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펌, 일하다 죽거나 사건이 없어 스스로 물러나거나"
"로펌, 일하다 죽거나 사건이 없어 스스로 물러나거나"
  • 기사출고 2020.06.16 1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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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정근 변호사의 "이 남자를 조심하세요"

박근혜 대통령 탄핵 사건에서 국회 소추위원 대리인단의 총괄팀장을 맡았던 황정근 변호사가 최근 자신의 법조 반평생을 담아낸 자전적 에세이 《이 남자를 조심하세요》를 펴냈다. 사법시험에 3등 합격해 법관이 된 그는 법원행정처 송무심의관, 대법원 재판연구관으로 이름을 날린 엘리트 판사 출신으로, 베스트셀러 《선거부정방지법》을 저술한 선거법 전문가로도 유명하다.

◇이 남자를 조심하세요
◇이 남자를 조심하세요

그는 2004년 법복을 벗고 김앤장에 합류해 선거사건, 정치인 사건 등에서 이름을 날렸다. 그가 변호한 의뢰인 명단엔 박연차 게이트에 연루되어 1심에선 유죄판결을 받았으나 2심에서 결과를 뒤집은 박진 의원, 공직선거법 조항의 분석을 통해 무죄 판결을 받아낸 안형환 전 의원, 선고유예 변론으로 교육감 자리를 지켜 2018년 선거에서도 재선될 수 있게 한 조희연 서울시 교육감 등 수많은 정치인과 선출직 공무원들이 이어진다.

2015년 법무법인 소백으로 독립하기까지 10년 넘게 김앤장에서 활동한 로펌 출신으로서 로펌에 대한 소회도 눈길을 끈다.

"김앤장은 하나의 사건이 떨어지면 팀으로 움직였다. 팀워크가 중요하기 때문에 명령체계가 엄격했다. 기한을 맞춰 내지 못한다거나 납품이 제때에 이루어지지 않으면 팀에서 제외된다. 그런 일들이 자주 발생하게 되면 그 사람을 팀원으로 끼워주지 않게 되고, 그 사람은 어떤 사건도 배당받지 못하게 된다. 팀에 끼지 못하면 결국 그는 짐 싸서 나가는 수밖에 없다. 지금 내가 들어가는 이 방의 전 주인도 그런 이유로 짐을 쌌는지 모른다.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정글 속이었다. 긴장감이 전신으로 몰려들었다."

그는 로펌 생활을 소개하는 내용의 소제목을 "로펌, 일하다 죽거나 사건이 없어 스스로 물러나거나"로 붙였다.

리걸타임즈 김덕성 기자(dsconf@legal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