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법농단, 그 진실을 추적한다
사법농단, 그 진실을 추적한다
  • 기사출고 2019.08.28 1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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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석천 기자, "두 얼굴의 법원" 출간

일본이 한국을 수출 우대국가에서 배제한 데는 일제강점기 강제징용에 대한 한국 대법원의 손해배상 판결에 대한 일본 정부의 불만이 상당한 영향을 미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다른 나라 사법부의 판결에 대해 왈가왈부하는 것은 문제가 있지만, 국내적으론 이 판결이 나오기까지 적지 않은 곡절이 있었다.  

2012년 강제징용 손해배상 파기환송 판결이 선고되고 2013년 일본 전범기업의 재상고가 접수되었다. 그러나 2018년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까지 이 사건은 5년간 대법원에 묶여 있었으며, 그사이 대법원에선 법원행정처에서 판사들이 재판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문건들을 만들고, 행정처 간부들이 청와대, 정부 관계자와 은밀한 만남을 갖고 전화통화를 주고받는 일이 이어졌다. 그 결과 전직 대법원장이 구속되어 이른바 사법농단 혐의로 재판을 받는 사법사상 초유의 일이 진행되고 있다.

◇두 얼굴의 법원
◇두 얼굴의 법원

재판이 진행 중인 가운데 '법조전문 기자'로 유명한 권석천 기자가  사법농단의 진상을 파고드는 《두 얼굴의 법원: 사법농단, 그 진실을 추적하다》를 펴냈다. 책은 두 번의 사표를 통해 사법행정권 남용 사건의 베일을 벗기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이탄희 전 판사와의 심층 인터뷰로 시작한다. 이탄희 판사와의 인터뷰는 한 번에 두시간씩 모두 10여 차례 이루어졌다고 한다.

이어 양승태 코트에 이어 김명수 코트에서 실시됐던 세 차례의 진상조사와 검찰 수사, 재판으로 넘어가며 사법농단의 진상을 추적한다.

"이탄희 판사의 사표 뒤엔 두 얼굴의 법원이 있어요. 하나는 국민 앞에서 '자유 · 평등 · 정의'라는 공적 가치를 이야기하는 법원이고, 다른 하나는 대법원장을 받들고 사법부를 지켜야 한다는 조직논리로 움직이는 현실의 법원입니다."

저자는 그러나 "정부에도, 검찰에도, 기업에도 조직이 존재하는 곳에는 조직논리를 재생산해내는 '행정처'들이 존재한다"며 "조직논리가 단지 법원만의 문제가 아니라 한국사회를 살아가는 우리 모두가 함께 넘어서야 할 문제"라고 갈파했다.

리걸타임즈 김덕성 기자(dsconf@legal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