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걸타임즈 특집=2019 Lawyer of the Year] Technology l 구태언 변호사
[리걸타임즈 특집=2019 Lawyer of the Year] Technology l 구태언 변호사
  • 기사출고 2020.01.13 12: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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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민 M&A는 혁신의 길 연 쾌거,
타다 기소는 미래 규제하려는 것"

지난 12월 13일 배달앱 '배달의 민족'(배민)을 독일 딜리버리히어로가 4조 7000억원에 인수하는 M&A 계약이 체결되었을 때 누구보다도 반긴 변호사가 있다. 한국을 대표하는 테크놀로지 변호사 중 한 명인 법무법인 린의 구태언 변호사다.

이번 M&A 거래에 직접 자문하지는 않았지만, 2014년부터 배민의 자문변호사로 활동해 온 구 변호사는 "혁신국가로 가는 길을 젊은이들이 열어주었다. 우리나라에서도 대박이 터진다는 거를 보여준, 이 땅의 청년들에게 희망을 준 쾌거"라며 "이런 기업이 100개만 생기면 일자리도 문제없다"고 고무적으로 이야기했다. 그는 또 "배민의 배달앱을 음식배달로 한정해 버리면 우리 몸을 우리 스스로 묶는, 구한말의 쇄국정책과 같은 거"라며 "배민은 데이터가 쌓이는 데이터 기술기업이고 딜리버리히어로가 이 데이터의 미래예측능력에 4조 7000억원을 투자한 거"라고 거듭 힘주어 말했다.

◇구태언 변호사
◇구태언 변호사

"배민은 데이터 쌓이는 데이터 기술기업"

구 변호사는 그러나 올해 IT 분야의 또 하나의 커다란 이슈 중 하나인 승차공유앱 타다의 이재웅 대표를 검찰이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 위반 혐의로 기소하고, 국회에서 일명 타다금지법이 국회 상임위를 통과한 데 대해선, "미래의 운수모델은 렌털이고, 차량 렌털과 기사 알선 모델이 결합된 타다 서비스는 곧 미래의 유상운송 모델인데, 타다 기소는 결국 우리의 미래를 규제하려는 것"이라며 강력 반대했다.

"미래에는 자율주행차를 빌려 타는 게 택시에요. 타다가 바로 그 모델이죠. 우리는 미래의 유상운송 모델을 죽이고 있는 겁니다."

작년 8월 단행본 《미래는 규제할 수 없다》를 펴낸 구 변호사는 '올해의 변호사' 인터뷰에서도 규제 혁신에 관한 주장을 반복해서 강조했다. 그는 "규제당국에서 타다처럼 기존의 법을 무리하게 적용하려고 하는데 이는 새로운 현상, 새로운 질서에 맞지 않고, 그래서 악법이 되어 버린다"고 지적하고, "미래를 정확히 예측해야 하고, 그래야만 정당성을 부여할 수 있다"고 말했다.

물론 그가 모든 규제를 없애자고 하는 것은 아니다. 불합리한 규제, 시대에 맞지 않는 낡은 규제를 없애자는 것이다. 그는 "축구경기에서 룰을 없애자고는 안 한다"며 "공정한 규칙, 합리적인 규칙은 자연법칙에 가깝고 꼭 있어야 한다"고 역설했다.

'취미가 직업이 된 사람'

서울중앙지검 첨단범죄수사부에서 사이버범죄 전문 검사로 일하다가 김앤장을 거쳐 현재 법무법인 린에서 'TEK & LAW' 부문장을 맡고 있는 구 변호사는 취미가 직업이 된 경우라고 할 수 있다. 중고교 시절 전자회로 조립이 취미였던 그가 경기고 문과, 고려대 법대를 거쳐 법률가가 된 후 법률에 기술을 접목시켜 테크 로이어(Tech Lawyer)로 이름을 날리고 있는 것.

구 변호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업통상자원부, 중소기업벤처부의 규제 샌드박스 심의위원, 타다 운영사인 VCNC도 회원사인 코리아스타트업포럼 법률지원단장, 연세대 EMS(스마트 응급의료 시스템)과 고대의료원이 주관하는 정밀의료병원정보시스템(P-HIS) 자문변호사로 활동하고 있으며, 실무에서도 IT 관련 사건을 많이 맡고 있다.

구 변호사는 글로벌 외환선물 투자사기 혐의로 기소되어 1심에서 사기죄로 실형을 선고받은 중간 브로커의 변호를 2심부터 맡아 항소심에서 무죄로 풀어낸 데 이어 지난 10월 상고심에서 검사의 상고를 기각시키며 확정판결을 받았다. 또 정부의 R&D 사업에 참여했다가 사업을 허위로 수행했다는 혐의로 1심에서 법정구속된 사업자를 항소심부터 맡아 변호하는 등 1심에서 져서 찾아온 사건, IT 분야의 전문성이 필요한 사건에서 집중적으로 역량을 발휘하고 있다.

"2019년은 타다 기소에서 볼 수 있듯이 미래신산업생태계라는 빅 어젠다와 기존 사회질서의 공존이라는 패러다임이 충돌한, 앞으로의 선택이 매우 중요한 의미 있는 한해였다고 생각해요."

구 변호사는 그러나 "좋은 창업이 많이 늘고 있다. 규제혁신만 잘 되면 지금보다 100배 이상 한국이 폭발할 수 있다"고 긍정적으로 내년을 전망했다.

구 변호사가 펴낸 스테디셀러 《미래는 규제할 수 없다》는 얼마 전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으로부터 2019 교양부문 '세종도서'에 선정됐다.

리걸타임즈 김진원 기자(jwkim@legal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