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걸타임즈 칼럼] 랜드마크 임차인에서 공유오피스까지
[리걸타임즈 칼럼] 랜드마크 임차인에서 공유오피스까지
  • 기사출고 2020.03.02 1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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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로펌들이 지난해 꽤 괜찮은 매출을 올린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연매출 1조원을 넘긴 로펌도 있고, 2위 그룹은 3000억원대, 3위 그룹은 2000억원대로 그룹이 나뉘고 있다. 연매출이 1500억원은 넘어야 '메이저 6'에 들 수 있다.

얼마 전 한국은행이 잠정 집계한 법률서비스 국제수지에서도, 한국 로펌들이 2019년 1년간 외국 기업 등으로부터 1조원이 넘는 사상 최대의 수입을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김진원 기자
◇김진원 기자

한국 로펌의 매출 증가에 주목하며 리걸타임즈는 기업법무를 주로 수행하는 한국 로펌 60여곳의 사무소 위치를 추적했다. 강북의 광화문-종로와 강남의 테헤란로 일대가 기업법무 로펌들이 포진하고 있는 대표적인 로펌 벨트로, 대형 로펌들은 강북이 좀 더 많고, 전체적인 숫자는 강남이 우세한 형국이다. 무엇보다도 로펌들이 임대료 등 비용을 떠나 고객을 따라 위치를 잡았다는 것이 리걸타임즈의 분석이다.

스타트업을 겨냥한 부티크나 중소 로펌들은 강남에 많이 위치하고 있으며, 강북이나 여의도에 위치한 로펌 중엔 스타트업들이 몰려 있는 판교에 별도의 분사무소를 가동하는 곳도 여럿 있다.

건물 임대차시장에서 좋은 임차인(good tenant)으로 평가되는 로펌들은 강북이든 강남이든 그 지역의 랜드마크급 빌딩에 위치하고 있다. 또 향후의 소속 변호사 수 증가에 대비해 추가 임대차 공간의 우선 제공 등 상대적으로 좋은 조건에 입주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그러나 일부 로펌을 제외하면 자체 건물이나 사무실 공간을 직접 소유하고 있는 로펌은 거의 없어 일반기업들과는 대조를 보였다. 구성원 변호사들의 파트너십으로 운영되는 법무법인의 구조상 건물 소유권과 같은 고정자산의 확보에 친하지 않기 때문인데, 강남에 위치한 한 중견 로펌도 자체 빌딩을 매입해 빌딩 이름에 로펌 브랜드까지 붙였다가 다시 팔고 그 건물을 임대해 쓰고 있다.

IMF 외환위기 때 강남의 건물값이 크게 떨어지자 파트너들 사이에 입주 중인 건물을 사자는 의견이 제기되었으나 결국 무산된 로펌도 있고, 또 다른 대형 로펌에서도 얼마 전 건물 일부를 사자는 의견이 나왔으나 더 이상 진전을 보지 못했다.

이와 함께 최근 문을 여는 중소 로펌들 사이에선 공유오피스에 입주하는 로펌들이 적지 않아 로펌 사무실의 새 경향으로 주목된다. 컴퓨터만 가지고 들어가, 회의실, 휴게실 등은 입주사들과 함께 사용하는 구조인데, 물론 별도의 변호사방을 따로 구획하지 않고 전체 공간에서 구성원들이 함께 근무하는 경우가 보통이다.

리걸타임즈 김진원 기자(jwkim@legal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