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걸타임즈 특집=2019 Lawyer of the Year] IP l 박성수 변호사
[리걸타임즈 특집=2019 Lawyer of the Year] IP l 박성수 변호사
  • 기사출고 2020.01.10 0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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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리 복잡한 기술도 단순화시킬 수 있어
이를 설명 · 설득하는 게 변론 포인트"

서울대 대학원 법학석사(조세법 전공)-미시간대 로스쿨 LLM-서울대 대학원 법학박사(지식재산권법 전공)-연세대 공학대학원 전자공학석사.

웬만한 대학교수보다도 공부기간이 적지 않은 박성수 변호사의 대학 졸업 후 학력 기록이다. 특히 연세대 공학대학원은 직장인 등을 대상으로 개설된 야간 과정으로, 판사 시절 지식재산권 전문을 지향해 주경야독(晝耕夜讀)하며 열심히 대학원을 다녀 무사히 학위를 취득했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박성수 변호사
◇박성수 변호사

공학대학원도 다녀

이론과 실무를 겸비했다는 평을 듣는 그의 2019년 지식재산권 업무파일엔 어떤 사건들이 들어있을까. 결론부터 이야기하면, 최근 IP 분야에서 이슈가 되는 주요 사건들에 주도적으로 관여하고 있다고 하면 틀린 말이 아니다. 특허분쟁의 최일선에서 활약하고 있다는 얘기다.

박 변호사는 유럽계 회사인 에릭슨LG에서 일하다가 화웨이코리아로 전직한 5명이 영업비밀 침해 혐의로 기소된 사건의 변호를 맡아 1심에서 대부분 무죄를 받은 데 이어 지난 7월 항소심에서 전부 무죄 선고를 받고, 이어 약 3개월 후 대법원에서 상고기각으로 확정되는 완벽한 승소를 거두었다. 문제가 된 기술 내용 하나하나를 반박해 사전에 이미 공지된 기술이라는 점을 입증해 검사의 기소를 무력화시켰다는 것이 박 변호사의 설명. 박 변호사는 특히 "미중 무역전쟁 등을 의식한 피고인 회사에서 미국에서 압박이 들어오지 않느냐는 등 법 외의 변수를 거론하며 걱정을 많이 했는데, 한국 법원이 매우 공정하고 객관적으로 판단한다는 것을 보여주었다"며 "그런 면에서도 매우 의미 있는 판결"이라고 강조했다.

텐센트 대리해 NPO 공격 방어

이번엔 한 개인발명가가 중국의 거대 IT기업 텐센트가 운영하는 모바일 메신저 서비스인 위챗(WeChat)이 자신의 특허를 베꼈다며 텐센트코리아를 상대로 특해침해금지를 청구한 사건. 이른바 요즈음 전 세계적으로 유행하고 있는 특허괴물(NPE) 소송 중 하나로, 박 변호사는 지난 6월 1심 법원에서 원고의 공격을 성공적으로 방어하고 현재 항소심을 진행하고 있다. 박 변호사는 "이 사건의 특징은 인터넷 관련 발명특허를 무기로 삼아 대기업을 공격한다는 점"이라며 "이런 유형의 특허는 사실상 개념밖에 없고, 실체가 없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이어 "우리나라는 소송비용이 저렴하여 많은 기업들이 이런 공격에 노출될 수 있는데, 특히 대기업들로부터 조기에 합의를 제의받아 경제적 이득을 얻고자 하는 경우가 생겨나고 있다"며 "아직 미국보다는 훨씬 적지만, 특허괴물의 공격이 점점 늘어나는 추세"라고 주의를 환기했다.

대형 로펌 소속인 박 변호사의 의뢰인 중엔 대기업, 다국적 기업들이 많지만, 서호전기를 맡아 서호전기가 개발한, 대형 크레인을 제어하는 프로그램인 PLC(Programmable Logic Controller)의 저작권을 보호받은 사건은 강소기업을 대리해 수출과정에서의 무단복제 등을 차단한 의미 있는 사건으로 소개된다. 이 프로그램을 베껴 서호전기가 싱가포르 항만청에 관련 서비스를 공급하던 시장에 뛰어든 한국의 또 다른 업체를 상대로 가처분을 제기, 지난 7월 저작권 침해금지 가처분 결정을 받아 신속하게 분쟁을 해결했다.

법대 대학원과 공학대학원에서 지식재산권 분야의 연구를 깊게 한 박 변호사는 판사로 근무할 때인 2010년 서울대 정상조 교수와 함께 한국 최초로 특허법 주해서를 편찬했다. 1, 2권을 합쳐 2500쪽이 넘는 방대한 분량의 역작으로, 박 변호사가 기획, 편집, 출판을 주도했다.

한국 최초 특허법 주해서 편찬

이 주해서에서 특허권 침해로 인한 손해배상액 산정에 관한 저술을 담당하고, 박사학위 논문도 같은 내용으로 제출하는 등 손해배상액 산정에 특히 밝은 박 변호사는 국내의 유명한 밥솥업체들끼리 맞붙었던 특허분쟁에서 피고 측을 대리해 원고가 주장하는 피해금액의 약 1.8% 수준으로 배상액을 방어하는 성과를 올렸다.

"특허분쟁을 수행할 때마다 느끼는 것인데, 아무리 복잡한 기술내용이더라도 핵심은 단순화시킬 수가 있고, 이 핵심 쟁점을 끌어내 재판부에 설명하고 설득하는 게 특허사건 변론의 핵심이라고 생각해요. 여기에 노력이 많이 들어가게 되는데 단순화해 설득해야(simplify and persuade) 한다고 할까요."

세기의 재판으로 불린 삼성 대 애플의 특허분쟁에서 애플 대리인단의 한 명으로 활약하기도 했던 박성수 변호사가 중시하는 특허분쟁에서의 변론 포인트다.

리걸타임즈 김진원 기자(jwkim@legal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