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실이익 산정때 군미필 남성이 받는 불이익 없앤다
일실이익 산정때 군미필 남성이 받는 불이익 없앤다
  • 기사출고 2020.06.02 0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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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익위 권고, 중간이자 공제도 단리로 변경

이르면 내년 하반기부터 군(軍)복무를 하지 않은 남성이 각종 사고로 손해배상을 받을 때 여성이나 군 면제자에 비해 적게 받는 문제가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또한 보험회사 등에서 지급하는 교통사고 등의 손해배상액 중간이자 공제도 기존 복리(複利)에서 단리(單利)방식으로 바뀌어 피해자에게 돌아가는 배상액이 늘어난다.

국민권익위원회는 6월 2일 군 미필 남성의 손해배상 시 군복무기간을 취업가능기간으로 인정하고, 자동차보험 등 민간 손해보험에서 복리로 적용하던 중간이자 공제방식을 「국가배상법」과 법원 판결과 동일하게 단리로 변경하도록 '손해배상액 산정의 불공정 요소 개선' 방안을 마련해 법무부, 금융위원회 ‧ 금융감독원에 권고했다고 밝혔다.

예를 들면, 교통사고로 11세 미성년자가 사망하여 자동차보험 약관에 따라 손해배상 하는 경우, 일실이익은 월 소득액에 생계비를 공제하고 취업가능기간에 해당하는 중간이자 계수를 곱해 산정한다. 이때의 중간이자 계수는 복리방식으로 미리 계산된 값(라이프니츠계수)이며, 피해자가 소득이 없는 경우 일용임금(월 270만원, 올해 기준)이 월 소득으로 인정되고 생계비는 월 소득의 3분의 1을 적용한다.

이런 산식에 따라 '여성이나 군 면제자'는 2억 6,320여만원을 배상받지만, 피해자가 군복무 대상인 남성이라면 2천 800만원이 줄어든 2억 3,500여만원 밖에 받지 못한다. 군복무기간이 빠져 여성보다 취업가능기간이 약 2년(육군 복무기간 적용) 줄어들기 때문이다.

군복무기간이 취업가능기간에서 제외되는 자동차보험과 달리, 국가배상 시에는 군복무기간 동안 군인봉급을 반영하도록 지난해 4월 개선되었지만 그 후에도 배상액이 여성이나 군 면제자에 비해 여전히 적다.

즉, 군복무 대상이라는 이유로 손해배상액이 줄어 차별적 불이익이 발생하고, 헌법에 규정된 병역의무 이행에 따른 불이익금지 조항에 위배될 소지가 있어 개선을 권고하게 되었다는 것이 국민권익위의 설명이다. 국민권익위는 "이는 경제활동을 하지 않는 무직자의 손해배상에서도 일용임금을 현실소득으로 인정하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 불합리한 처우"라고 밝혔다.

한편 일실이익을 현재가치로 환산하기 위해 공제하는 중간이자는 단리나 복리 방식이 모두 허용되며 이때 이자율은 법정이율(5%)이 동일하게 적용되는데, 단리의 호프만방식으로 중간이자를 공제하는 법원 판결이나 국가배상과는 달리 자동차보험 등 손해보험사는 복리의 라이프니츠방식을 적용해 손해배상액이 상대적으로 줄어들어 국민권익위가 중간 이자 공제를 복리에서 단리로 바꾸도록 권고한 것이다.

앞서 든 교통사고 사례에서 보험처리 대신 소송을 제기하면 중간이자 공제방식이 달라져 일실이익은 약 1억 6천만원 늘어난다.

국민권익위 권석원 권익개선정책국장은 "오랫동안 논란이 돼왔던 손해배상제도의 불공정한 부분이 개선돼 적정한 배상이 이루어지는 것은 물론 소모적인 분쟁이 줄어들어 신속한 피해구제가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리걸타임즈 이은재 기자(eunjae@legal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