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걸타임즈 특집=2019 Lawyer of the Year] 국제중재 l 이은녕 변호사
[리걸타임즈 특집=2019 Lawyer of the Year] 국제중재 l 이은녕 변호사
  • 기사출고 2020.01.20 1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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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하면서도 완벽한 서포터'
ISD, M&A · IP · 건설 중재 맹활약

2015년 가을 문을 연 '국제중재 부티크' 법무법인 KL 파트너스가 주요 국제중재 사건의 대리인 란에 단골로 이름을 올리며 발전을 거듭하고 있다. 최근 뜨거운 주목을 받고 있는 투자자중재(ISD)의 경우 다른 어느 로펌보다도 적지 않은 3건의 ISD에 관여하고 있으며, 상사중재(commercial arbitration), 건설분쟁 등의 영역에서도 활약이 이어지고 있다.

ISD만 3건 수행

KL 파트너스 국제중재팀을 소개할 때 두 번째쯤 이름이 나오는 이은녕 변호사는 "외국의 투자자는 물론 한국회사, 외국회사로부터 꾸준히 사건이 의뢰되고 있다"며 "ISD는 물론 포스트(post) M&A 분쟁, IP 분쟁 등 다양한 상사중재와 건설분쟁 등으로 사건의 종류가 확대되고 있어 고무적으로 받아들이고 있다"고 말했다.

◇이은녕 변호사
◇이은녕 변호사

불과 4년 만에 메이저 로펌의 국제중재팀과 어깨를 나란히 할 정도로 급성장한 KL 국제중재팀의 높은 경쟁력은 어디에서 나오는 것일까. 여러 요인이 있겠지만, 무엇보다도 김범수 변호사에서 시작되어 올 봄 가세한 오동석 변호사까지 이어지는 KL 파트너스 국제중재팀의 탄탄한 맨파워에 찾는게 순리일 것이다. 그중에서도 리걸타임즈가 주목한 국제중재 분야 '올해의 변호사'는 김범수 변호사와 함께 KL 파트너스를 출범시킨 창립파트너이자 조용하면서도 완벽한 서포트가 자랑인 이은녕 변호사다.

"김범수 변호사는 대표를 겸하고 있어 대외적으로 챙겨야 할 일이 많잖아요. 저는 또 사무실에서 동료들과 함께 일하는 거를 좋아하고, 물론 히어링(hearing)엔 김 변호사 등 사무실의 동료변호사들과 함께 참석해 변론하지만, 일종의 역할분담의 묘를 살린 게 효과적이라고 생각해요."

조용하지만 완벽을 추구하는 서포터, 이은녕 변호사는 겸손하게 이야기했다. 그러나 그의 올해 업무파일을 들춰보면 그가 얼마나 바쁘게 활동하는지, KL 국제중재팀에서 얼마나 많은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지 한눈에 알아볼 수 있다.

이미 변론이 끝난 론스타가 낸 ISD와 아직 본격적인 서면 공방이 시작되지 않은 , 외국 투자자 2곳이 우리 정부를 상대로 낸 ISD는 오히려 후순위 업무에 속한다. 이 변호사는 상업중재에서의 활약을 집중적으로 소개했다.

동양생명보험 매각을 둘러싼 한국의 한 사모펀드와 중국 보험회사 사이의 M&A 이후 발생한 분쟁에 관한 약 1조원 규모의 ICC 중재가 이 변호사가 주도적으로 관여하고 있는 대표적인 케이스로, 이 변호사팀은 한국회사를 대리하고 있다. 이 변호사는 "매수인의 주장이 구체적인 거래 당시에 존재하였던 사실관계에 기초한 것이 아니라 사후에 편의적으로 재구성된 사실관계에 기초한 것이라는 점을 들어 적극 방어하고 있다"며 "올해 히어링까지 마치고 현재 중재판정을 기다리고 있다"고 소개했다.

KCAB 중재 중 최대 사건 수행

또 하나는 한국의 유명 게임회사와 중국회사 사이의 라이선스 관련 분쟁에 관한 대한상사중재원(KCAB) 중재. 한국회사가 청구한 로열티와 손해배상 등을 합쳐 분쟁금액이 1조 6000억원에 달하는, 지금까지 제기된 KCAB 중재 사건 중 가장 큰 규모의 유명한 사건으로, 최근 히어링을 마치고 내년 봄 판정이 예상되는 이 사건에서도 이 변호사팀은 한국회사를 대리하고 있다.

이은녕 변호사는 "중국 내에서 한국회사들의 지식재산권 보호가 상당히 미흡함에도 불구하고 한국회사들이 중국 내 영업에 지장을 초래할 것을 우려하여 적극적인 법적 조치를 취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 사건은 사실상 최초로 중국회사를 상대로 지식재산권 사용에 따른 정당한 보상과 손해배상을 구한 사례"라며 "한국법을 준거법으로 정해 KCAB 중재를 분쟁해결방법으로 정한 것도 의미 있는 대목"이라고 강조했다.

중동 발주처가 낸 500억 청구 막아내

이 변호사팀은 또 동남아 회사가 한국회사의 지식재산권을 침해한 사안에서, 현지 로펌이 수행하는, 동남아 현지 법원에서의 지식재산권 침해금지소송과 병행하여 진행되는 싱가포르국제중재센터(SIAC) 중재에서 한국회사를 대리하고 있으며, 지난 5월엔 중동의 한 프로젝트 발주처가 시공을 맡은 국내의 엔지니어링 회사를 상대로 프로젝트상 하자를 이유로 손해배상을 청구한 국제상업회의소(ICC) 중재에서 손해 발생의 실제 원인이 발주처에게 책임 있는 사유로 인한 것이라는 점을 적극 주장, 입증하여 500억원의 청구 대부분을 기각하는 유리한 판정을 이끌어냈다.

"한국기업의 해외 사업이 활발하게 추진되면서 이에 비례해 국제중재, 국제소송 등 국제분쟁이 갈수록 늘어나고 있어요. 또 해외건설이나 프로젝트를 둘러싼 분쟁은 국내 건설사나 공급업체들이 국내 금융기관에 의뢰해 발주처에 발급한 보증 목적의 신용장(L/C)이나 guaranty의 지급을 가처분 등을 통해 미리 막아놓을 필요가 있는 등 한층 복합적으로 대응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 변호사는 "내년에는 론스타 ISD의 판정 등 주목할 중재판정이 예정되어 있어 이에 따른 파장 등 국제중재 분야에 한층 관심이 집중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중재 전문인 KL 파트너스에서도 인재 영입 등 팀을 강화해 대응할 계획"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론스타 ISD팀에 합류하며 국제중재 변호사로 방향 전환=사법연수원을 마친 2004년 법무법인 세종에 입사한 이은녕 변호사는 금융 파트에서 업무를 시작, 이후 회사법 파트로 옮겨 부동산과 M&A 등의 업무를 폭넓게 익혔다고 한다. 해외연수를 마치고 클리어리 홍콩사무소를 거쳐 귀국한 2011년엔 세종 소속으로 GE캐피탈코리아에서 파견근무하기도 했다.

그러나 2012년 제기된 론스타 ISD가 이 변호사의 전문 분야와 변호사 인생을 바꿔놓는 커다란 계기가 되었다. 론스타 측을 맡은 세종 국제중재팀에서 일손이 달리자 국제감각이 뛰어난 이 변호사에게 국제중재팀 합류를 요청, 이때부터 국제중재팀의 일원으로 국제중재업무를 수행하게 된 것. 이후 세종의 국제중재팀을 이끌던 김범수 변호사와 함께 2015년 10월 '국제중재 부티크' KL 파트너스를 출범시켜 KL 파트너스를 성공적으로 발전시키고 있다.

KL 파트너스는 론스타 ISD에 이어 다른 외국 투자자 2곳이 제기한 ISD에서도 신청인 측을 대리하며 한국의 대표적인 중재 부티크로 주목을 받고 있다. 조용한 성품의 이은녕 변호사가 KL 파트너스를 성공시킨 '숨은 공신' 중 한 명이다.

리걸타임즈 김진원 기자(jwkim@legal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