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 "프리랜서 헤어디자이너도 근무수칙에 따라 일했으면 근로자"
[노동] "프리랜서 헤어디자이너도 근무수칙에 따라 일했으면 근로자"
  • 기사출고 2019.11.13 0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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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지법] "종속적 관계에서 근로 제공"

프리랜서 계약을 맺고 일한 헤어디자이너라고 하더라도 정해진 근무수칙에 따라 근무하고, 사업주의 관리 · 감독을 받았다면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한다는 판결이 나왔다.

수원지법 민사2부(재판장 윤희찬 부장판사)는 10월 25일 프리랜서 헤어디자이너 박 모씨가 A헤어 가맹본부 대표이사인 이 모씨를 상대로 낸 임금청구소송의 항소심(2019나56272)에서 이같이 판시, "이씨는 박씨에게 퇴직금 2400여만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이씨와 프리랜서 위촉계약를 맺고 2011년 7월부터 2016년 8월까지 5년간 A헤어 a점에서 헤어디자이너로 근무한 박씨는 프리랜서 계약에 따라 기본급 없이 전월에 올린 매출액에서 일정 비율을 공제한 나머지 금액을 월급으로 받아왔으나, 일을 그만둔 뒤 "나는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한다"며 퇴직금 2400여만원의 지급을 요구하는 소송을 냈다. 이씨는 "박씨는 프리랜서 위촉계약에 따라 개인 사업자의 지위에서 위탁업무를 처리하였을 뿐 근로자가 아니다"고 맞섰다.

재판부에 따르면, a점에는 복장 및 인사멘트, 근무태도, 출퇴근시간, 휴무, 휴가, 지각, 조퇴, 결근 및 그 처벌에 관한 사항, 연장근무에 관한 사항 및 그에 따른 수당 등 급여제도, 승진에 관한 사항 등이 상세하게 기재된 '통합규정'이라는 내부규정집이 비치되어 있었고, 이 통합규정은 헤어디자이너도 규율대상으로 하고 있다. 박씨 등 a점 소속의 헤어디자이너들은 업무를 개시할 당시 통합규정의 근무수칙을 고지 받고, 이에 따라 정해진 시간에 출 · 퇴근하였으며, 연장근무를 할 경우 추가 수당을 지급 받았다. 개인 용무로 일정시간 이상 자리를 비우거나 지각 혹은 결근을 할 경우 벌금을 내거나 해당 시간이 급여에서 공제되었고, 그 밖에 새 손님을 배정받는데 있어 불이익을 받았다. 또 a점의 점장 또는 원장은 헤어디자이너들을 포함한 직원들의 지각이나 출퇴근, 그에 따른 벌금, 손님 배정 등을 관리했다. A헤어는 본사에서 총괄하여 헤어디자이너 채용공고를 내며, 지점을 불문하고 일괄적인 근무조건을 개시하였으며, 지원자들로 하여금 인력 충원이 필요한 지점 중 원하는 곳을 택일하여 근무할 수 있도록 하였다. 박씨 등 A헤어 소속 헤어디자이너들은 본사가 인터넷 카페 등을 통하여 고지하는 일률적인 기준에 따라 정액권을 발급하거나 진행되는 행사 내용에 따른 할인율을 적용하여 고객들에게 서비스를 제공했다.

재판부는 "원고는 정해진 시간, 장소에 따라 근무하였고, 사업주에 의하여 출퇴근 여부, 근무시간과 형태, 업무태도와 방법 등에 관한 관리 · 감독을 받았다"고 지적하고, "원고가 고객에게 미용시술을 할 때 현장에서 사업주로부터 구체적인 시술방법에 관한 직접적인 지휘 · 감독을 받지 않았다 하더라도, 이는 숙련된 미용기술을 갖추고 있어 사업주의 개별적 · 구체적 지시 없이도 별다른 문제없이 시술할 수 있는 미용사들을 헤어디자이너로 근무하도록 했기 때문으로 보이고, 이를 이유로 원고가 미용시술을 함에 있어 사업주의 지휘 · 감독권이 완전히 배제된 상태였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이어 "사업주는 'A헤어'라는 미용 관련 브랜드의 대외적 이미지, 미용 서비스 품질의 유지 등을 위하여 원고 등 헤어디자이너들을 상대로 계속적으로 교육 내지 지시를 해왔고, 원고 역시 그에 따를 수밖에 없었던 것으로 보이고, (원고와 피고가 맺은) 계약은 원고에게 a점에서 업무를 수행하면서 얻은 정보를 타인에게 누설하지 아니할 의무를 부과하고 있고, 징계해고사유로 볼 수 있는 사유들을 계약해지사유로 삼고 있다"며 "비록 원고의 보수에서 기본급 등의 정함이 없고 원고가 4대 보험에 가입되어 있지 않다고 하더라도, 원고는 사업주로부터 임금을 받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근로를 제공한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봄이 상당하다"고 판시했다.

리걸타임즈 김덕성 기자(dsconf@legal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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