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걸타임즈 특집] 2018 국제중재 분야 리그테이블
[리걸타임즈 특집] 2018 국제중재 분야 리그테이블
  • 기사출고 2018.12.14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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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들어 한국 정부 상대 ISD 4건 제기
해외건설, 조선 관련 국제중재도 증가

올해만큼 국제중재 분야에서 뉴스가 많았던 해도 드물 것이다. 지난 7월 미국계 헤지펀드인 엘리엇(Elliott Associates)이 한국 정부를 상대로 제기한 투자자중재(ISD)를 시작으로 9월 메이슨 캐피탈(Mason Capital Management)의 ISD, 그리고 가장 최근인 10월에 제기된 쉰들러 엘리베이터의 ISD까지 지난 8월 미국 국적의 개인이 제기한 ISD를 포함해 한국 정부를 상대로 모두 4건의 투자자중재가 제기됐다. 이에 따라 ISD 등 국제중재 사건을 따내기 위한 선임경쟁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으며, 여기에는 외국 로펌들도 예외가 아니다.

쉰들러 케이스의 경우 김앤장과 미국 로펌 퀸 이매뉴엘(Quinn Emmanuel)이 쉰들러 측을 대리하는 가운데 정부 측 대리인엔 법무법인 태평양과 화이트 앤 케이스(White & Case)가 선임되어 2대 2의 대리인 선정이 마무리되었다. 엘리엇과 메이슨 사건에선 2012년에 제기되어 조만간 판정이 나올 것으로 알려진 론스타 사건에서 론스타 측 대리인으로도 활동하고 있는 '국제중재 부티크' 법무법인 KL 파트너스가 투자자인 엘리엇과 메이슨을 대리하는 가운데 한국 정부 측은 두 사건 모두 법무법인 광장에 대응을 맡겼다. 메이슨 측에 자문하는 외국 로펌은 Latham & Watkins, 한국 정부 측엔 또 화이트 앤 케이스가 대리인으로 선임되었다. 엘리엇 사건은 Three Crowns와 코브레 앤 김(Kobre & Kim)이 KL 파트너스와 함께 엘리엇을 대리하고 있으며, Freshfields가 광장과 함께 한국 정부 측에 자문한다.

◇맨 윗줄부터 좌에서 우로 김범수, 백윤재, 김홍중, 오동석, 김지홍, 전재민, 임아영, 차지훈 변호사
◇맨 윗줄부터 좌에서 우로 국제중재 분야에서 활약하는 김범수, 백윤재, 김홍중, 오동석, 김지홍, 전재민, 임아영, 차지훈 변호사

ISD 사건의 대리전에서도 확인할 수 있듯이 태평양과 김앤장, 광장, KL 파트너스가 국제중재 사건에서 먼저 선택을 받으며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리걸타임즈 설문조사에서도 태평양, 김앤장, 광장이 상대적으로 많은 선택을 받은 가운데 율촌, 세종, 화우가 그 뒤를 이으며 인기를 누리고 있다. 특히 KL 파트너스의 비약적인 발전이 최근 한국 국제중재 시장의 빅 뉴스 중 하나로, 3년 전 김범수, 이은녕 변호사와 김준민 미국변호사 등 세종의 국제중재 트리오가 주축이 되어 출범한 KL 파트너스가 외국계 펀드 등의 대리인으로 단연 선택을 받고 있다.

외국 로펌과 경쟁 또는 협력

변호사들은 주요 국제중재 사건에서 한국 로펌과 외국 로펌 사이의 경쟁과 협력이 동시에 모색되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 로펌이 구두변론 등 제한적인 범위의 업무만을 담당하는 영국 법정변호사(QC 등)와 협업을 함으로써 효율적인 업무분장을 추구하는 경우도 늘어나고 있다고 한다.

기업 인수합병, 국제거래, 합작계약 등에서 비롯되는 분쟁이 꾸준히 발생하며 국제중재 분야가 국제상사 분쟁의 해결 수단으로 각광을 받고 있다. ISD와 함께 해외건설이나 조선, 특수해양설비(offshore plant) 분쟁에 관련된 국제중재 사건도 계속해서 증가하고 있다.

김갑유 변호사의 지휘 아래 방준필 미국변호사와 김홍중, 김준우, 윤석준 변호사, 외국변호사인 매튜 크리스텐슨과 데이비드 맥아더 등이 포진한 태평양 국제중재팀은 예금보험공사가 저축은행 부실에 책임이 있는 이 모씨의 해외 은닉 부동산을 회수하는 업무를 맡아 이씨가 숨긴 해외 부동산의 처분권을 저축은행 측에 넘기게 하는 데 성공했다고 소개했다. 에이스저축은행 등 3개 저축은행으로부터 7000억원 상당의 불법대출을 받은 이씨가 그 중 일부를 횡령하여 미국 로스앤젤레스의 한인타운 내 아파트 등 다수의 부동산을 미국 현지 투자회사 등의 명의로 구입한 사건인데, 태평양은 "현지 로펌과 협력하여 이씨 개인과 현지 투자회사 등을 상대로 사기, 법인격부인 등을 주장하면서 민사소송을 제기하고, 이를 처분하지 못하도록 부동산에 대한 분쟁계류 등록(Lis Pendens)을 하여 합의서 작성, 부동산 매각을 위한 현지 입찰, 처분 및 대금 회수, 원천징수된 세금 환급까지 일련의 긴 과정을 최근 완료하였다"고 설명했다.

국제중재 전문매체인 GAR(Global Arbitration Review)이 선정하는 세계 30대 로펌(GAR 30) 중 24위에 랭크되는 등 아시아뿐만 아니라 세계 평가에서도 줄곧 상위권에 이름을 올리고 있는 김앤장 국제중재팀은 윤병철, 박은영 변호사가 투톱으로 지휘하는 가운데 60여명의 전문가 진용을 자랑한다.

◇2018년 제기 주요 투자자중재 대리인 현황
◇2018년 제기 주요 투자자중재 대리인 현황

김앤장, 'GAR 24위' 평가

아시아 지역에서 손꼽히는 국제중재 전문가로 인정받고 있는 윤, 박 두 변호사와 함께 한국변호사로는 오동석, 임병우, 이철원 변호사가 팀 내에서 분화된 해외건설 · 조선분쟁팀에서 활약하고 있으며, 김혜성, 윤세종 변호사 등 차세대 변호사들도 주목을 받고 있다.

김앤장은 책임제한조항에도 불구하고 고의의 계약 위반을 입증하여 제한액 이상의 손해배상금을 받아낸 ICC 중재와 중국에 소재한 합작법인의 부채정리 및 매각 과정에서 발생한 한국 공사와 중국 회사와의 중국국제경제무역중재위원회(CIETAC) 중재에서 승소한 것을 올해의 대표적인 업무사례로 소개했다. 또 "외국 건설회사와 건설 보험을 인수한 한국 보험회사 사이의 국제중재 사건에서, 한국 법원으로부터 중재의 중립성과 공정성을 위한 중립 국적의 의장중재인을 선정하는 결정을 받아냈다"며 "건설 보험 관련 임의중재(ad-hoc)에서 한국법에 따라 중재인을 선임한 선례가 된 경우"라고 강조했다.

임성우 변호사와 로버트 왁터(Robert Wachter)가 공동팀장을 맡고 있는 광장 국제중재팀은 최근 1년 사이에만 30여건의 신건을 수임하는 등 올해가 가장 바쁘게 보낸 한 해라고 소개했다. 엘리엇과 메이슨이 제기한 ISD에서 한국 정부를 대리하는 등 초대형 ISD 사건들 외에도 해외건설, M&A, 헬스케어, IP, 에너지, 보험, 스포츠 등 다양한 분야에 걸쳐 국제분쟁 사건을 수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역적으로 최근 사건의 30% 이상이 중동 및 인도 지역 건설분쟁이며, 소프트웨어, 웹게임 및 모바일 게임 관련 IP 분쟁과 바이오신약 라이선스 관련 헬스케어 분쟁 등이 3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고 한다.

광장, 중동 등 건설분쟁 30% 이상

광장은 사건 증가와 함께 꾸준히 이 분야 전문가를 영입해 인력을 보강하고 있어 이 점에서도 국제중재 분야에서 뉴스를 타고 있다. 김앤장 출신의 주현수 변호사와 세종에서 근무하면서 론스타, 하노칼 등 사건에서 투자자 쪽에 자문한 데이비드 김(David Kim) 캐나다 변호사와 한상훈 변호사, 법무부에서 론스타, 하노칼, 다야니 등 주요 ISD 사건의 실무를 담당했던 임아영 변호사 등이 최근에 광장에 합류한 국제중재 멤버들이다.

◇국제중재
◇국제중재 분야 리그테이블(동일 그룹내 가나다순)

율촌도 올해 백윤재 변호사가 합류하는 등 국제중재 쪽이 대폭 강화되었다. 백 변호사와 함께 판사 경력의 김세연 변호사, 미국계, 영국계 로펌에서 건설부문 중재 변호사로 활동한 Andrew White 외국변호사가 공동대표를 맡고 있으며, 이어 법무부 국제법무과에서 투자협정 협상 등의 업무를 담당한 이형근 변호사와 안정혜, 안태준 변호사와 현대건설 해외 법무실 등에서 경험을 쌓은 박기정 영국변호사 등이 함께 포진하고 있다.

율촌은 세계 최대의 기업용 ERP 소프트웨어 기업인 SAP가 국내 공기업 등을 상대로 제기한 소프트웨어 라이선스 관련 국제분쟁에서 피신청인들을 대리해 성공적으로 방어하였으며, Fortune 500 기업이기도 한 Parker Hannifin이 국내 중소기업인 한국팬트라를 상대로 제기한 합작투자기업(JVC) 주식인수대금 관련 분쟁에서 한국팬트라를 대리해 당초 Parker Hannifin이 제시한 인수대금의 7배 이상의 금액을 지급받는 조건으로 중재 절차를 종결했다고 소개했다. 이란의 다야니가(家)가 한국 정부를 상대로 낸 ISD에서 영국 로펌 Freshfields와 함께 한국 정부를 대리했던 율촌은 우리 정부가 730억원 상당을 다야니 측에 지급해야 한다는 패소 판정에 불복해 우리 정부가 영국 고등법원에 제기한 취소소송에서도 Freshfields와 함께 한국 정부를 대리하고 있다.

율촌, 다야니 취소소 대리

율촌 국제중재팀 관계자는 "앞으로 한국 정부를 상대로 한 ISD와 함께 한국 기업이 외국 정부를 상대로 개시하는 ISD 절차가 더욱 많아질 것이고, 우리 기업의 진출이 활발한 베트남, 이란,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와 중앙아시아, 중동 지역에서의 국제중재 사건이 꾸준히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또 "이미 영국과 미국, 호주 등에서 널리 활용되고 있는 third-party funding이 홍콩과 싱가포르를 중심으로 아시아에도 확산되고 있고, 최근에는 국제중재에서 일본 기업들이 이를 활용하고 있는 점 등을 감안하면, 국내 기업들도 이를 활용하거나 적극적으로 활용을 검토하기 시작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세종 국제중재팀은 수많은 국제중재사건을 대리하고 KCAB, ICC 국제중재사건에서 중재인으로도 활약하는 김두식 변호사의 지휘 아래 전재민, 이승민, 윤영원 변호사와 아리 어너시 외국변호사가 주도적으로 활동하며, 이준상 변호사가 지휘하는 화우 국제중재소송팀은 최근 합류한 차지훈, 한민영 변호사와 이상필, 이준우, 이성범, 변호사, 김명안 미국변호사 등으로 진용이 짜여져 있다.

차지훈 변호사는 인도네시아 중재센터(BANI)에서 인도네시아 국영기업이 우리 기업을 상대로 제기한 사건에서 우리 기업의 승소 판정을 이끌어내기도 했으며, 한민영 변호사는 해외투자, 국제중재, 국제소송 등의 분야에서 폭넓게 활동해 온 이 분야의 전문가다. 화우는 재미교포 서 모씨가 한미 FTA에 근거해 토지 강제수용과 관련해 문제를 제기하며 우리 정부를 상대로 낸 ISD에서 정부 측을 대리하고 있다.

지평에선 김지홍 변호사와 김진희, 박지선, 이준용 미국변호사와 손영 영국변호사가 국제중재 사건을 많이 다룬다. 올해 주요 수행사례로는 국내의 건설 대기업을 대리하여 영국계 다국적기업 및 대형 영미 로펌을 상대로 진행한 ICC 건설 중재에서 약 3년에 걸친 공방 끝에 신청인이 모든 클레임을 철회하는 승리를 거둔 건이 있다.

KCAB인터내셔널 신설

올해 국제중재 분야의 큰 뉴스 중 하나는 대한상사중재원(KCAB)에 국제중재 전담 조직인 'KCAB인터내셔널'이 신설된 것이다. KCAB인터내셔널이 인적, 물적 여건을 확충해 업무를 시작함에 따라 KCAB의 국제중재 사건 유치가 한층 활기를 띨 것으로 전망된다. KCAB인터내셔널은 서울 종로에 있던 서울국제중재센터(SIDRC)를 대신하여 최대 8건을 동시에 심리할 수 있는 국제중재에 최적화된 시설을 KCAB 본부 내에 갖추고 있다.

리걸타임즈 김진원 기자(jwkim@legaltimes.co.kr)