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 "제휴 여행사가 마일리지로 구매한 항공권 재구매한 카타르항공 직원 해고 부당"
[노동] "제휴 여행사가 마일리지로 구매한 항공권 재구매한 카타르항공 직원 해고 부당"
  • 기사출고 2020.03.31 12:04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서울행법] "윤리규정 위반했지만 근로관계 유지할 수 없을 정도 아니야"

항공사가 매출액 증대를 위해 제휴 여행사에 마일리지를 제공한 뒤 여행사가 마일리지를 이용해 구매한 항공권을 항공사 직원이 재구매하자, 윤리규정 위반을 이유로 이 직원을 해고했다. 법원은 부당해고라고 판결했다.

서울행정법원 제12부(재판장 홍순욱 부장판사)는 2월 13일 카타르항공이 "한국지사 영업부 과장 A씨에 대한 해고를 부당해고로 판정한 중앙노동위원회의 재심판정을 취소하라"며 중노위원장을 상대로 낸소송(2019구합68008)에서 이같이 판시, 카타르항공의 청구를 기각했다. A씨가 피고보조참가했다. 법무법인 광장이 카타르항공을 대리했다.

카타르항공은 2017년 11월까지의 매출액이 당해 연도 목표인 7200만 달러에 미치지 못하고 6900만 달러에 불과하자, 2017년 12월 매출액 증대를 위하여 제휴 여행사에 마일리지 등을 제공하는 판촉활동을 실시하였고, 이에 따라 카타르항공의 제휴 여행사인 B투어가 카타르항공의 항공 마일리지 160만점을 제공받았다. 2012년 3월 카타르항공에 입사하여 카타르항공의 한국지사에서 영업부 과장으로서 여행사 제휴 및 영업 업무를 담당하던 A씨는, 2018년 6월 카타르항공의 영업이사에게 B투어가 카타르항공이 제공한 마일리지를 사용하여 구매한 항공권을 여름휴가 여행을 위해 재구매하겠다고 말하고, B투어의 과장에게 연락하여, B투어가 56만 마일리지를 사용하여 카타르항공으로부터 구매한 비즈니스석 항공권(인천-카타르 도하 경유-덴마크 코펜하겐 왕복권) 2매를 1955달러(약 230만원)에 재구매하였다.

그러나 2018년 7월 1일 이 항공권으로 항공기에 탑승하려고 인천공항에서 대기하던 중 카타르항공 본사 인사팀 직원으로부터 항공기에 탑승하지 말라는 연락을 받은 A씨는, 다음날인 7월 2일 다른 항공사의 항공권을 구매하여 7월 10일까지 휴가를 사용하였다. 이후 카타르항공이 A씨의 항공권 구매가 자사 윤리규정을 어긴 것이라며 A씨를 해고하자, A씨가 부당해고라고 주장하며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구제를 신청, 인용 결정을 받았다. 그러자 카타르항공이 이에 불복해 중노위에 재심을 신청했으나 기각되자 소송을 냈다.

A씨는 2012년 4월 '카타르항공의 윤리규정을 준수하겠다'라는 내용의 서약서에 서명하였는데, 카타르항공의 윤리규정은 "직원은 금전이나 다른 가치의 형태로 뇌물을 제공하거나 제공받거나 간청 받아서는 안 된다. 직원은 카타르항공과 거래 중 또는 거래 예정인 개인들이나 회사로부터 특혜를 주고 어떠한 가치 또는 편익을 받아서는 안 된다"고 정하고, 또 "직원은 조작, 은폐, 특수정보를 악용하여 불공평한 이득을 취해서는 안 된다"고 정하고 있다.

재판부는 "A씨의 상급자였던 영업이사는 2018. 6. 초순경 A씨로부터 'B투어로부터 마일리지를 사용한 항공권을 재구매하겠다'라는 말을 듣고도 A씨의 행위가 원고의 윤리규정에 위반된다는 사실을 원고에게 보고하지 않는 등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았으므로(영업이사는 이 법원에 증인으로 출석하여 'A씨에게 위 재구매 행위가 윤리규정 위반이라고 말해준 적은 없다'라고 진술하였다), A씨의 상급자에게 A씨의 비위행위를 제지하지 못한 책임이 있다"고 지적하고, "원고는 A씨로부터 '윤리규정을 준수하겠다'라는 내용의 서약서에 서명만 받았을 뿐 A씨에게 원고의 윤리규정에 대한 구체적인 교육을 실시한 적이 없고, 영업이사나 A씨는 A씨의 항공권 재구매 행위가 원고의 윤리규정에 위반된다는 점을 인식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카타르항공은 영업이사에게 경고 처분을 내렸다.

이어 "A씨는 2018. 7. 1. 원고의 탑승중지 요구에 따라 B투어에서 구매한 항공권을 사용하지 못하였고 B투어에 지불한 항공료를 돌려받지 못한 반면 A씨의 행위로 인해 원고가 구체적으로 산정 가능한 금전적 손해를 입지는 않았다"며 "A씨가 원고의 영업부 과장으로서 원고의 제휴 여행사에 일정한 영향력을 미칠 수 있는 지위에 있는 직원인데도 B투어 직원에게 연락하여 원고의 B투어에 대한 마일리지 제공에 따라 B투어가 구매한 항공권을 재구매한 행위가 원고의 윤리규정을 위반한 것이기는 하나, A씨에게 사회통념상 원고와의 근로관계를 계속 유지할 수 없을 정도로 책임 있는 사유가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판시했다. A씨에 대한 해고가 부당하다는 전제에서 내려진 재심판정은 적법하다는 것이다.

리걸타임즈 김덕성 기자(dsconf@legaltimes.co.kr)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