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상기 법무부장관 수원검찰청사 개청식 기념사
박상기 법무부장관 수원검찰청사 개청식 기념사
  • 기사출고 2019.05.04 10:08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검 · 경 수사권 조정, 국민의 관점에서 겸손, 진지하게 논의할 준비 갖추어야"

I

내외 귀빈 여러분!

그리고 수원의 검찰가족 여러분!

반갑습니다.

바쁘신 일정에도 수원고등검찰청 개청 및 수원 검찰청사 준공식을 축하해 주시기 위해 참석해 주신 여러분께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그 동안 신청사 준공을 위해 밤낮으로 애써주신 직원 여러분과 공사 관계자 여러분의 노고에도 감사드립니다.

◇박상기 법무부장관이 5월 3일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수원고등검찰청 개청식 행사에서 기념사를 하고 있다.
◇박상기 법무부장관이 5월 3일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수원고등검찰청 개청식 행사에서 기념사를 하고 있다.

II

여러분!

수원은 경기도의 중심지역일 뿐만 아니라, 오늘날 수도권 행정 · 산업의 핵심도시로 발전하고 있습니다.

첨단 산업 관련 기업이 집중되어 있고, 이에 따른 인구유입, 광역 고속 철도망 건설이 예정되어 있는 등 역동적으로 성장하고 있습니다.

그야말로 대한민국 발전의 상징적 지역으로 기능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고등검찰청이 없었고 기존의 수원 지검 청사도 협소하여 많은 불편을 감수하여 왔습니다.

이에 2014년 2월 수원고검 설치법안을 마련하고 2016년 11월 공사를 시작하여 지난 4월 신청사를 완공하였습니다.

그 동안 지역 주민들이 겪었던 불편을 해소할 수 있게 되어 다행스럽게 생각합니다.

수원고등검찰청은 우리나라에서 27년 만에 개청한 6번째의 고등검찰청입니다.

1948년 8월 서울지방검찰청 수원지청으로 시작한 수원 검찰의 역사에서 획기적인 의미를 갖는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규모에서 수원 지역의 위상에 걸맞은 수원 검찰의 모습을 갖추었다고 하겠습니다.

여러분!

오늘 준공식은 수원 검찰이 미래를 향해 새롭게 발걸음을 내딛는 자리입니다.

새 청사의 준공에 걸맞은 검찰의 역할을 지역 주민은 물론 국민들이 기대하고 있는 만큼 몇 가지 당부 말씀을 드리고자 합니다.

첫째, 국민이 신뢰하는 검찰이 되도록 노력해 주시기 바랍니다.

검찰은 국민의 신뢰를 바탕으로 하지 않으면 설 자리가 없습니다.

국민들이 범죄로부터 안전하고 편안한 일상을 보낼 수 있도록 함으로써 개인은 개성을 신장할 수 있을 것이고, 기업이나 단체는 설립목적을 달성할 수 있을 것입니다.

사회가 발전할 수 있는 토대를 굳건히 하는 것입니다.

검찰조직이 등장하는 역사적 배경은 주지하다시피 객관적이고 공정하게 공소권을 행사하도록 하는 데에 있었습니다.

수사권과 재판권을 모두 가지고 있던 견제 받지 않던 규문판사의 전횡을 막아보자는 것이 제도적 취지였습니다.

형사사법절차에서 집중된 권한으로 인한 문제점은 검찰제도의 등장으로 자연적으로 해소되는 것은 아닙니다.

검찰 역시 직접적으로 수사에 집중할 경우 기소를 하여야 한다는 심리적 강제를 피하기 어려울 것입니다.

이러한 구조로는 공정하고 객관적인 공소권 행사는 어려울 수밖에 없습니다.

물론 수사를 통해 실체적 진실을 밝히고자 하는 검사로서의 열정과 정의감을 기대해 볼 수는 있습니다.

그러나 현실은 1차적으로 직접 수사에 착수한 순간 검사로서의 객관의무 보다는 일방 당사자로서의 지위에 치우칠 우려가 있습니다.

이제 시대 상황은 변했고 국민의 시각과 의식도 달라졌습니다.

검찰의 수사관행은 물론이고 권한도 견제와 균형의 원리에 맞도록 재조정되어야 합니다.

우리 검찰은 경찰에 대하여 각종 영장청구권과 기소권을 독점적으로 가지고 있음으로써 큰 틀에서 사법적 통제권한을 가지고 있습니다.

개별적 문제점이나 우려사항에 대해서는 앞으로 국회에서 공수처와 함께 수사권 조정 관련 법안에 대한 심도 있는 논의가 진행될 것이라고 예상합니다.

저는 지난해에 행정안전부 장관과 수사권 조정에 관한 합의문을 작성한 바 있습니다. 이를 토대로 한 정부의 입장은 이 자리에 참석하신 백혜련 의원님 발의안에 담겨져 있습니다. 합의안을 기초로 한 이 법률안이 국회 논의의 중심이 될 것입니다.

검찰과 경찰 모두 이 문제에 관해서는 국민의 관점에서 접근하여야 할 것입니다. 그리고 조직이기주의라는 국민의 지탄을 받지 않으려면 구체적 현실상황과 합리적 근거에 입각하여 겸손하고 진지하게 논의를 할 준비를 갖추어야 합니다.

이것이 진실로 국민을 위하는 국가기관의 태도일 것입니다.

둘째, 검찰의 사건처리는 신속하고 적정하게 하여 줄 것을 당부합니다.

지연되는 검찰의 사건처리는 불만과 민원이 집중되는 부분입니다. 제도적 개선이 가능한 방안을 검토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잘못된 제도나 관행을 개선하고 혁파하여 주민들이 신뢰하는 수원 검찰을 만들어 우리나라 검찰의 전형이 되어주기를 기대합니다.

셋째, '공정하고 정의로운 사회'를 실현하기 위하여 최선을 다해 주시기 바랍니다.

검찰업무를 통해 공정하고 정의로운 사회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균형감이 필수적입니다. 이는 기계적 균형이 아니라 실질에 부합하는 상대적 균형감을 의미합니다.

경미한 사건을 엄정하게 '법대로' 처리하고, 중대한 사건에 대해 관용적인 처분을 한다면 국민들이 어떻게 바라볼 것인지를 생각해 보아야 할 것입니다.

사회적 폐해가 큰 범죄에 대해서는 엄정하게 법을 집행하되 상대적으로 가벼운 사안에 대해서는 수긍할 수 있는 처분이 이루어지는 것이 정의와 상식에 부합하는 처분입니다.

법을 엄격하게 집행하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법이 적정하고 사안의 경중에 비례해서 적용되는 것을 국민들은 기대하기 때문입니다.

끝으로 소통하는 조직문화를 만들어 주시기 바랍니다.

어느 조직이든 구성원과의 소통을 통해 합리적인 의사결정이 가능하고, 구성원의 업무수행에 대한 의욕도 생기는 법입니다.

구성원 모두가 서로의 입장을 배려하고 생각을 공유함으로써 경직된 수직적 조직문화가 유연한 수평적 조직문화로 바뀔 것입니다.

이를 위해서는 특히 기관장을 비롯한 간부들의 솔선수범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수원 검찰 가족 여러분!

'광교 법조타운 시대'를 맞이하여 관할 인구로는 서울고검 다음의 규모를 갖추게 되었습니다.

신청사의 쾌적한 환경 속에서 즐겁게 근무하면서, 더욱 무거운 책임감을 가지고 수원 검찰의 발전을 위해 힘을 모아 주시기 바랍니다.

다시 한 번 수원고검의 개청과 신청사의 준공을 축하드리며, 관계자 여러분의 노고를 치하하는 바입니다.

감사합니다.

2019. 5. 3.

법무부장관 박 상 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