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형사재판소 창립기념일도 7월 17일…올 화두는 'Resilience'
국제형사재판소 창립기념일도 7월 17일…올 화두는 'Resilience'
  • 기사출고 2020.07.19 1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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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오곤 의장, "ICC에 대한 확고한 지원 계속할 것"

제헌절인 7월 17일, 이날은 세계 최초의 상설 국제적인 형사재판소인 국제형사재판소 즉, ICC(The International Criminal Court)의 모태가 된 로마의정서(the Rome Statute)가 1998년 채택된 기념일이기도 하다. 이후 모두 123개국의 비준을 거쳐 17년 전인 2003년 2월 초대 재판부를 구성해 본격 출범한 ICC는 7월 17일을 'ICC의 날(Day of International Criminal Justice)'로 정해 매년 기념하고 있다. 송상현 전 서울대 법대 교수가 2003년 2월 초대 재판관으로 선출되어 이후 12년간 재판관과 ICC 소장을 역임하고, 권오곤 전 국제유고전범재판소(ICTY) 재판관이 2017년 12월부터 당사국총회 의장으로 활약하는 등 ICC는 우리나라와 특히 인연이 깊은 국제형사재판기구다.

ICC가 7월 17일 권오곤 당사국총회 의장, Eboe-Osuji ICC 소장, Fatou Bensouda ICC 검사의 동영상 메시지와 함께 ICC 설립 17년을 기념하는 보도자료를 발표했다. 올 'ICC의 날'의 주제는 위기와 갈등 속에서 ICC의 설립정신을 되살리자는 의미의 '복원(Resilience)'. ICC는 "코로나19 팬데믹 와중에 전 세계에 걸쳐 인권침해가 계속되고 있고, 정의를 향한 절규가 존재한다"며 "ICC 재판소는 ICC에 관련된 보다 공정한 세계를 추구하려는 모든 사람을 환영한다"고 밝혔다.

◇권오곤 ICC 당사국총회 의장이 7월 17일 'ICC의 날'을 맞아 "ICC를 보호하는 흔들림 없는 임무를 수행하는 데 함께 할 것"이라는 요지의 기념 메시지를 발표하고 있다.
◇권오곤 ICC 당사국총회 의장이 7월 17일 'ICC의 날'을 맞아 "ICC를 보호하는 흔들림 없는 임무를 수행하는 데 함께 할 것"이라는 요지의 기념 메시지를 발표하고 있다.

권오곤 의장은 'ICC의 날' 메시지에서, "ICC는 국제적인 관심의 가장 심각한 범죄에 대한 형사면책을 저지하려는, 로마의정서에 서명한 123개국의 공동의 임무를 구체화하는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며 "우리는 로마의정서의 법적인 틀 내에서 매우 엄격하게 행동하는 독립적이면서도 공정한 방법으로, 이러한 임무를 계속해서 떠맡아야 하는 사법기관인 ICC에 대한 확고하고 지속적인 지원을 몇번이고 이행할 것이고, 로마의정서에 들어있는 가치와 원칙을 지키고 ICC의 완전한 상태를 보호하는 흔들림 없는 임무를 수행하는 데 함께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boe-Osuji ICC 소장은 "인간이 만들어낸 일로부터 또 코로나 팬데믹으로부터 공히, 과거의 어느 해보다도 올해 특별한 도전이 많았다"며 "이러한 도전들이 정의와 법의 지배의 원천인 인간성(humanity)에 대한 우리의 임무를 배가하도록 고무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집단학살, 전쟁범죄 등 극악한 범죄가 행해졌을 때, 우리는 재판소로서, 책임을 추궁하기 위해 창설되었다"며 전 세계의 희생자들이 ICC에 희망을 걸고 있고, 우리는 방해받지 않고, 그 길에 머무를 것"이라고 강조했다.  

ICC는 6월 11일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아프가니스탄에서의 전쟁범죄를 조사하려는 ICC 관계자들에 대한 금융제재와 비자 거부 등의 행정명령에 서명한 것과 관련, 즉각 성명을 내고, "이는 독립적인 국제재판기구인 ICC에 대한 유례없는 공격"이라며 깊은 유감을 표시했다. 미국은 ICC 설립의 근거가 된 로마의정서에 가입하지 않았다.

트럼프 제재 서명에 미 법률가들도 반대

권오곤 당사국총회 의장도 같은 날 의장 명의로 발표한 성명에서 미 정부의 ICC 관계자들에 대한 제재에 거부의사를 명확히 하고, 깊은 유감을 표시했다. 이후 전 세계적으로 미국의 조치가 잘못되었다는 비판이 이어졌으며, 최근엔 미국의 175명에 이르는 국제법학자와 법률가들도 백악관에 보낸 성명에서 "ICC 관계자들에 대한 제재는 원칙적으로 잘못된 것이고, 미국의 가치에 어긋나며 미국의 국가안보에도 불리한 일"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이 제재에 대한 승인을 철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ICC는 7월 29일과 30일 이틀간 차기 ICC 검사에 입후보한 후보자들을 상대로 버추얼 히어링(virtual public hearing)을 실시한다. 헤이그 시간으로 오후 3시부터 6시까지 예정되어 있으며, 일반인도 참관이 가능하다. 김앤장 국제법연구소장인 권오곤 당사국총회 의장은 서울에서 히어링에 참여한다. 

리걸타임즈 김진원 기자(jwkim@legal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