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락실 폭행' 경관 2명 영장 논란
'오락실 폭행' 경관 2명 영장 논란
  • 기사출고 2007.01.26 1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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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사전영장 청구에 경찰 '이해못해' 반발
(서울=연합뉴스) 서울 남부지검 형사4부는 24일 성인 오락실 감금 신고를 접수, 출동했으나 조사 과정에서 종업원을 때린 혐의(독직폭행)로 영등포서 박모 경장 등 2명에 대해 사전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검찰에 따르면 박 경장 등은 지난 7일 경기 안양시 성인오락실에서 업주 김모(48)씨 등 4명이 상품권을 환전하려 온 권모(37)씨 등 4명을 가두고 폭행하고 있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 권씨 등을 구출하는 과정에서 종업원을 야구 방망이 등 규정에 어긋난 둔기로 때린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폐쇄회로(CC)TV를 보면 피의자들이 '항거불능' 상태였음에도 경관들이 이들을 폭행한 장면이 있다"며 "특정범죄가중처벌법에 규정된 독직폭행(경찰 등이 직권을 남용, 사람을 체포 ㆍ 감금하거나 폭행하는 것) 혐의로 사전구속영장을 청구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영등포경찰서는 이에 대해 "두 경관 모두 증거인멸이나 도주 우려가 없는데 검찰이 왜 영장을 청구했는지 이해할 수가 없다"며 "영장은 청구하고 싶다고 청구하는 것이 아니고 형사소송법에 규정된 대로 청구해야 한다"고 반박했다.

또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대는 이날 금품을 받고 범죄 사실을 무마해준 혐의로 서울남부지검 직원 2명에 대한 수사에 착수했다고 밝혀 자칫 검경간 충돌 양상으로 번질지 주목된다.

김씨 등은 지난 5일 오후 5시께 자신들이 운영하고 있는 오락실에 상품권 300장(액면가 150만원 상당)을 환전하러 가져온 권씨 등에게 "왜 우리 업소에서 취급하지 않는 상품권을 가져왔느냐. 가짜 상품권 아니냐"며 권씨 등을 오락실에 가두고 폭행하며 2천만원을 요구했다.

김씨 등은 권씨 일행이 1천100만원 밖에 마련하지 못하자 권씨를 밖으로 보내 나머지 900만원을 구해오도록 했고 돈을 구하지 못한 권씨는 김씨 일당을 경찰에 신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폐쇄회로TV에는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이 김씨 일당을 검거하는 과정에서 신분증을 제시하며 야구방망이와 당구봉(큐) 등으로 때리고 수갑을 채워 제압한 뒤에도 계속 물리력을 행사한 장면이 담겨 있다.

사전 구속영장이 청구된 경관 2명은 26일 영장실질심사를 받을 예정이다.



임은진 기자[engine@yna.co.kr] 2007/01/24 23:1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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