외가 아니다.

특히 미국의 유명 로펌들에선 고령의 파트너 변호사들에 대한 강제 퇴직제도가 나이에 의한 차별 여부를 둘러싼 법정다툼으로 비화되고 있는 실정이다.

◇그로스 변호사의 소송 제기 사...
미국의 '로 닷컴(www.law.com)' 인터넷판은 최근 미국의 워싱턴에 있는 로펌인 애킴 검프(Akin Gump Strauss Hauer & Feld)에서 일했던 도널드 그로스(Donald Gross) 변호사가 "너무 나이가 많다는 이유로 해고됐다"고 주장하며 콜럼비아 특별구 연방지방법원에 소송을 냈다고 보도했다.

50대인 그는 한국에서 미국변호사로 근무한 적이 있어 더욱 관심이 쏠리고 있다.

로 닷컴에 따르면, 그가 애킨 검프에서 해고된 때는 2004년 10월. 한국 프랙티스 분야의 시니어 변호사로 고용된 지 1년 반도 채 지나지 않아 해고됐다.



그로스는 해고되기 전 당시 애킨 검프에서 한국 프랙티스그룹을 이끌었던 김석한 변호사가 실적이 모자라서가 아니라 너무 연장자여서 적절하지 않다고 여러차례 얘기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애킨 검프를 대리하고 있는 Pillsbury Winthrop Shaw Pittman의 케언즈(Christine Kearns) 변호사는 연령 차별 주장을 부인하며, "애킨 검프가 그로스를 공정하게 대우했다"고 말했다고 로 닷컴이 보도했다.

그로스에 따르면 김 변호사는 그로스가 고용될 때부터 메이저 로펌에서 일하기엔 나이가 너무 많다며 나이에 대해 회의적이었다고 한다. 그로스는 애킨 검프에 합류하기 전 미 국무성과 국가안전보장회의(NSC)에서 일했다. 또 한국에서 변호사로 일한 적도 있다.

상황은 더욱 악화됐다고 그로스는 주장했다. 그의 주장에 따르면 2004년 3월 그로스가 3주간 심장 수술을 받고 회사로 돌아오자 김 변호사는 그로스를 일선에서 빼내 훨씬 나이 어린 파트너 변호사에게 보고하도록 했다는 것이다.

그로스는 업무에서의 고무적인 평가에도 불구하고, 김 변호사가 '60일 퇴직 프로그램(60-day exit strategy)'을 제시했다고 말하고 있다.

그러나 김 변호사는 이런 사실을 모두 부인하고, "모두 거짓"이라고 주장했다고 로 닷컴은 보도했다.

변호사를 통해 소송을 제기한 그로스는 복직과 함께 밀린 임금과 손해배상을 요구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시카고의 로펌인 Mayer, Brown, Rowe & Maw가 최근 전체 파트너 변호사의 약 10%에 해당하는 45명의 파트너 변호사들에게 퇴직을 요구하는 구조조정 계획을 발표해 관심을 끌고 있다. 마찬가지로 로 닷컴의 보도이다.

1500명의 변호사가 있는 이 로펌은 시카고에서 가장 큰 규모이며, 뉴욕에도 200명의 변호사가 있다. 이외에 워싱턴, 런던에도 사무실이 있다. 2002년 영국 로펌인 Rowe & Maw와 합병했다.

로 닷컴에 따르면 이 로펌은 2006년 재정적으로 상당한 실적을 올렸음에도 구조조정 계획을 내 놓아 더욱 주목을 받고 있다.

지난해 11%가 늘어난 11억 달러의 매출을 올렸으며, 처음으로 파트너 변호사 1명당 수익이 1백만 달러를 넘어섰다. 구조조정은 세계적으로 업계를 리드하고 있는 로펌들 사이에서 더욱 위상을 높이기 위해 고안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전에 비슷한 조치를 취한 다른 로펌들도 경쟁력을 높이는 등 중요한 진전을 이뤘다고 한다.

여러 로펌에서 비생산적인 것으로 보이는 파트너 변호사들이 떠날 것을 요구받고 있다. 2000년 32명의 파트너 변호사를 솎아 낸 Sidley Austin은 미 고용평등위원회(the Equal Employment Opportunity Commission)에 의해 나이 차별 문제로 소송이 제기돼 진행중이다. Sidley Austin은 실적에 근거해 구조조정을 했다고 주장한다. Sidley Austin도 시카고에 근거를 두고 있다. Mayer, Brown, Rowe & Maw의 경쟁 로펌이다.

로펌들은 파트너 변호사의 1인당 이익을 높인다는 목표 아래 돈을 많이 벌어오는 레인메이커(rainmaker) 파트너 변호사들을 붙잡고, 끌어오기 위해 같은 파트너 변호사들을 갈아치우고 있다고 로 닷컴은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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