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퓨굿맨의 데미무어가 검사의 로망"
"어퓨굿맨의 데미무어가 검사의 로망"
  • 기사출고 2020.02.05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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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사는 거대한 조직의 부품 아니야"

2월 3일 법무부 과천청사에서 신임검사 임관식이 열렸다.

추미애 법무부장관은 이 자리에서 "최근에 검찰 사건처리절차의 의사결정 과정을 둘러싼 논란이 있었는데, 이로 인해서 국민들께 불안감을 드린 것을 법무부장관으로서 안타깝게 여긴다"며 "형사사건에서는 절차적 정의가 준수되어야하고, 실체적 진실에 다가가기 위해서는 절차적 정의를 준수해야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고 조정하여 합리적인 결론에 이를 수 있도록 노력해 주기 바란다"고 신임검사들에게 당부했다.

◇추미애 법무부장관이 2월 3일 열린 신임검사 임관식에서 선서를 받고 있다.
◇추미애 법무부장관이 2월 3일 열린 신임검사 임관식에서 선서를 받고 있다.

추 장관은 "이른바 객관 의무라고, 검사가 단순히 앞에 놓인 피의자나 또는 기소된 피고인을 상대로 하는 당사자이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피의자나 피고인의 유리한 증거를 수집해야하는 객관의무가 있다는 것을 구체적 사건에서도 잊지 말고 명심해주시기 바란다"며 "그러한 여러분의 헌신과 노력이 결국 검찰이 국민으로부터 신뢰를 받는 밑거름이 될 것"이라고 주문했다.

추 장관은 "개혁은 결코 거창한 구호이거나 어려운 것이 아니라 피의사실 공표금지 조항처럼 사문화된 법령을 제대로 지켜내는 것에서부터 찾아질 수가 있는 것"이라며 "검찰청법, 또 인권보호수사규칙을 잘 숙지하고 개별사건에 있어서도 별건수사를 하지 않는다든지 또는 수사 장기화를 방치하지 않는다든지 함으로써 얼마든지 우리는 쉽게 개혁의 목표를 달성할 수 있고, 실천할 수 있는 것"이라고 역설했다.

추 장관은 "여러분들은 교육을 통해서 법률전문가로 이 자리에 오신 것이지 결코 수사실무를 경험한 수사전문가는 아닌 것"이라며 "여러분들 중에는 진영지청의 차명주 검사가 로망일수가 있으나, 앞으로는 수사와 기소가 분리되어 간다면 산도박을 잡기위해 변장하는 차명주 검사는 있을 수가 없다"고 말했다. 추 장관은 "오히려 '어퓨굿맨'이라는 오래된 미국 영화에 나오는 데미무어가 여러분의 로망일 수가 있겠다"며 "잘못된 수사를 바로잡고 인권침해가 있는지 없는지 살피고 감독하면서 법령위반을 골라내는 것, 그리고 제대로 기소하고 소추해내는 속에서 진실을 발견하는 것이 앞으로 여러분께 기대되는 역할인 것"이라고 주문했다.

추 장관은 "검사 동일체의 원칙은 15년전 법전에서 사라졌지만 아직도 검찰 조직에는 상명하복의 문화가 뿌리 깊게 자리잡고 있다"며 "여러분은 그것을 박차고 나가서 각자가 정의감과 사명감으로 충만한 보석같은 존재가 되어 국민을 위한 검찰로 빛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주시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또 "인권과 정의의 수호라는 막중한 검사의 책무를 맡게 될 여러분은 이제 거대한 조직의 부품에 지나지 않는 하찮은 존재가 아닌 것"이라고 강조하고, "어퓨굿맨에서는 정말 정의를 집요하게 찾는, 추구하는 소수가 있었다면, 이제 여러분 한분한분이 데미무어가 되는, 다수가 정의의 파수꾼이 되는 그런 날이 오리라는 것을 여러분의 눈빛을 통해서 기대할 수가 있다"고 검사 임관을 축하했다.

이날 임관식에선 사법연수원 49기 등 모두 26명의 검사가 임명장을 받고 검사로 임관했다.

리걸타임즈 이은재 기자(eunjae@legal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