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걸타임즈 커버스토리] '버추얼 로펌에서 선발 리걸테크 기업으로'
[리걸타임즈 커버스토리] '버추얼 로펌에서 선발 리걸테크 기업으로'
  • 기사출고 2020.06.04 0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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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팬데믹에 더 주목받는 헬프미

'코로나19'의 대유행이 법률산업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언택트(untact) 즉, 비대면 문화가 확산되면서 국내 대형로펌 등에선 소속 변호사들 사이의 내부 업무회의도 꼭 필요한 경우가 아니면 스카이프 등을 활용한 화상회의로 진행하고 있으며, 물리적인 사무실 없이 변호사들이 지리적으로 분산되어 인터넷 공간에서 서로 연결되어 업무를 진행하는 버추얼 로펌(virtual law firm)에 대한 관심도 한층 높아지고 있다.

◇대형로펌을 나와 리걸테크 기업 헬프미를 성공시킨 이상민(좌), 박효연 변호사가 서울 삼성동의 헬프미 로비에서 포즈를 취했다.
◇대형로펌을 나와 리걸테크 기업 헬프미를 성공시킨 이상민(좌), 박효연 변호사가 서울 삼성동의 헬프미 로비에서 포즈를 취했다.

기자는 버추얼 로펌의 선구라고 할 수 있는 헬프미 법률사무소를 찾았다. '영화표 예매하듯 변호사와 예약해 상담을 받으세요'라고 안내해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법률사무소로, 이후 법률소비자가 변호사를 선택하는 대세가 된 '선(先)상담 후(後)선임'의 변호사 선임 메커니즘도 헬프미가 처음이다.

그러나 5년이 지난 지금 헬프미는 법인등기 등 자동화 서비스를 속속 론칭하며 리걸테크 기업으로 가파른 발전을 이어가고 있다. 법률사무소 헬프미에 상주하는 단 2명의 변호사이자 헬프미에 자동화 서비스 등의 소프트웨어를 개발해 공급하는 (주)헬프미의 2명의 이사인 박효연, 이상민 두 변호사를 만나 헬프미의 발전, 성공에 관한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인터뷰는 자연스럽게 버추얼 로펌에서 리걸테크 기업으로 초점을 옮겨가며 진행되었다.

디캠프에서 변호사 2명이 시작

-헬프미는 5년 전 변호사찾기, 법률상담 안내 등이 매우 잘 구성된 홈페이지부터 만들고 시작한 것으로 알고 있다. 단순한 홈페이지가 아니라 버추얼 로펌이라고 부를 수 있을 정도의 강화된 홈페이지였다.

"선릉로의 창업지원센터인 디캠프에서 박효연 변호사와 함께 상주하는 변호사는 단 두 명으로 시작했는데, 원래 우리가 하려고 했던 법률사무소가 그런 모델이었다. 대한변협에 전문분야 등을 등록한 실력과 경험이 검증된 변호사들이 브로커나 사무장을 거치지 않고 직접 상담해 고객의 문제를 해결해주고, 그래서 변호사 사무실의 문턱을 낮추고, 유료상담을 기반으로 하지만 합리적인 비용 그 이상의 만족을 얻게 하자는 시스템인데, 헬프미의 수많은 후기에서 확인할 수 있듯이 고객의 만족도가 매우 높다.

8명은 각자의 사무실에서 상담 참여

현재 모두 10명의 변호사가 상담변호사로 활동하고 있는데, 나와 박 변호사를 제외한 나머지 8명은 각자의 법률사무소에 상주하며 상담에 임하고 있다. 그런 점에서 헬프미가 어느 정도 버추얼 로펌의 기능을 하고 있다는 것은 틀린 말이 아니다. 상담 후 나홀로 소송을 원하는 유저에게는 합리적인 비용으로 소장이나 답변서 등의 법률서류 작성을 도와주고, 의뢰인이 원하면 직접 사건을 맡아 검찰청이나 법원에 나가기도 하는데, 상담 후 사건수임으로 이어지는 경우도 적지 않다."

가족 · 형사 등 6개 분야 운영

-전체 상담변호사 10명에, 업무분야도 '가족 문제', '형사 문제', '부동산 문제', '세금, 행정 문제', '금전, 기업 문제', '손해배상 문제' 등 6개로 압축되어 있다. 5년 전에 비해 상담변호사나 업무분야가 크게 늘어나지는 않았다.

◇박효연 변호사
◇박효연 변호사

"헬프미의 사업을, 법률서류의 자동 작성 등 법률 전문직들이 수행하는 업무를 자동으로 처리하는 알고리즘을 만들고 그걸 적용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쪽으로 초점을 맞췄기 때문이다. 그래서 법률상담 헬프미는 업무분야 등을 크게 늘리지 않고 현재의 수준을 유지하는 선에서 운영하고 있다. 또 전문성을 갖춘 실력 있는 변호사로 상담진을 구축, 상담수요가 늘어나면 헬프미에서 적임자를 찾아 상담변호사 위촉을 요청하기도 하지만, 무작정 문호를 개방해 놓고 있지는 않다."

-헬프미가 제공하는 자동화 서비스엔 어떤 것들이 있나요?

"헬프미를 시작한 지 약 1년 6개월 만인 2016년 말에 시작한 법인등기 서비스가 가장 오래된 서비스이자 이용이 가장 많은 서비스다. 헬프미가 리걸테크 기업으로 방향을 튼 첫 성과라고 할 수 있는데, 지금까지 이 서비스를 방문한 고객이 121만 9,623명, 누적 이용금액은 53억원이 넘는다. 그동안 헬프미의 법인등기 서비스를 이용한 기업은 2만 2,369곳에 이른다.

법인등기 고객 22,369곳

또 법인등기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기업을 운영하게 되면 상표 등록에 관한 업무수요가 많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래서 지난해 12월 상표등록 서비스를 시작했다. 카카오톡만으로 간단하게 상표등록을 마칠 수 있는 간편 법률서비스로, 변리사 사무실을 직접 방문하거나 인감증명서 등 서류를 준비할 필요가 없다. 수수료는 오프라인 변리사 사무실의 1/5 수준인 1건당 4만원. 헬프미 홈페이지의 포트폴리오에서 빅뱅엔젤스, 카바조 등의 상표등록 사례를 직접 확인할 수 있다."

헬프미가 법인등기, 상표등록과 함께 제공하는 또 하나의 자동화 서비스는 상속문제 서비스로, 상속포기, 한정승인, 특별한정승인 3가지에 대해 집중적인 상담을 제공한다. 한마디로 부모님의 빚이 상속되는 것을 차단하는 서비스로, 헬프미를 통해 빚 상속의 고민을 해결한 고객이 2018년 말 상담고객 수를 파악하기 시작한 이후만 따져 8,796명, 탕감받은 빚이 모두 합쳐 234억원이 넘는다. 상속포기, (특별)한정승인 모두 고인이 사망하였음을 안 날로부터 3개월 내에 법원에 신고를 하고 결정을 받으면 빚이 상속되는 것을 막을 수 있다.

◇왼쪽부터 헬프미가 자랑하는 법률상담, 법인등기, 상표등록, 상속문제 서비스의 모바일 안내 화면
◇왼쪽부터 헬프미가 자랑하는 법률상담, 법인등기, 상표등록, 상속문제 서비스의 모바일 안내 화면

이상민 변호사는 "상속분쟁이 엄청 늘어나고 있는데 우리는 그걸 자동화로 나간 것"이라며 "로펌 등에선 소송 등 분쟁해결에 비중을 두어 운영한다면 헬프미는 생각지도 못했던 빚의 대물림의 차단, 여기에 초점을 맞춰 서비스를 제공한다"고 소개했다.

이 변호사에 따르면, 헬프미 서비스를 모방한 일종의 카피캣(copycat)이 적잖게 발견된다고 한다. 그만큼 헬프미 서비스가 인기가 있고 관심의 대상이라는 반증인데, 헬프미는 고객의 니즈에 맞춰 매우 정교하게 프로그래밍 된 고품질의 서비스로 차별화를 추구하고 있다.

리걸테크 기업 헬프미는 상품마다 이용자의 후기를 홈페이지에 그대로 공개하는 것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모두 2,038개의 후기가 올라온 법인등기 서비스의 경우 A사는 후기에서 '업무절차 간단, 편안한 업무'를 차별점으로 기재했다. 또 B 고객은 '100% 온라인, 별도의 서류제출 요청없음'이라고 적었다.

법률상담 서비스엔 이보다 훨씬 많은 후기와 성공사례가 소개되어 있다.

헬프미는 기성복 회사

"기존의 법률서비스가 수제양복점이라면, 자동화된 상품을 제공하는 헬프미는 기성복 회사라고 생각해요. 기성복을 원하는 분들이 있고, 그래서 기성복을 찾아 입는다면 그 영역이 충분히 의미가 있는 거 아니겠어요. 저희는 그러한 영역을 계속 찾아서 자동화된 서비스로 제공하려고 합니다."

이상민 변호사는 헬프미가 서비스를 개발해 제공하려는 영역의 요건으로, 여러 사람의 수요가 있고, 정형화할 수 있으며, 정형화를 해서 단가를 낮출 수 있고, 표준화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고객 만족도가 떨어지지 않아야 하고, 서비스의 제공자인 헬프미가 지치지 않아야 서비스를 계속 유지, 제공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상민 변호사
◇이상민 변호사

헬프미는 법인등기, 상표등록, 상속문제 외에도 지급명령과 제소전화해 상품을 개발해 서비스한 적이 있으나, 수요판단 등이 들어맞지 않는 등 문제점이 도출되어 중간에 서비스를 중단했다.

40명 넘는 스태프 포진

헬프미에는 현재 SW 개발인력을 포함해 모두 40명이 넘는 스태프가 박효연, 이상민 변호사의 지휘 아래 법인등기 등 3개의 자동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주의할 대목 중 하나는 자동화 프로그램이라고 하더라도 100% 기계에만 맡기는 것이 아니라 서비스별로 담당 인력이 여러 명 배치되어 채널톡 등으로 고객과 소통하며 서비스의 완성도를 높이고 있다는 점이다.

헬프미 대표를 맡고 있는 박효연 변호사는 "변호사가 10여 시간 일 할 걸 프로그램을 개발해 1시간에 충분히 끝낼 수 있다면 그만큼 적은 비용으로 의뢰인의 법적 고민을 해결해 줄 수 있지 않을까라고 생각해 조금씩 자동화와 인공지능화 하는 범위를 넓혀 나가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고 하면서도, "그러나 개개의 서비스를 터치하는 고객들의 마음을 십분 알아야 된다고 생각하고, 사람이 안 해주고 챗봇(chatbot)이랑 얘기해야 된다든가 이런 부분은 사실 고객 입장에서 좋은 법률서비스가 아니기 때문에 서비스마다 인력을 배치해 고객 응대 등 서비스의 가치를 올리는 방향으로 전략을 잡고 있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24억 매출 기록

설립 5년째인 2019년 헬프미는 약 24억원의 연매출을 기록했다. 특히 법률상담이나 사건수임에서 나온 매출은 크지 않고 95% 이상이 법인등기 자동화 등 리걸테크 쪽에서 발생한 결과여서 헬프미의 임직원들이 한층 고무되어 있다. 이상민 변호사는 "상업등기 즉, 법인등기는 2월~5월이 성수기이고 그중에서도 주주총회 시즌인 3월~4월이 극성수기인데, 코로나19 유행에 따른 비대면 문화의 확산 때문인지 2019년 같은 기간에 비해 올해 등기신청이 26% 정도 늘어났다"고 말했다.

◇서울 삼성동에 위치한 헬프미의 사무실 모습. IT 스타트업의 분위기를 물씬 풍긴다.
◇서울 삼성동에 위치한 헬프미의 사무실 모습. IT 스타트업의 분위기를 물씬 풍긴다.

헬프미가 코로나19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코로나19 팬데믹 와중에 가장 주목받는 한국의 리걸테크 기업 중 하나로, 한층 기세를 올리고 있다. 두세 개의 새로운 자동화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는 헬프미의 다음 서비스가 무엇일지 벌써부터 기대를 모으고 있다.

리걸타임즈 김진원 기자(jwkim@legal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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