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걸타임즈 스페셜리포트] IBA 2019 서울총회 성공리 개최
[리걸타임즈 스페셜리포트] IBA 2019 서울총회 성공리 개최
  • 기사출고 2019.10.06 2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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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에 모인 6000명 변호사
'법의 지배' 외치며 200여 세션 진행

"한반도 전체에 평화가, 법의 지배가 깃들기를 희망합니다. 이것이 IBA의 희망이고, 이것을 표현하기 위해 서울에 왔습니다."(We hope very soon the whole peninsula can be in a state of peace and under the rule of law. That is the hope of the IBA, and we came to Seoul to express that.)

사상 처음 한국에서 개최

9월 22일 위와 같은 내용의 Horacio Bernardes Neto 회장의 개회사를 시작으로 2019년 세계변호사협회(IBA) 서울총회가 서울 삼성동의 코엑스에서 막을 올렸다. 한국에서 IBA총회가 열리긴 처음으로, 전 세계 131개 나라에서 6000명이 넘는 변호사들이 참석했다. '변호사들의 올림픽'이라는 표현이 손색이 없을 만큼 변호사들의 축제 한마당이었다. 서울총회에 참가한 변호사들은 200개가 넘는 다양한 주제의 세션에 참가해 의견을 교환하고, 연이어 개최된 대한변협 등 변호사단체, 로펌 등이 주관하는 리셉션 행사 등에 참석해 열심히 네트워킹의 폭을 넓혔다.

당초 개회식에 직접 참석하기로 했다가 미국을 방문하게 되어 영상메시지를 보내온 문재인 대통령은 "한국은 1700만개의 촛불로 헌법정신을 되찾을 수 있었다"며 "우리는 힘이 아니라 법과 동의(consent)에 의해 보장되는 평화를 이룩하기를 갈망한다"고 말했다. 또 IBA가 비핵화를 향한 여정에 우리와 함께 하기를 바란다는 희망을 피력했다.

◇왼쪽부터 Horacio Bernardes Neto IBA 회장, 송상현 조직위원장, 박원순 서울시장이 2019년 1BA 서울총회의 개회를 알리는 개회사, 환영사를 하고 있다.
◇왼쪽부터 Horacio Bernardes Neto IBA 회장, 송상현 조직위원장, 박원순 서울시장이 2019년 1BA 서울총회의 개회를 알리는 개회사, 환영사를 하고 있다.

서울총회 조직위원장을 맡은 송상현 전 국제형사재판소(ICC) 소장은 환영사에서, "IBA가 1947년 창설된 이래 법의 개혁에 영향을 미치고 법률직업을 전 세계적으로 형성해왔다"며 "서울총회가 여러 측면에서 참가자들에게 비견할 수 없는 소중한 기회가 될 것"이라고 축하했다. 송 위원장은 또 "다른 사람들을 위해 정의를 지키는 일을 하는, 판사, 변호사, 검사뿐만 아니라 패러리걸, 어드바이저, 사회 리더, 시민사회그룹 등을 인정하고 그들을 보호하기를 희망한다"며 "그들 모두, 모든 사람을 위한 정의에 동등하게 다가가는 투쟁에 있어서 필수적인 파트너들"이라고 역설했다.

인권변호사 출신인 박원순 서울시장은, 어떠한 자유인도 법에 의하지 않고는 체포되거나 구금되지 않고, 그의 소유권을 박탈당하지 않는다는, 1215년에 발표된 마그나카르타로 환영사를 시작해 박수를 받았다. 박 시장은 "세계 역사는 발전해왔으며, 인권과 민주주의의 과정"이라며 "인권과 민주주의를 지키는 길을 닦는 사람들이 누구이겠는가, 그들은 법률가들"이라고 강조했다.

마그나카르타 인용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도 영상 메시지를 통해, "IBA는 구조(structure)나 야망에 있어서 유엔에 비견된다"며 "기후변화, 빈곤퇴치, 문화의 다양성, 인권과 정신건강, 양성 평등의 촉진과 같이 유엔에 중요한 이슈들은 IBA에도 마찬가지로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반 전 총장은 "우리 모두가 알다시피, 법의 지배는 경제성장을 촉진시키고 세계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떠받치는 제도를 구축하며, 개인과 기업들을 똑같이 보호한다"고 지적하고, "정의를 증진시키고 책임주의를 지지할 뿐만 아니라 인권과 양성 평등, 기후변화에 관련된 IBA의 업무는 모두 빛을 받은 촛불들이고, 이 촛불들은 유엔의 지속가능 목표와 일직선이 되어 빛나고 있다"고 역설했다.

무엇보다도 IBA 연차총회의 하이라이트는 인권부터 여러 법 분야의 최신 동향은 물론 로펌의 운영, 변호사라는 직업, 법률사무소의 미래 모습 등 다양한 주제에 대해 해당 분야 전문가의 발표와 토론이 이어지는 수많은 세션이라고 해야할 것이다.

Bernardes Neto 회장도 "칵테일 파티 등 이번 총회 기간 중 우리가 클라이언트와 동료변호사들을 만날 기회가 아주 많지만, 관계를 맺는 가장 좋은 장소는 세션들"이라며 "이들 세션에서 귀하와 똑같은 관심사를 가진 사람을 발견하게 되고 언젠가 그가 귀하에게 클라이언트를 보내줄 거"라고 패널 참가를 적극 권장했다.

이번 IBA 서울총회에 특별취재반을 편성한 리걸타임즈는 서울총회 예고기사에서도 독자들이 주목할만한, 변호사들이 참석할만한 여러 세션을 미리 소개한 데 이어 IBA 서울총회에서 진행된 주요 세션에서 나온 얘기를 발표자(speaker) 등으로 세션에 직접 참가한 국내외 변호사들의 도움을 받아 상세하게 정리했다.

9월 23일 오전 11시 15분 코엑스 318 B룸. "Hot topics for small and medium-sized law firms" 세션을 듣기 위해 이 방을 찾은 200명이 넘는 변호사들로 빈자리를 찾기가 어려웠다. 중소 로펌의 운영에 관련된 내용을 주제로 내걸었지만 방청석에 앉은 변호사 중엔 국내 유명 대형 로펌의 매니징파트너도 보였다.

대형 로펌 매니징파트너도 참석

참석자들 소개가 끝나자 IBA 로펌경영위원회 고문단의 일원인 노먼 클락(Norman Clark)이 먼저 마이크를 잡았다. 법률컨설팅 회사인 Walker Clark의 창시자이기도 한 그는 Walker Clark에서 전 세계 중소 로펌에서 일하는 180명이 넘는 변호사를 상대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를 소개하며 이야기를 풀어나갔다. 응답자의 20%는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변호사들이라고 한다.

◇중소 로펌 변호사들이 꼽는 5대 위험(Walker Clark 제공)
◇중소 로펌 변호사들이 꼽는 5대 위험(Walker Clark 제공)

조사결과에 따르면, '클라이언트 기대에서의 예상되는 변화(anticipating changes in the expectations of my clients)'가 응답자 중 85.89%의 비율로 중소 로펌의 지속적인 성공에 소속 변호사들이 가장 위험을 느끼는 항목으로 나타났다. 이어 '발달된 리걸 테크놀로지의 도입과 이용 능력(my firm's ability to adopt and use advanced legal technology: 84.81%)', '대형 로펌으로부터의 경쟁(competition from larger law firms: 83.33%)', '변호사의 채용과 재직 유지(recruiting and retention of legal talent: 82.05%)', '클라이언트를 위한 대형 이슈의 처리능력(my firm's ability to handle larger matters for our clients: 73.08%)'의 순으로 중소 로펌 소속 변호사들이 위험을 느끼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 5대 위험이, 응답자의 70% 이상이 현재 중대하거나 중요하다(critical or important)고 느끼는 위험들로, 10년 내엔 어떻게 변할 것인가 하는 질문에서도 이들 5대 위험은 상위 1~5위를 차지했다. 다만, 그들 사이의 순위에선 변동이 없지 않아 리걸 테크놀로지가 응답자의 94.87% 지지와 함께 중소 로펌의 지속적인 성공에 중대하거나 중요한 최고의 관심사로 떠올랐다.

장래엔 리걸 테크놀로지 가장 걱정

한국 로펌들에게도 2005년부터 컨설팅을 하고 있다는 노먼 클락은 "이 5대 위험은 2020~2030년 사이에 한국 로펌들에게도 규모에 관계없이 전략적 관심사의 최상위에 위치하는 위험들일 것"이라며 "이 이슈들을 커버하는 데 필요한 시간과 지적 에너지, 자원을 투자하는 데 실패한다면 계속해서 성공하는 것이 어렵다는 것을 발견하게 될 것"이라고 코멘트했다.

패널로 참가한 조영희 변호사는 중소 로펌에서의 어소시에이트 변호사의 교육과 전문가로서의 발전에 대해 이야기했다. 2018년 4월 기업법무 부티크로 문을 연 법무법인 LAB파트너스의 파트너인 그녀는 "중소 로펌의 어소 변호사들이 종종 대형 로펌에서 일하는 그들 또래의 변호사들보다 정교하고 고부가가치의 문제들에 참여할 기회가 더 많지만 내부의 스태프조직의 한계, 비용이 덜 드는 스태프 조직에 대한 몇몇 클라이언트의 요구 등이 장애가 될 수 있다"고 말하고, "물론 법률비용에 대한 이러한 제한은 대형 로펌들에게도 마찬가지로 적용된다"고 덧붙였다.

◇9월 23일 오전에 진행된 'Hot topics for small and medium-sized law firms' 세션에 200명이 넘는 변호사가 참석해 중소 로펌 운영에 대한 높은 관심을 나타냈다.
◇9월 23일 오전에 진행된 'Hot topics for small and medium-sized law firms' 세션에 200명이 넘는 변호사가 참석해 중소 로펌 운영에 대한 높은 관심을 나타냈다.

조 변호사는 또 "발달된 리걸 테크놀로지가 상대적으로 규모가 더 작은 로펌의 어소들에게 대형 로펌에서와 똑같은 또는 아마 훨씬 더 나은 기회를 줄 수 있는 동등하게 하는 요인이 될 수 있을 것"이라며 "특히 이러한 시스템을 갖추는데 드는 비용이 대부분의 소형 로펌들이 감당할 수 있는 범위로 떨어지고 있다"고 주목했다.

"인터뷰 마치기 전 채용 제안도 필요"

또 한 명의 발표자인, 파나마 로펌 Anzola Robles & Asociados의 파트너인 Erika Villareal는 소형 로펌들이 법률인재 시장에서 경쟁력을 발휘하기 위해 이용할 수 있는 종합적인 전략과 전술에 대해 소개했다. 예를 들면, 소형 로펌들은 후보자가 인터뷰를 마치기 전에 채용 제안을 하는 방법으로 리쿠르팅에서 보다 적극적인 접근을 취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녀는 또 "어소 변호사를 클라이언트와의 미팅에 데려가는 것과 같은 방법으로 젊은 변호사들이 가장 중요한 클라이언트를 위한 일에서 의미 있는 역할에 관련되게 한다"며 "이것은 하나의 훌륭한 어소 변호사 재직 유지 정책일 뿐만 아니라 전문가 역량을 발전시키도록 촉진하고 클라이언트에게 적극적인 이미지를 주게 된다"고 설명했다.

리투아니아에서 온 Dovile Burgiene는 법률서비스의 전달에 있어서 중소 로펌들이 혁신을 촉진시켜야 하는 필요에 대해 고찰했다. Burgiene는 리투아니아의 수도인 Vilnius에 있는 로펌 Walless의 매니징파트너로, Burgiene와 약 35명의 변호사가 신뢰할 수 있고, 혁신적이며, 클라이언트 서비스와 내부 로펌 운영에 대한 맞춤형 접근을 하기 위해 규모가 더 큰 지역 로펌에서 나와 Walless를 설립했다.

Walless는 '벽이 없다(wall-less)'는 뜻으로, Burgiene는 Walless의 벽이 없는 프랙티스 관리와 운영구조, 어소시에이트 채용에 관련된 혁신적인 '낮은 지레 장치(low leverage)' 접근, 그리고 중소 로펌의 미래에 있어서 기술의 중요성 등에 대해 설명했다.

Walless는 '벽이 없다'는 뜻

그녀는 "로펌이 성장하면서 그 로펌의 전략적 가치 계획에 대해 고정된 입장이어선 안 된다. 오히려 경제, 클라이언트의 비즈니스 섹터, 법률시장의 변화하는 조건에 순응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세션은 마케도니아 로펌 Debarliev, Dameski & Kelesoska의 파트너인 Dragan Dameski가 좌장을 맡은 가운데 우루과이 로펌 Hughes & Hughes의 파트너인 Mariana Estrade의 사회로 진행됐다.

리걸타임즈 특별취재반(desk@legal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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