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걸타임즈 로펌 In] "중국법 원스톱 서비스 자신 있어요!"
[리걸타임즈 로펌 In] "중국법 원스톱 서비스 자신 있어요!"
  • 기사출고 2020.03.06 0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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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사무소 연 中 최대 로펌 Yingke

중국 최대 로펌 잉커(Yingke)의 초대 서울사무소 대표인 축취영(祝翠瑛) 중국변호사는 한족 출신이지만, 한국어를 공부해 서울대에서 박사학위까지 받은 한국통으로 유명하다. 중국 대외경제무역대학교에서의 학부 전공도 한국어. 법무법인 광장의 북경사무소에서 패러리걸로 근무하기도 했던 축 변호사는 그러나 2013년 중국 사법시험에 합격해 변호사가 되었으며, 잉커가 지난해 11월 15일 서울사무소 설립인가를 받자 초대 대표로 부임했다.

◇중국 로펌 잉커의 서울사무소 대표로 부임한 축취영 중국변호사
◇중국 로펌 잉커의 서울사무소 대표로 부임한 축취영 중국변호사

"잉커가 중국 내에만 모두 75개의 사무소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한국의 고객사가 중국의 어떤 지역에 투자한다고 하면 그 지역의 잉커 변호사와 협력해 성공적으로 업무를 진행할 수 있고, 지방정부나 중앙행정기관과도 잘 소통해서 세금이나 토지 등 좋은 혜택을 챙겨드릴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변호사 8800명 넘어

축 변호사는 중국 최대 로펌의 파트너답게 잉커의 한국 업무, 서울사무소의 전략에 대해 강한 자신감을 나타냈다. 한국 기업들이 중국에서 많이 당하는, 짝퉁 상품 등으로 인한 피해와 관련해, 축 변호사는 "지식재산권은 사건도 많이 처리하고, 평가기관에서도 항상 1등인 우리가 완전히 잘하는 분야"라고 강조하고, 중국에서의 사업에 관련된 분쟁의 해결, 무역분쟁 등에 대해서도, "8800명이 넘는 잉커의 변호사 네트워크를 연결해 한국 기업을 상대로 중국법에 관한 원스톱 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거듭 의욕적으로 이야기했다.

지난해 11월 15일 서울사무소 설립인가를 받은 잉커는 한국에 사무소를 열고 진출한 중국의 두 번째 로펌이다. 특히 2018년 4월 서울사무소를 낸 중국 로펌 리팡(立方)이 IP 전문 로펌인데 비해 잉커는 회사법 자문과 분쟁해결, IP, 노동, 금융 등 전방위로 사건을 취급하는 종합로펌이어 한층 주목을 받고 있다. 12월 18일 JW 메리어트 동대문 스퀘어 서울에서 열린 잉커 서울사무소 개설 기념식에도 김앤장, 광장, 태평양, 세종, 율촌, 충정, 동인, 지평 등 주요 로펌에서 변호사들이 참석하거나 화환을 보내왔다.

서울에 부임하기 전 특히 한국 관련 업무를 많이 수행한 축 변호사의 업무파일을 들춰보면 잉커가 한국 기업들에게 제공하는 법률서비스의 내용을 어렵지 않게 가늠해볼 수 있다.

축 변호사는 지난해 초 한국의 유명 화장품 회사의 요청으로 중국내 상표출원을 시도했다가 이미 같은 내용의 상표가 선등록되어 있는 것을 확인하고 깜짝 놀랐다. 홍콩에 있는 페이퍼컴퍼니가 선수를 친 것으로, 고객사의 요청으로 해당 상표를 인수하기 위한 협상에 나섰으나 너무 많은 돈을 요구하는 바람에 협상은 결렬되고 축 변호사는 고객사를 대리해 법적인 해결에 나섰다. 해당 상표에 대한 무효심판을 청구해 승소한 데 이어 상대방 회사가 낸 행정소송에서도 제3자로 참가해 방어하며 깔끔하게 해결한 것. 축 변호사가 대리한 고객사는 성공적으로 상표를 등록했다.

선사용상표 무효로 만들어

이번엔 중국에 진출한 한국 미용기계 회사를 대리한 미수금 청구소송. 여러 건의 소송이 진행되는 가운데, 축 변호사는 한 중소기업을 상대로 제기한 소송에서 피고 회사는 6억원을 지급하라는 승소 판결을 받아냈다. 축 변호사는 중국 내 소송 등 분쟁해결 분야는 잉커가 높은 경쟁력을 발휘하는 대표적인 분야 중 하나로, 중재 수행은 물론 판정 이후의 중재판정 승인과 집행 등의 업무까지 커버한다고 소개했다.

축 변호사는 한국 회사가 중국에서 철수하기에 앞서 공장 등 투하자본을 회수하는 사안에서도 실력을 발휘하고 있다. 우한에 진출한 한국의 한 정보통신 회사를 대리해 몇 차례의 협상 끝에 지분매각 형식으로 수십억원을 받고 성공적으로 공장을 매각한 사례가 대표적인 케이스로 얘기된다.

축 변호사는 "커피나 패스트푸드, 화장품 등의 프랜차이즈 분야도 자문을 많이 해온 분야"라고 소개하고, "이외에도 필요하면 서울사무소에서 전화회의 등을 통해 해당 업무에 정통한 중국 현지의 잉커 변호사를 연결해 고객 서비스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뉴욕, LA, UAE에도 사무소 가동

2001년 베이징을 본사로 설립된 중국 로펌 잉커는 75개의 중국내 지사에 이어 해외에도 서울을 비롯해 뉴욕과 LA, 어바인(Irvine), 아랍에미리트, 외몽골, 카자흐스탄, 키르기스스탄, 우즈베키스탄 등 모두 7개 나라에 해외지사를 가동하고 있다. 또 직영하는 해외지사가 없는 곳에선 외국의 많은 로펌들과 제휴관계를 맺고 글로벌 네트워크를 확대하고 있다. 축 변호사는 특히 "올해 캄보디아와 호주 등 주요 지역에 해외 지사를 대대적으로 늘릴 계획이나 코로나19 사태 때문에 늦어지고 있다"며 "잉커가 국제화를 열심히 추구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잉커는 홈페이지에서 M&A와 코퍼릿(corporate) 자문, 기업법(business law), 지식재산권, 복잡한 소송, 조세, 외국인직접투자(FDI), 규제와 정부 관련 사안에서 높은 경쟁력을 발휘하고 있다고 강조하고, 특히 금융(banking and finance), 에너지, 기술(technology)과 혁신, 헬스케어와 생명과학 등의 산업에서 강점이 있다고 소개했다.

2019년 12월 18일 JW 메리어트 동대문 스퀘어 서울에서 열린 잉커 서울사무소 오픈 기념식. 한국 로펌에서 많은 변호사들이 참석했다.
2019년 12월 18일 JW 메리어트 동대문 스퀘어 서울에서 열린 잉커 서울사무소 오픈 기념식. 한국 로펌에서 많은 변호사들이 참석했다.

'잉커'는 맹자의 '불영과불행(不盈科不行)'에서 따온 말로, 물이 웅덩이를 만나면 그 웅덩이를 다 채운 다음에야 비로소 앞으로 나아가듯이, 사건을 처리하거나 로펌을 운영할 때 어려움을 만나더라도 좋은 성과를 이루도록 끊임없이 노력해야 한다는 의미에서 '잉커'라는 이름을 사용하게 되었다고 축 변호사가 설명했다.

서울 강남역 인근의 비즈니스센터에 임시로 사무실을 마련한 잉커는 축 변호사와 함께 3명의 스태프가 함께 상주하고 있다. 축 변호사는 "서울사무소를 연지 얼마 안 지났지만 한국 기업들로부터 자문요청이 이어지며 매우 바쁘게 일하고 있다"고 전하고, "올해 안으로 상주하는 변호사를 늘리고 사무실도 조만간 보다 넓은 공간으로 이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코로나19 관련해서도 문의

최근 가장 뜨거운 이슈 중 하나인 코로나19 사태에 관련된 자문요청은 없을까. 축 변호사는 이전부터 자문해오던, 중국에 진출한 한국 기업으로부터, 회사에 나오지 않는 근로자들에게 급여를 어떻게 지급해야 하는가, 조업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데 임대료는 그대로 주어야 하는가에 대해 자문요청을 받은 것이 있고, 한국에 있는 기업 중엔 살균제 등의 중국 투자와 관련해 문의를 받았다고 소개했다.

축 변호사는 또 서울사무소 설립 신청 후 인가를 받기까지 시간이 얼마나 걸렸는지 등 서울사무소 설립과 관련해 문의해오는 다른 중국 로펌들이 있다며 중국 로펌들이 서울사무소 개설에 관심이 많다고 덧붙였다.

리걸타임즈 김진원 기자(jwkim@legal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