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걸타임즈 칼럼] 서울은 기회인가, 무덤인가
[리걸타임즈 칼럼] 서울은 기회인가, 무덤인가
  • 기사출고 2019.03.04 0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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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법률시장이 2012년 외국 로펌에 개방된 이후 6년이 더 흐르며 한국에 상륙한 영미 로펌들 사이에 갈수록 차별화가 나타나고 있다. 이와 동시에 영미 로펌의 한국 시장 개척 선발대로 서울에 입성한 영미 변호사들 사이에도 명암이 엇갈리고 있다.

◇김진원 기자
◇김진원 기자

지난해 가을 130년이 더 넘는 역사를 자랑하는 미국 로펌 심슨 대처가 서울 진출 6년 만에 외국 로펌으로는 처음으로 서울사무소를 접고, 한국팀을 홍콩으로 철수시켰다. 2012년 가을부터 심슨 대처의 한국 업무를 지휘했던 서울사무소 대표변호사는 아예 이 로펌을 떠났다.

이 변호사가 심슨 대처를 떠난 지 1년도 되지 않아 이번엔 영국의 매직 서클(Magic Circle) 펌 중의 하나인 클리포드 챈스 서울사무소의 매니징 파트너가 클리포드 챈스를 떠난다는 소식이다. 클리포드 챈스는 심슨 대처와 달리 서울사무소를 그대로 유지하기로 하고, 홍콩사무소에서 활약하고 있는 이석준 미국변호사를 후임 매니징 파트너로 투입한다는 계획. 이 변호사가 서울사무소 공식 대표를 맡고 있는 김유민 영국변호사와 함께 서울사무소 업무를 총괄하게 된다.

심슨 대처와 클리포드 챈스의 서울사무소를 이끌던 두 변호사가 소속 로펌을 떠나는 데는 각자의 사정이 있겠지만, 썩 좋지 않은 서울사무소 성과와 무관치 않아 보인다는 것이 서울에 나와 있는 여러 영미 변호사들의 공통된 전언이다.

두 로펌의 우울한 소식이 알려지며 서울행을 준비했던 영미 로펌 중에 계획을 연기 또는 보류하는 곳이 없지 않다는 얘기도 들리고 있다. 그러나 서울에 진을 치고 성공스토리를 써 내려가고 있는 한국계 영미 변호사, 영미 로펌들도 적지 않다.

체임버스앤파트너스가 발표한 'Global Guide 2019'에서 한국 시장에서의 해상 분야 1위에 오른 스티븐슨 하우드 서울사무소 대표인 김경화 영국변호사는 디엘에이 파이퍼 서울사무소 대표를 거쳐 스티븐슨 하우드로 옮겨 또 한 번 성공의 주인공이 된 경우다. 가장 최근에 서울에 사무소를 연 아놀드앤포터 서울사무소 대표로 부임하는 제임스 리 미국변호사도 2015년 화이트앤케이스가 서울사무소를 개설할 때부터 대표를 맡아 한국 업무를 성공적으로 지휘한 능력을 인정받아 이번에 아놀드앤포터의 한국 업무를 총괄하게 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영미 로펌들 사이에 경쟁이 고조되고 있지만 변화가 이어지고 있는 서울은 여전히 '기회의 도시'다. 한국계 영미 변호사들이 성공을 찾아 서울로 몰려들고 있고, 많은 변호사들이 이를 현실로 만들어내고 있다.

리걸타임즈 김진원 기자(jwkim@legal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