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걸타임즈 특집=2019 Lawyer of the Year] 증권 · 금융 l 박용진 변호사
[리걸타임즈 특집=2019 Lawyer of the Year] 증권 · 금융 l 박용진 변호사
  • 기사출고 2020.01.15 1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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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자금조달원 다변화에 앞장
외화채권 발행해 8조원 넘게 조달

기업이 자금을 조달하는 방법엔 IPO 등 유상증자, 차입, 채권 발행, 유동화사채의 발행 등 다양한 방법이 있다. 법무법인 세종의 박용진 변호사는 그중에서도 채권 발행, 특히 해외 외화표시채권 발행에서 독보적으로 활약하고 있는, 한국을 대표하는 금융변호사 중 한 명이다. 올 들어 그의 손을 거쳐 발행된 해외 외화표시 사채액이 12월 16일 현재 미화 약 69억 5520만 달러로, 우리 돈 8조원이 넘는 막대한 규모다.

금리 하락 추세에 채권 발행 활발

박 변호사는 "작년보다 조금 줄었지만 해외 각 나라의 금리가 전체적으로 떨어지는 추세여서 여전히 기업들의 해외 외화표시채권 발행이 활발했던 한해"이라며 "특히 금융지주회사와 은행의 자본증권 발행, 유로화 표시 커버드본드 발행, 멕시코 페소화(MXN) 표시 채권 발행 등 의미 있는 딜이 많았다"고 2019년을 회고했다.

◇박용진 변호사
◇박용진 변호사

그에 따르면, 채권 발행은 기업 입장에서 경영권에 영향을 주지 않고, 비교적 짧은 준비기간을 거쳐 적은 비용으로 자금을 조달할 수 있어 신용등급이 좋은 회사들에게 매력적인 자금 조달 수단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특히 금융회사 등처럼 외화자금의 수요가 빈번한 기업이라면 해외 외화표시채권의 발행이 거의 필수적인 선택지가 될 수밖에 없다.

물론 외화표시채권 발행에서도 가장 중요한 고려요소는 금리라고 한다. 박 변호사는 "올해 해외에서 채권을 발행해 들여온 돈을 보면 미 달러화(USD), 유로화(EUR), 스위스프랑(CHF), MXN, 엔화(JPN), 호주달러(AUD) 등으로 발행지가 다변화되어 있는데, 외화채권을 발행하는 기업이나 금융기관 등에서 발행 당시 금리와 발행비용이 낮은 나라를 찾아 그 나라 화폐로 발행을 추진한 결과 다양한 통화가 포함된 측면이 크다"고 설명했다.

첫 페소화 표시 채권 발행 의미

2019년 여름 클로징 된 한국수출입은행의 70억 페소화 채권 발행은 특히 우리나라와 멕시코 사이의 문화적 차이 등으로 예상치 않게 애를 먹었던 거래라고 박 변호사가 소개했다. 멕시코 금융감독당국은 모든 제출서류를 공증 및 아포스티유를 받아 제출하도록 하였는데 멕시코 금융감독당국이 제공한 서류 양식이 국내 공증 실무에 맞지 않아 한국에서 공증이 가능하도록 양식을 수정해달라고 멕시코 측에 요청하고 설득하여 수정된 양식을 제공받고, 한국수출입은행은 채권 발행시 법인인감을 날인하는데 멕시코 금융감독당국에서는 인감의 효력을 인정할 수 없다고 주장하는 바람에 한국에서는 법인인감 등록제도가 존재하여 그 진정성이 보장된다는 취지의 의견서를 만들어 제출하여 멕시코 금융감독당국을 설득할 수 있었다는 후문이다. 멕시코 금융감독당국에 등록하고, 멕시코 증권시장에서 거래되는 첫 페소화 채권 발행인 이 딜은 멕시코 국내 트렌치(tranche)와 해외 트렌치의 듀얼 트렌치로 발행됐다.

2018년, Basel III에 따른 기타 기본자본 또는 보완자본 인정의 조건부 자본증권을 수시로 발행할 수 있도록 신한금융지주를 위해 각 유형의 사채의 발행조건을 담은 Global MTN Program을 설정하고 5억 달러의 기타 기본자본으로 인정되는 자본증권 발행에 자문했던 박 변호사는 2019년엔 보완자본으로 인정되는 티어(Tier) 2의 5억 달러의 자본증권 발행을 수행했다.

또 신한은행을 위해서도 2018년 4억 달러의 티어 2 자본증권 발행에 이어 2019년 또 다시 4억 달러의 티어 2의 자본증권 발행에 자문했으며, 그가 주도적으로 자문해 2017년에 성사된 흥국생명보험의 5억 달러 규모 해외 신종자본증권 발행은 국내 생명보험사 가운데 2번째로 이루어진 해외 신종자본증권 공모 발행이자 중소형 생명보험사로서는 최초로 해외에서 신종자본증권을 공모 발행한 의미 있는 거래로 남아 있다. 박 변호사는 "지급여력의 강화와 보험사가 지급해야 하는 보험금을 매 결산기 시장금리 등을 반영한 시가로 평가하는 내용이 핵심인 IFRS 17이 2022년 도입될 예정이어 생보사의 신종자본증권 발행 수요는 계속하여 늘어날 것"이라고 예상했다.

생보사 신종자본증권 수요 여전

이 외에 2018년 아시아 최초였던, 한국주택금융공사의 5억 유로화 표시 커버드본드(covered bonds) 발행을 성사시키고 2019년에도 한국주택금융공사의 5억 유로화 커버드본드 발행에 자문하는 등 박 변호사가 기업 자금조달원의 다변화에 앞장서고 있다.

박 변호사는 서울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사법시험에 합격한 경영학과 출신 변호사로, "경영학을 공부하면서 익힌 경영 마인드(managerial mind)가 금융 업무를 수행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이어 "당분간 저금리 추세가 계속될 것 같고, 경기 회복 기대에 따라 기업활동이 활발해지면 자금수요가 한층 늘어날 수 있어 해외 외화표시채권 발행 수요는 내년에도 상당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리걸타임즈 김진원 기자(jwkim@legal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